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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루기 힘든 아이 문제는 따로 있다 - 산만한 내 아이에게 필요한 실천적 인지 기능 트레이닝
미야구치 코지 지음, 이광호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2년 2월
평점 :
여러분은 '비행 청소년'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계신지 궁금하다. 소위 문제아로 취급되는 비행 청소년은 난폭하거나 반항심이 많고 시비가 붙으면 폭발하거나 화를 자제하지 못하는 등 부정적인 인식이 강하게 자리 잡고 있다. 만약 아이들이 이런 아이들과 어울리기라도 한다면 큰일 날 것처럼 생각할 것이다.
<다루기 힘든 아이 문제는 따로 있다>의 저자인 미야구치 코지 박사는 오랜 기간 소년원에서 아동정신과 의사로 근무하면서 많은 청소년들과 상담해 왔다고 한다. 그는 자신이 만난 아이들은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부정적인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었다고 말했다. 솔직하고 붙임성도 좋았지만 모든 일에 조금 서툰 아이들이라고 이야기했다.
코지 박사는 소년원의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면 '행동이나 생활방식'이 서툴러서 문제가 된 경우가 많았다며, 그런 점들이 용인되지 않아 사회적인 질타와 처벌을 받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우리의 교육은 일본의 교육과 많이 닮아 있다. 따라서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일들과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청소년 문제들이 낯설지 않게 다가온다.
p.11
아이들이 서툰 이유는 여러 가지 있겠지만... 먼저 IQ 70~84 정도면 이전에는 '경도 지적장애'라고 인정되었습니다. 하지만 현재의 기준에서는 지원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그들은 '경계선 지능(그레이존)'이라고 불리지만 보통의 지능 레벨을 가진 아이들과 같이 일상생활을 강요당합니다. 그러나 이들은 일반적인 사람들과 똑같이 과제를 해낼 능력이 부족하며 의사소통에도 어려움을 겪습니다. 이로 인해 갈등이 촉발되지요.
p.12
아이들을 이해하고 개개인의 역량이 발휘되도록 돕기 위해서는 '아이들이 살아가는 3개의 고리'를 이어주어야 합니다. 아주 간단한 방법이지만 심오한 결과로 이어지는 방법입니다. 첫 번째 고리는 아이의 개성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서로 다른 'A, 본인의 특성'이 존중받아야 합니다. 두 번째 고리는 아이들이 안심할 수 있는 'B, 지지해 주는 어른의 존재'가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아이들이 스스로 다양한 것에 도전할 수 있는 'C, 본인의 안전한 환경'이 있어야만 합니다. 그 결과 아이는 자기 힘을 발휘하게 됩니다.
그는 이런 아이들에게 반성할 기회를 주고 삶의 방향성을 제시한다고 해도 '잘못을 자각하는 능력'이 결여되어 있다면 자신이 한 일이 왜 나쁜지 깨닫지 못한다며, 이들에게 '생각하는 힘'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코지 박사는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고 소년원에 있는 아이들을 비롯해 정상적으로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이 생활하는 데 어떤 점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연구해 '인지 기능 트레이닝'을 개발했다. 이것은 신체와 정서적 성장을 꾀하는 인지 능력, 대인관계 능력, 신체 능력 향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코지 박사는 아이들에게 종이에 그린 원을 케이크로 생각하고 똑같이 3등분 해 보라고 했는데, 대부분 아이가 제대로 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간단한 셈을 못 하고 짧은 문장조차 외우지 못했다고 한다. 이들은 인지 기능에 문제가 있어 정보를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거나 왜곡해 부적절한 언행을 반복했다고 하는데, 우리 주변에 이러한 인지 기능이 약한 아이들이 많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고 한다.
코지 박사는 전체 학생의 14% 정도가 인지 기능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주로 초등학교 2학년 전후에 이런 모습이 나타난다고 하는데, 이는 지적장애가 아니므로 일반 학생과 같은 교육을 받게 되면서 문제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p.50
인지 능력의 취약함에서 나타나는 특징
· 보고 이해하는 능력, 듣고 이해하는 능력, 상상하는 능력이 약하고, 공부를 잘하지 못함
· 몇 번이나 훈계해도 이해하지 못하고, 반복 학습 효과가 나타나지 않음
· 주위 상황을 파악하고 그에 대한 적절한 행동을 취할 수 없음
· 부주의한 행동이 많음
· 거짓말을 하거나 속이는 경우가 많음
· 목표를 정할 수 없어 그에 맞는 적절한 노력을 할 수가 없음
p.89
Check List
자녀(혹은 주변에 신경이 쓰이는 아이)가 다음 항복 중 해당하는 것에 체크해 보세요.
