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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꺼이 오십, 나를 다시 배워야 할 시간 - 오래된 나와 화해하는 자기 역사 쓰기의 즐거움
한혜경 지음 / 월요일의꿈 / 2022년 3월
평점 :
2014년 3월, 동네 도서관에서 한 달 과정으로 진행했던 글쓰기 특강을 들은 적이 있다. 매주 목요일 저녁 7시에 모여 2시간 정도 글쓰기에 대한 특강을 들었다. 그때 쌤이 내준 과제 중에 '내 인생의 결정적 시기'를 주제로 한 글쓰기 과제가 있었다.
A4 1장 정도의 분량으로 강좌가 진행되는 시간 동안 제출해야 됐는데, 손글씨로 글을 썼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갑자기 오래전에 참여했던 글쓰기 강좌가 떠오른 이유는 <기꺼이 오십, 나를 다시 배워야 할 시간>에서 저자가 이 책을 왜 쓰게 됐는지에 대한 서문을 읽다가 그 시절이 떠올랐다.
그때 들었던 강좌가 이 책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글쓰기 주제와 같다는 생각이 들어 흥미로웠다. 그때도 50대가 되면 무엇을 할지 고민했던 적이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오십 즈음에 꼭 해야 할 것으로 '나의 역사'에 대해 써보라고 이야기했다.
p.26
내 인생의 해답은 내 안에 있다. 정확히 말하면 내 과거의 맥락을 찾아가다 보면 그곳에 해답이 있다. 세계적인 영성 지도자이자 심리치료사인 토마스 무어의 표현대로 과거는 현재 삶의 원료이며, 현재를 의미 있게 하는 이미지와 이야기의 풍부한 저장고이다.
p.47
자기 인생을 중간 점검하고 미래를 그려보기 위해서는 100세 시대의 변화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즉 대부분의 사람이 100세까지 사는 시대는 도대체 어떤 모습일까에 대한 정보가 필요하다.
후배의 요청에 마지못해 시작했던 '나의 역사 쓰기'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이제는 작가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고 고백했다. 후배의 권유로 시작하게 됐지만 이 프로젝트를 통해 은퇴를 앞두고 있던 상황에서 은퇴 이후에는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한 나름의 답을 얻게 됐다고 말했다.
저자는 2019년 1월부터 '디어 마이 라이프(DEAR MY LIFE)'라는 모임을 만들어 '나의 역사 쓰기'를 진행해 오고 있다고도 이야기했다. 저자는 책을 통해 지난 50년의 삶에서 내가 지금 잊고 있는 것은 무엇이며, 꼭 기억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를 주제로 자신만의 이야기를 담아보라고 주문했다.
저자는 나이 50에는 돌아볼 과거도 충분하고 쓸 말도 많다며 인생의 오르막과 내리막, 성공과 실패, 그리고 좌절까지 두루두루 경험했기 때문에 인생의 전체 상이 한눈에 들어올 것이라고 말했다. 복기해야 할 과거 이야기도 충분히 쌓여 있다는 것은 새로운 미래를 꿈꿀 수 있다고 말했다.
p.105
사실 나도 후배와 함께 나의 역사를 처음 쓰기 시작할 때 잘 써지지 않았던 가장 큰 이유가 '내가 왜, 이 시점에서, 과거를 돌아봐야 해?'라는 의문 때문이었다. 난 '지금 여기에서'의 삶을 중요시하는 사람이었다. 과거는 그냥 과거에 지나지 않았다. 평소에 과거를 회상한다거나 과거에 대해 자주 말하는 것은 "라떼는 말이야..."처럼 지루하고 뭔가 억지스럽게 느껴졌다.
p.182
특히 오십은 나의 방어기제를 업그레이드 해줘야 할 절호의 타이밍이다. 당신의 트라우마 앞에서 너무 얼어붙거나 도망치지 말라. 더 늦기 전에 싸움이 필요하면 싸워야 한다. 너무 억누르고 참지 않아야 한다. 직면하고 싶지 않았던 것을 직면할 수 있는 힘만 가져도 진짜 나를 배울 수 있으며, 나를 구할 수 있다.
물론 저자의 말처럼 자기 역사를 쓴다고 해서 갑자기 인생이 술술 풀리거나 인생 지침이 생기는 건 아니다. 하지만 역사 쓰기를 통해 자신이 누구인지를 배우고 깨달은 사람들의 얼굴에 환한 빛이 떠오르는 걸 여러 번 목격했다는 말도 꼭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내 경우에도 오래전에 썼던 '내 인생의 결정적 시기'에 대한 이야기도 생각해 보면 나의 역사에 해당된다. 그 글을 쓴 이후로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됐고, 아이를 키우면서 어떤 부모가 되어야 할지 고민했었다. 물론 생각한 데로 모든 일들이 잘 맞아떨어지진 않았지만 살면서 많은 도움이 됐다.
나의 역사 쓰기가 인생에 어떤 의미가 있을지 직접 써보시기 바란다.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겠다면 이 책을 참고해 보시기 바란다.
이 포스팅은 월요일의꿈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