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의 약탈자들 - 당신의 돈을 노리는
장나래.김완 지음 / 스마트북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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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자영업자협의회에 따르면,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자영업자의 부채는 66조원, 폐업한 매장 수는 45만 개가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자영업자단체는 확진자 수를 줄이지 못해서 길어지고 있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피해가 더 늘어나고 있다며, 거리두기 기준을 치명률로 바꾸고 위드 코로나로 빠르게 전환해 달라고 촉구하고 있다. 확진자 수가 줄어들지 않고 장기화 되면서 자영업의 피해는 눈덩이처럼 더 커지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보다 더 무서운 일들이 자영업자들에게 벌어지고 있다. <골목의 약탈자들>에서는 한겨레 탐사팀 소속 기자들이 자영업자들을 상대로 약탈을 서슴지 않는 포악하고 추악한 이들의 면면을 공개했다. 책을 읽을수록 충격적이다. 이 책의 저자인 김완 기자는 팬데믹의 무게를 가장 길고 오래 감당하고 있는 자영업자들의 삶이 '손실'이란 얄팍한 정치언어로 추락하지 않는 현실을 꿈꾸고 있다고 말했다.


p.43

이들은 모두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접했다. 이들 나름대로 여러 곳의 창업사이트를 살펴봤지만 한 업체가 운영하는 사이트가 10군데가 넘는 상황에서 정확한 비교는 어려운 일이다. 창업컨설팅업체는 어느 사이트를 클릭해도, 업체명은 다르지만 실질적인 업체는 같도록 판을 설계했다.




저자는 호갱으로 불리는 피해 자영업자를 찾는 일도 쉽지 않았다며, 자신이 피해를 입었는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고 이야기했다. 서로 '깜깜이 계약'을 맺고 있어서 어떻게 '감아오기'로 피해를 당했는지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이런 일을 당하게 된 자신을 탓하는 모습이 안타까웠다고 소개했다. 업계 용어인 ‘감아오기’는 손님이 업체에게 유리한 계약을 하도록 유도하는 것을 말한다. 신조어처럼 느껴지는 용어들도 새롭지만 그들의 치밀한 수법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다.


저자의 설명에 따르면, 애초부터 창업컨설팅업체가 설계해 놓은 울타리에서 벌어지는 일이라 자영업자들은 피해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로 설계되어 있다. 이들이 자영업자들과 만남의 장소로 가장 선호하는 곳은 창업컨설팅업체 사무실이락 한다. 무조건 사무실로 오라는 말에 넘어가 이들 용어로 '내방시킨다'라는 현혹되면 안 된다. 이들은 200명 넘는 직원들이 정장 차림으로 일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큰 규모의 회사이니 안심해도 된다는 믿음을 은연중에 심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p.151

'창업전문가'라고 자칭하는 컨설턴트가 내미는 '창업물건 보고서'를 보면 분석 보고서처럼 그럴싸해 보인다. 인건비와 재료비, 임대료, 재세공과금, 홍보기타잡비 등 매출경비가 상세히 공개되어 있고, 실제 매출현황도 월별로 제시되어 있다. 여기에 프랜차이즈 비용까지 계산해 총매출과 월 예상수익을 친절히 계산해 준다.




이 책은 신문에 기사화됐던 내용들을 다시 정리해 소개했다. 목차를 따라 읽다 보면 곳곳에서 눈살을 찌푸리게 된다.


1장 '초보창업자를 노리는 덫'에서는 초보자를 노리는 포털 사이트의 검색어 시장 장악, 허위매물, ‘감아오기’ 수법에 대해 소개했다. 2장 '창업컨설팅, 달콤한 악마의 유혹'에서는 저자가 위장취업해서 살펴본 창업컨설팅업체의 실태에 대해 밝혔다. 3장 '7가지 유형별 창업컨설팅 피해 사례'에서는 유효고객 수의 함정, 악마의 계약서, 매출조작, 업종변경을 유도하는 진짜 이유 등 7개의 실제 피해 사례를 소개했다.


4장 '초보자를 노리는 치명적인 4가지 덫'에서는 떴다방 프랜차이즈, 리턴, 특수점포, 본사 점포개발팀, 해외 프랜차이즈 등 무엇을 보고 어떻게 유의해야 하는지에 대해 설명했다. 5장 '고소득 자영업자가 10억을 단숨에 날리는 방법'에서는 신도시 텅빈 상가에 왜 꼭 망해가는 약국이 있는지, 신도시가 작전지가 되는 이유 등 병원, 약국 입점을 둘러싼 신도시 건물 분양의 뒷이야기를 다뤘다.


6장 '권리금의 진실과 거짓말'에서는 권리금을 둘러싼 창업컨설팅업체의 술수와 권리금 장사에 뛰어드는 자영업자들 등 권리금 문제를 집중 해부했다. 7장 '자영업 약탈자 없는 세상을 꿈꾸며'에서는 코로나19 이후 새롭게 나타난 약탈자들의 수법들이 어떻게 진화했는지, 자영업 약탈자들로 어떻게 피해를 입지 않을 것인지 소개했다.





전 세계 화제의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서처럼 어떤 룰을 가지고 진행되는 게임인지도 모른 채, 456명의 게임 참가자들은 승자가 되면 456억 원을 받는다는 말에 목숨을 거는 것과 닮아 있다. <골목의 약탈자들>에서 창업컨설턴트가 생각하는 가장 호갱은 자영업 경험이 없고 설득하기 좋은 사람으로 20대 여성을 꼽고 있다. 또한 40~50대 중장년층의 퇴직금을 한방에 날려버리게 만드는 기술(?)들이 펼쳐진다. 눈뜨고 코베이지 않으려면 그들의 실체를 알고 있어야 한다.


이 책은 한 마디로, 한 해에만 100만여 명이 유입되는 자영업 시장에서 신규 창업자들을 먹잇감으로 삼아 빨대를 꽂고 있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들은 누구이고, 어떻게 그런 일들을 벌일 수 있는지에 대해 낱낱이 고발하고 있다. 저자들의 생생한 취재를 통해 한해 100만 창업자를 노리는 치명적인 7가지 덫이 어떻게 놓여 있는 소개했다.


창업컨설팅, 떴다방 프랜차이즈, 깜깜이 계약, 감아오기, 리턴, 특수점포, 100% 풀오토, 악마의 계약서, 고소득 자영업자가 10억을 단숨에 날리는 방법, 권리금 술수 등이 수법도 다양하다. 이들이 쳐놓은 덫에 빠지지 않으려면 그들이 누구인지, 어떻게 해야 그들의 마수에서 벗어날 수 있는지 이 책을 통해 살펴보시기 바란다.



이 포스팅은 스마트북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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