□ 전혀 밖에 나가지 않아 이러다 집에만 계속 틀어박히는 건 아닐까 걱정됨
□ 왕따를 당하지 않을까 걱정됨
□ 과연 장래에 직업을 가질 수 있을지 걱정됨
□ 앞으로 혼자서 살아갈 수 있을지 걱정됨
□ 나쁜 사람에게 속거나 이용당하지 않을까 걱정됨
□ 누구에게도 이해받지 못하고 결국 범죄를 저지르지 않을까 걱정됨
<다루기 힘든 아이 문제는 따로 있다>는 아이들의 인지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는 해법을 소개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코지 박사는 이런 아들에게는 특별한 인지 기능 트레이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적절한 교육을 받으면 큰 무리 없이 일반 학생들과 경쟁할 수도 있고, 특정 분야에서는 천재성을 드러내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 책의 저자는 오랜 기간 소년원에서 아동정신과 의사로 근무했다. 그곳에서 많은 비행청소년들을 만났는데, 얼핏 영악하고 폭력적인 아이들을 떠올릴 수도 있지만 실제는 달랐다고 말했다. 저자의 표현을 빌리면 그들은 “솔직하고 붙임성은 좋지만 매사에 조금 서툰 아이들”이었다. 그저 손재주가 서툴다는 것이 아니라 주변 사람과 소통을 못 하고 상대방의 말이나 행동을 왜곡해 이해하고 상황에 맞는 몸짓에도 서툴렀다. 즉 ‘삶을 살아가는 그 자체’가 서툰 아이들이 대부분이었다는 것이다.
그는 이들에게 조금만 더 일찍 필요한 교육이 이뤄졌다면 소년원이라는 인생의 어두운 굴곡을 겪을 필요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아이들을 위해 ‘인지 기능에 특화한 트레이닝’으로 목적별로 학습과 사회성, 신체능력과 같은 3가지 면에서 훈련을 통해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 이는 학교나 사회생활에서 어려움을 겪지 않는 데 필요한 3가지 면(사회면, 학습면, 신체면)을 개선·강화하고 아이를 지원하기 위한 포괄적인 프로그램이다.
p.122
어른은 아이의 불안이나 불편함을 눈치채고 아이가 의지할 수 있는 존재가 되어야 합니다. (중략) 토대가 불안정할 경우, 아이는 더욱 불안정한 상태가 되어갑니다. 그러므로 견고하고 안정적인 토대를 만들기 위한 다음 '3가지 포인트'를 기억해야겠습니다.
① 아이로부터의 신호를 잘 알아차리자.
② 아이의 상태를 잘 관찰하자.
③ 아이로부터의 신호에 잘 대응하자.
우리의 교육 현실은 일본과 많이 닮아 있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는 비단 남의 나라 일로만 치부할 수 없는 노릇이다. 우리도 공교육에서 하고 있는 일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은 인지 기능이 약한 아이들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격차만 벌어진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이들은 필요한 교육을 받지 못한 채, 세상에서 소외되고 있다. 또한 주변의 아이들과도 원만한 관계를 맺지 못하고 다툼과 말썽이 끊이지 않고 있다.
아이들을 키우다 보면 내 아이는 문제가 없는 다른 아이 때문에 우리 아이가 잘못된 길로 빠진다는 선입견들이 강하다. 하지만 코지 박사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내 아이가 인지 기능이 약해서 주변의 아이들과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봐야 한다. 유아기에는 나타나지 않다가 청소년기에 나타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건, 내 아이를 보듯 다른 아이들도 좀 더 열린 마음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다. 아이를 키우고 있다면, 아이를 키우지 않고 있다고 해도 아이들과 자주 접하는 일을 하고 있다면 이 책을 꼭 읽어 보시기 바란다. 그동안 문제 있다고 생각했던 아이들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게 될 것이다.
이 포스팅은 리드리드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