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라는 나라 영어에 대하여
이창봉 지음 / 사람in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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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를 다닐 때도 직장을 다닐 때도 우리는 영어에 목숨을 걸고 있다. 영어 잘 하는 사람과 못 하는 사람의 연봉이 세 배 이상 차이가 난다는 말은 허언이 아니다. 해외 취재차 미국에 몇 번 다녀온 적이 있는데, 기자간담회나 인터뷰 때는 국내 취재진을 위해 통역이 따라 붙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취재를 끝내고 가볍게 식사를 하거나 차를 마시면서 해외 업체 대표나 인터뷰 담당자와 이야기를 나누게 되면 진땀을 빼는 경우가 많았다.


우리나라에서 배운 영어는 문장을 읽고 해석을 하는 시험 위주로 되어 있기 때문에 말로 하는 회화는 늘 아쉬운 점이 많았다. 어릴 때부터 영어권 나라에서 공부를 하거나 해외로 유학을 다녀오지 않는 이상, 한국에서만 머물면서 영어를 완벽하게 구사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토종영어로 영어를 익혔다는 사람들도 있지만 극히 일부일 뿐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여행영어나 서바이벌 영어로는 음식을 주문하거나 물건을 살 때는 유용하지만 정작 외국인들과 편안하게 주고받는 말은 대화 자체가 안 되는 경우를 쉽게 볼 수 있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내 경우에는 영어(특히 미국식 영어) 발음이 좋고, 미국 문화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 주변에 있다면 약간 선망의 대상이 되곤 했다.




하지만 영어에 관심을 갖고 읽고 쓰고 말하는 것들을 종합적으로 관심을 기울이게 되면서 단순히 단어나 문장만을 암기해서는 제대로 된 영어를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이번에 읽게 된 <미국이라는 나라 영어에 대하여>는 미국을 관통하는 키워드 10가지를 통해 미국이란 어떤 나라인지, 미국에서 사용하는 영어는 어떤 의미들이 있는지 살펴볼 수 있어 흥미로웠다.


우리는 유창한 미국 영어를 구사하기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 비용을 투자하고 있다. 하지만 그 나라 문화권의 역사적인 배경이나, 사회 문화적인 요소들을 잘 모르고 있다면 완벽하게 그 언어를 활용한다고 할 수 없다. 이 책의 저자는 많은 이들이 아무 생각 없이 외우던 영어 표현에 어떤 역사적 배경이 숨어 있는지, 영어와 한국어의 유사성과 차이점은 무엇인지 등과 같은 궁금했던 사항들을 다양한 예제를 통해 설명했다.


300여 년에 불과한 역사를 가진 미국이란 나라가 어떻게 세워졌고, 전 세계를 리드하는 초강대국이 되기까지 수많은 일들이 있었다. 물론 이 모든 것들을 다 알고 있어야 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언어로서 영어를 좀 더 잘 하기 위해서는 그 나라의 역사와 사회, 문화에 대해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예를 들어, 우리말 표현에는 밥이나 쌀, 쌀로 만든 떡과 관련된 표현들이 많은 반면에 자본주의와 돈이 문화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미국에서는 돈과 부에 관한 표현들을 많이 볼 수 있다.




똑같은 상황을 두고 달리 표현하는 것으로, 우리말에는 '내가 가진 것보다 남이 가진 것이 더 좋아 보인다'는 표현으로 '남의 떡이 커 보인다'라는 말을 쓴다. 영어에서도 이런 표현이 있는데 'The grass on the other side is greener.(건너편(남의 집) 잔디가 더 푸르다)'라는 말이 있다. 말 표현에는 그 나라 사람들의 삶이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저자는 쌀이 중요한 우리 민족에게 떡은 명절에나 먹을 수 있는 귀한 음식이었다며, 그런 떡을 나눠 받을 때 옆 사람 떡이 더 커 보이는 심리를 언어적인 표현이라고 소개했다. 미국 영어는 미국인들이 애정을 갖고 임하는 정원 가꾸기에서 그 원천을 찾고 있다. 이미 먹고 사는 것은 어느 정도 해결되어 집 마당의 잔디를 가꾸는 게 자신들의 부를 드러내는 것으로 인식하게 된 미국인들은 내 집 잔디보다 왠지 건너편 남의 집 잔디가 더 푸르고 멋져 보이는 심리적인 느낌을 담고 있다.


이처럼 이 책에는 그리스도교 신앙, 물질주의와 자본주의, 미국의 폭력성과 공격성, 자동차와 자립 정신, 의복, 음식, 음주, 주거, 교통, 법과 범죄라는 10가지 키워드를 통해 미국이라는 나라를 설명하는 한편 미국 영어의 표현들이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에 대해 소개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저자와 함께 미국이라는 나라의 구석구석을 찾아다니는 느낌을 받게 될 것이다.





이 포스팅은 사람in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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