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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1페이지 조선사 365 - 읽다보면 역사의 흐름이 트이는 조선 왕조 이야기
유정호 지음 / 믹스커피 / 2021년 10월
평점 :

어렸을 때부터 역사 책 보는 걸 좋아했다. 남들은 시험공부한다고 국사나 세계사 책을 공부했지만 내겐 역사 소설책처럼 느껴져서 시험공부와는 상관없이 여러 번 읽었다. TV에서 방영하던 역사 드라마도 재밌게 봤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요즘엔 다양한 역사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별로 읽진 않았다. 사극도 판타지에 퓨전적인 요소들이 섞이면서 흥미를 잃었다.
이번에 기회가 되서 읽게 된 『1일 1페이지 조선사 365』는 조선 왕조 500년을 365개의 이야기로 나눠 하루에 한 페이지씩 읽어볼 수 있도록 구성된 책이다. 이 책에는 조선왕조의 27명 왕을 기본 테마로 주요 사건과 주변의 핵심 인물, 나라를 뒤바꾼 제도 등 역사 책에서 봤거나 잘 알지 못했던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숨어 있어서 재밌게 읽었다.
p.15
젊은 시절 이성계는 고려의 앞날을 걱정하며 전국을 돌아다니던 중 함경도 안변에서 꿈을 꾸었다. 꿈의 내용이 특별하다고 생각한 이성계는 해몽을 잘한다는 노파를 찾아갔다. 꿈 이야기를 들은 노파는 자신이 해몽할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니라며, 이성계에게 설봉산에서 불도를 공부하는 무학대사를 찾아가라고 알려줬다.

특히 이 책은 중·고등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치고 있는 현직 교사이자 역사 기행문 작가가 반드시 알아야 하는 이야기들을 간추려 담아 흥미를 더하고 있다. 사실 역사는 후대에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따라, 새로운 사료들이 밝혀짐에 따라 달라진다. 예를 들어, 을미사변으로 알고 있던 용어는 을사늑약으로 바뀐 것처럼 용어도 바뀌고 그에 대한 평가도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역사에 대해서 제대로 이해하려면 흐름을 파악해야 한다. 역사학자나 역사 책에 개인적인 흥미가 높지 않은 이상 역사적인 사건들을 연도별로 세세한 부분들까지 알기란 쉽지 않다. 또 시간이 지나면 망각의 늪에 빠져버린 기억력이 샘솟지 않아 처음 보는 것 같은 이야기도 만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사회와 가장 가까이 맞닿아 있는 조선시대의 면면들 중에는 제례 의식이나 한복, 유교 사상처럼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요소들이 많다.
p. 143
반정 공신들을 견제하기 위해 조광조와 여러 사람을 등용한 중종이었지만, 날이 갈수록 중종은 사림파에 대한 반감이 커졌다. 사림파가 장악한 삼사의 잦은 탄핵에 많은 고관 대신이 사직서를 내는 바람에 국정 운영이 어려울 지경이었다. "삼사가 작은 잘못도 용서하지 않아 온전한 사람이 없었다."라는 기록은 훈구파와 사림파의 갈등이 얼마나 심했는지 보여준다.

이 책의 저자는 최근 역사는 왕 중심의 특정 인물을 중요시하는 역사에서 벗어나 민중에게 초점이 맞춰지고 있고, 다양한 역사적 사실을 알아야 하는 당위성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이 책에는 조선시대의 주요 사건과 인물, 그리고 제도를 쉽게 풀어서 설명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이야기했다.
이 책의 기본으로 모든 사건들이 시간순으로 기록되었다는 점이다. 조선의 임금 27명의 중심으로 시간의 흐름에 따라 왕의 업적, 가계도, 사건, 인물, 제도, 설화 순으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비슷한 주제끼리 엮었고, 특정 왕에게 적용하지 않아도 되는 역사는 업적이 적은 왕편에서 살펴볼 수 있다. 해시태그를 통해 전반적인 내용을 미리 훑어볼 수 있다는 점도 이 책의 매력이다.
p.321
안동 김씨는 비변사를 통해 인사권을 독점하고 관직을 매매했다. 관직을 얻고자 하는 사람들은 빚을 내서라도 안동 김씨에게 엄청난 뇌물을 바쳐야 벼슬을 얻을 수 있었다. 그러나 관직을 얻었다고 끝이 아니었다. 더 좋은 관직을 얻거나 현재의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매년 세도가에게 뇌물을 받쳐야 했다. 그러기 위해 일명 '삼정의 문관'이라 불리는 방법으로 백성을 수탈해 재물을 마련했다.

조선의 건국은 어떻게 시작됐고, 주변 정세에 비해 얼마나 번성했으며, 어느 시점에 들어서 망국의 길로 접어들었을지 궁금했다. 이 책을 통해 조선의 역사를 매일 한 편씩 읽어 보면 방대해 보이는 오백 년 조선의 역사를 시간 순서로 이해할 수 있고, 주요 사건과 그로 인한 파장들이 선명하게 그려질 것이다.
영화나 드라마 속에서 나오는 조선의 모습은 실제 역사를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사실과 다른 점들도 있고, 작가나 연출자의 의도에 따라 확연히 다른 모습으로 조명되기도 한다. 따라서 『1일 1페이지 조선사 365』를 통해 전반적인 조선의 방대한 역사를 되짚어 보시기 바란다. 요즘 여야 대선 경쟁이 한창이다. 조선의 왕들을 통해 어떤 지도자가 좋은 나라를 이끌 수 있을지를 판단하는데도 이 책이 도움이 될 것이다.
이 포스팅은 믹스커피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 박기자의 끌리는 이야기, 책끌 (유튜브 영상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