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 호스트를 꿈꾸던 신상 마니아가 미니멀 라이프에 끌렸다면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사사키 후미오 작가의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를 읽고 나서 물건을 비우고 환경을 바꾸는데 열중했다는 저자 밀리카는 지난 2018년 <마음을 다해 대충 하는 미니멀 라이프>에서 미니멀 라이프하게 살기로 한 자신의 삶을 매일 글과 사진으로 남기는데 빠져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4년이 지나 미니멀 라이프 후기로 찾아온 개정판 <마음을 다해 대충 하는 미니멀 라이프>에서 밀리카는 미니멀 라이프의 설렘과 걱정, 시행착오 등에 대한 솔직한 심정을 담았다고 이야기했다. 그러고 보니 내게도 미니멀한 생활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코로나19가 발생하던 무렵부터 블로그에 포스팅하기 시작한 서평 쓰기가 어느새 1천여 권을 넘어서면서 그동안 읽고 쌓아둔 책들로 인해 생활공간이 크게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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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의 나와 지금의 내가 닮은 듯 달라졌듯, 제 미니멀 라이프도 그때와 다른 부분도 여전한 부분도 있습니다. 남편과 나, 2인 가족이 여전히 같은 집에 살고 있고 전기밥솥이나 전기 포트 없이 냄비로 밥을 짓고 물을 끓여 먹고, 에어컨 없이 선풍기 한 대로 여름을 무탈하게 보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로 활동이 제한되면서 집에서 쓸 수 있는 운동기구나 홈케어 제품들도 야금야금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조금 흔들려도 괜찮지 않을까요? 무리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대충 하는 미니멀 라이프가 좋습니다.”
밀리카는 결혼 초 2개월 동안 원룸에서 지내면서 꼭 필요한 물건만을 남겼고 신혼집으로 이사하던 날은 부부의 짐 전부를 캐리어 세 개에 넣어서 떠날 수 있었다고 한다. 물건을 줄여 쓰다 보니 환경에 관심이 생겨 쓰레기를 줄이는 제로웨이스트를 실천에 옮기기도 했고, 여유로운 시간에는 글쓰기에 집중해 여러 권의 책을 출간하는 등 미니멀 라이프로 삶에 긍정적인 변화가 찾아왔다고 말했다.
저자는 집안의 짐을 줄이고 꼭 필요한 것들만 사용하면 완벽한 미니멀 라이프 생활이 될 것으로 생각했는데 허영과 물욕, 게으름을 버리지 못해 갈팡질팡하는 자신을 발견하는 날이 많다고 한다. 사실 나도 책도 그렇지만 오래전에 메모처럼 기록했던 노트나 소소한 물건들을 버리지 못해 끌어안고 있다. 미니멀 라이프가 좋아 보이지만 옷도 그렇고 새로운 신상 휴대폰이 나오면 사고 싶은 마음에 이런저런 핑계를 대곤 한다.
“문득 제가 왜 미니멀리스트를 바라게 되었는지 새삼 깨닫습니다. 시간이란 한정되어 있고 언젠가 형태가 있는 것은 사라지기 마련입니다. 그렇기에 이 순간을 소중하게 여기고 중요한 것에 집중하는 미니멀리스트로서의 삶을 닮아가고 싶습니다.“
밀리카는 이번 개정판에서 5년 차 미니멀 라이프로서 흐트러지는 마음을 더 단단하게 부여잡는 한편 삶을 완벽하게 유지하기보다는 대충대충 하는 것으로 유연한 미니멀 라이프를 꿈꾸고 있다고 말했다. 이 책에는 저자의 이야기와 함께 사진을 비롯해 재미난 일러스트들이 곳곳에 숨어 있다. 무엇보다도 막연히 미니멀 라이프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실제로 생활해 보니 어떻다는 후기성 글이 강한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물건이 넘치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은 단순히 정리정돈을 위해서만은 아닙니다. 공허감을 물건으로 잊으려 하던 습관에서 벗어나려면 충분한 자정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저자도 과거에 대한 미련 때문에 물건을 버리지 못하고,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끊임없이 물건을 사들이다 보니 물건에 둘러싸여 살았다고 하는데 지금의 내 모습과 닮아 있다. 새로운 물건을 산다고 해도 예전에 쓰던 물건을 버리지 못하는 모습에서 과거의 끈을 부여잡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어찌 됐든 저자의 모습과 같은 미니멀 라이프는 아니어도 이번 기회에 내 삶도 미니멀 라이프한 모습으로 탈바꿈시켜 볼 생각이다.
이 포스팅은 싸이프레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