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의 재미, 춤의 어려움 - 발레부터 케이팝 댄스까지
허유미 지음 / 에테르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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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땐 뭘 시켜도 잘 했던 것 같은데.. 커서 아버지 환갑잔치에서 흥에 겨워 막춤을 춘 뒤로는 어디 가서 춤을 춰본 기억이 별로 없다. 물론 대학 때 친구들 따라 클럽에 좀 다녀보긴 했어도, 몸과 마음이 따로 놀다 보니 그걸 춤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그냥 흥에 겨워 움직였을 뿐.


그렇다고 해서 춤을 제대로 배워봐야겠다고 생각해 본 적도 없다. 그러다 보니 내게 있어서 춤이란 그저 바라보는 대상일 뿐이었다. 그런데 지난 연말 이후에는 춤에 좀 더 관심이 많아졌다. 그렇다고 해서 스우파(스트릿 우먼 파이터) 같은 TV 프로그램 속의 댄서들이 추는 화려한 퍼포먼스를 좋아하는 건 아니다. 그저 가볍게 왈츠 정도 추면 좋겠다.


p.20

스트리트 댄스는 이름 그대로 거리에서 탄생한 춤이다. 시작과 달리 지금은 고난이도 기술이 주를 이루는 댄스 배틀 같은 전문화의 길을 가고 있지만, 이 역시 극장 무대에서 이루어지는 빈도가 많아지면 몸을 다루는 방식에 변화가 생길 것이다. 속도감 있는 아크로바틱 동작에서 그치지 않고 명료성과 확장성을 확보해 나가는 방식으로 바뀔 수 있다.



어찌 됐든 최근에 읽어 본 <춤의 재미, 춤의 어려움>을 읽어 보니, 나만 춤이 어려운 건 아닌 것 같다. 이 책의 저자는 안무가, 교육자, 춤 전문 기고가로 살다 보니 '춤을 어떻게 춰야 하나? 춤을 어떻게 봐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많이 들었다고 이야기했다.


요즘 틱톡, 인스타그램 릴스, 유튜브 숏츠 같은 SNS를 보면 간단한 춤 동작을 연결해 영상들이 많은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는 걸 볼 수 있다. 라인댄스, 줌바 같은 춤들은 이미 많은 회원층을 보유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겐 여전히 춤의 세계는 멀어 보인다. 이 책을 읽으면 좀 도움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p.79

춤은 움직임, 무용수, 시각적 요소, 청각적 요소로 구성된다. 이 네 가지 구성 요소를 하나씩 뜯어 살펴보는 것이 분석의 시작이다. 춤의 구성 요소들은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다. 첫째, 춤에 따라 사용하는 신체 부위와 범위에 차이가 있고, 초점을 두는 곳이 다르다. 둘째, 움직임의 공간적, 역학적 요소들은 신체의 특정한 사용을 더 분명하게 규정해 준다. 셋째, 동원된 무용수의 숫자, 성별, 역할은 춤의 기능을 반영한다. 넷째, 시각적 무대 장치는 춤의 분위기와 직접적인 배경을 제공한다. 다섯째, 춤은 음향, 또는 음향의 부재와 관계가 있다.



저자는 기존에 출간된 대중적인 춤 이론서들은 주로 춤을 추는 인물이나 작품 중심의 서양 무용사를 나열하는 일이 많고, 작품과 춤꾼들의 뒷이야기를 흥미 위주로 다루거나, 발레 레퍼토리의 줄거리를 소개하는데 그치고 있다며 안타깝게 생각했다. 이런 책들은 춤을 즐기고 보는 데 큰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며, 쉽게 읽힐 뿐만 아니라 대중이 정말 궁금해하는 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저자는 여전히 춤은 잘 추기도 어렵고, 잘 읽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춤은 여전히 재능이 있는 사람만 공개적으로 출 수 있는 것이란 인식이 강하게 자리 잡고 있다며, 케이팝 댄스로 대중적인 선호는 높아졌지만 발레, 전통춤, 사교춤, 컨템포러리댄스 등 다양한 춤의 세계는 여전히 대중과는 거리가 멀다고 안타까워했다.


p.141

우리 전통춤은 크게 궁중춤, 민중춤, 전문예인춤, 사찰춤으로 나뉜다. 무용학자마다 다른 기준으로 분류하고 있고, 더 세부적인 분류도 있지만, 대상과 장소로 보자면 이런 부류가 가장 무난하다. 궁중춤은 말 그대로 궁중 의례에서 추었던 춤이다. 민중춤은 일반 민중들이 일상이나 세시 풍속에 추었던 민속춤이다. 전문예인춤은 남사당패처럼 지역을 기반으로 공연을 하러 다니던 광대 집단과 갑오경장 이후 교방이 없어지면서 권번에서 활동하게 된 기생들의 춤이다. 사찰춤은 절에서 스님들이 불교 의식으로 추던 춤이다.





저자는 어렸을 때부터 춤을 추고 읽는 춤에 대한 교육을 받지 못해 몸의 언어에 익숙하지 않은 탓이라고 분석했다. 이 책에는 일반 대중이 궁금해하는 춤에 다양한 내용들이 담겨 있다. 또한 춤을 추고 감상하는데 실질적인 도움이 될만 춤과 관련된 개념과 내용들로 채워져 있다. 이 책을 읽어 보면 춤을 제대로 감상하고 분석하기 위한 방법뿐만 아니라 취미와 교양으로 즐길 수 방법에 대해서도 알 수 있다.



이 포스팅은 에테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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