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시아의 머리 - 오컬트 코믹 미스터리 스릴러
강태진 글.그림 / 아프로스미디어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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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에 보았던 일들 중에는 뇌리에 박혀 오랜 시간이 지나도 생생하게 기억나는 일들이 있다. 그중 하나가 굿판이 벌어졌던 무당 집에 갔던 일이다. 칠월 칠석이면 외할머니집 근처 무당집으로 마을 사람들이 모였다. 돼지머리를 올리고, 향불을 피우고, 장구 소리에 맞춰 춤을 추고, 형형색색으로 꾸며진 신당에서는 무사평안을 비는 굿이 벌어졌다. 굿이 끝나면 떡이나 막걸리 등 먹을거리를 나눠 주곤 했다.


<가르시아의 머리>를 다 읽고 나니 역시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을 꼽으라면 '싱가야'를 외치던 춘호 할머니였다. 죽었던 병아리가 피를 흘리며 뛰어다니고, 목이 잘린 가르시아가 말을 한다. 오래전에 보았던 굿판의 모습과는 조금 차이가 있지만 일반 사람들과 달랐던 무당의 모습은 여전히 생경한 느낌이다. 단행본으로 출간된 <가르시아의 머리>는 2018년 레진코믹스에 연재됐던 강태진 작가의 '가르시아의 머리 - B급 러브 픽처쇼' 3부작 중에서 3편에 해당한다.





영화 제작 현장에 가르시아의 잘린 목이 등장한다. 너무 잘 만들어진 더미 머리에 영화감독과 촬영 스태프들은 사랑공작소 직원들을 칭찬한다. 가르시아의 머리는 너무 생생해 마치 진짜 사람의 머리를 가져온 것처럼 리얼하다. 하지만 진짜 죽은 사람의 머리란 것이 드러나고.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 하나씩 사건의 실마리가 파헤쳐지는 과정에서 엽기적인 장면들이 이어진다.


삼류 배우이자 양아치, 배가르시아. 그는 잘 생긴 외모를 이용해 조폭이자 영화 제작자인 빅벨그룹 왕회장의 외동딸 방울이를 유혹한다. 하지만 그녀를 이용해 스타가 되고 싶었던 계획은 뜻대로 되지 않고, 자신의 아이를 임신한 왕회장의 외동딸을 매정하게 버린다. 이에 분노한 왕회장은 부하들을 시켜 가르시아의 머리를 가져오란 지시를 내린다.




<가르시아의 머리>는 영화 ‘가르시아(Bring Me The Head Of Alfredo Garcia , 1974)’에서 힌트를 얻은 전형적인 오컬트(occult)물이다. 오컬트란 과학적으로 해명할 수 없는 신비적·초자연적 현상 또는 그런 현상을 일으키는 기술을 말한다.(* 출처 : 네이버 사전) 죽은 병아리나 사람을 깨우는 장면이 오컬트에 해당한다. 킬러의 등장, 조폭의 등장, 무당의 등장 등은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 구성이다. 하지만 잘 짜여진 스토리는 개연성과 의외성으로 단숨에 끝까지 읽게 만든다.


조폭, 킬러, 사기꾼들이 서로 얽히고설키면서 나쁜 일들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가르시아의 머리를 둘러싼 악당들 속에 죽은 사람을 살려내는 무당까지 등장시키며 섬뜩한 분위기에 엽기적인 일들이 벌어지고. 으스스하면서도 웃기고 섬뜩하면서도 야한 장면들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어 지루할 틈이 없다. 뭘 좋아할지 몰라 준비해 봤다는 작가의 말처럼 코믹, 오컬트, 호러, 미스터리, 액션, 스릴러 중 하나라도 취향저격할 작품이다. 웹툰에서는 볼 수 없었던 특별 외전도 보너스로 볼 수 있다. 오랜만에 흥미롭게 읽은 매력적인 웹툰, 강추다.





이 포스팅은 아프로스미디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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