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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일간의 교양 미술 - 그림 보는 의사가 들려주는
박광혁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21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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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이든 공부든 매일 꾸준히 두 달 넘게 지속하면 어느 순간부터 습관처럼 자연스럽게 하게 되는 날이 온다. 다만 습관을 들이기까진 생각처럼 쉽게 되진 않는다. 평소 명화에 대해서 관심은 많았지만 잘 알진 못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재미난 책이 새로 나왔다. 그림 보는 습관들이기에도 딱이다.
<60일간의 교양 미술>은 프랑스, 이탈리아, 영국, 독일, 네덜란드, 아일랜드, 벨기에, 덴마크, 핀란드, 노르웨이, 스페인, 스위스, 오스트리아, 러시아, 미국 등 다양한 국적의 화가 60인을 선정해 매일 한 명씩 소개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오예~ ^^
p.75
클로드 모네 ... 새로운 추구로 인상파의 시작을 열다
까치
오르세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는 클로드 모네의 <까치>입니다. 눈으로 온 세상이 하얗게 변한 마을이네요. 그림의 왼쪽에는 얼기설기 만든 담장 사이 몇 개의 나뭇가지로 만든 엉성한 문에 까치 한 마리가 앉아 있습니다. 이른 아침 햇빛에 반사된 하얀 눈은 앙증맞은 까만 까치와 대조를 이루지만 또한 전체적으로 고요한 시골 마을의 적막함이 아련히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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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의사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는 저자가 그림에 대한 열정을 한 권의 책으로 담아냈다. 그는 미술 공부를 하는 모임에 참석하고, 세계 곳곳의 미술관을 직접 찾아다니며, 그림에 대한 해설서들을 읽고, 강연도 하면서 20여 년의 세월을 담아냈다. 이 책에는 저자가 연재해온 수백 편의 글들 중에서 선정한 60편에 대해 하루에 한 편씩 읽으면 좋을 내용들이 소개되어 있다.
미술관이나 갤러리에 가면 열심히 작품을 감상하곤 한다. 하지만 어떨 때는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건지 갤러리 관계자나 도슨트의 설명을 듣지 못하면 알 수 없을 때도 있다. 답답할 때마다 누군가를 붙잡고 물어볼 수도 없고,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는데... 그런 점에서 본다면 이 책은 미술 작품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함께 그림을 그린 화가에 대해서도 설명을 달아 답답했던 가슴이 펑 뚫리는 시원함을 준다.
p.137
카라바조 ... 시선을 사로잡는 빛과 그림자
잠자는 큐피드
피렌체 팔라티나 미술관이 소장 중인 카라바조의 <잠자는 큐피드>입니다. 5~6세 정도의 남자아이가 발가벗은 체 바닥에 곤히 잠들어 있습니다. 자세히 보면 등 뒤로 날개가 보이고 왼손에는 활을 잡고 있지요. 바로 사랑의 신 큐피드입니다. 그런데 신화 속 신성한 모습과는 사뭇 다른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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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스타프 클림트의 [키스]처럼 잘 아는 그림을 보면 '이거 나도 알아'하고 말할 수는 있지만 이 책의 저자처럼 이 작품은 어떤 느낌이 드는지, 작가는 어떤 길을 걸었는지 설명해 줄 수 있을까? 그림을 본 소감을 말해 달라고 하면 짤막하게 몇 마디는 할 수 있겠지만 자세히 이야기하려면 쉽지 않다.
하지만 이제 작품의 이름 정도는 알 수 있고, 그 작품이 어떻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 틈에 끼여서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에는 클로드 모네, 앙리 루소, 카라바조, 렘브란트 판 레인, 빈센트 반 고흐, 구스타프 클림트 등 유명한 작품들과 유명 화가들의 대표작들 외에도 마리 로랑생, 테레즈 슈바르체, 헬레네 셰르프백 등 남성 위주의 미술 세계사에 한 획을 그은 여성 작가들의 작품들도 감상할 수 있다.
p.244
테레즈 슈바르체 ... 붓 터치에 살아나는 걸출한 인물들
팔레트를 들고 있는 자화상
피렌체 우피치 미술관에 있는 테레즈 슈바르체의 <팔레트를 들고 있는 자화상>입니다. 오른손에 팔레트와 붓 여러 개를 들고 있으며 이마에 가져다 댄 왼손에도 붓을 쥐고 있네요. 이렇듯 여러 필의 붓을 든 모습은 자신을 어떻게 그려나갈지 고민하는 화가로서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듯합니다. 또 하나 특이한 것은 안경을 쓰고 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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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는 서유럽, 남유럽, 북유럽, 동유럽 등 유럽 여러 나라의 작가들을 중심으로 현대적인 감각의 미국 작가의 작품들까지 저자가 전 세계 미술관을 돌며 그림에 담긴 의학과 인문학적 코드를 찾아 관찰하고 기록한 내용들이 담겨 있다.
예술의 중심지 프랑스를 시작으로 걸작을 품은 이탈리아, 새로운 이야기를 건네는 영국, 감정에 호소하는 독일, 영감의 샘을 쫓는 네덜란드, 그리고 아일랜드, 벨기에, 덴마크, 핀란드 등 특별한 아름다움을 담은 유럽 8개국, 예술혼의 러시아, 창작의 순간을 기록하는 미국까지 나라별로 화가와 작품들을 간추려 소개하고 있다. 따라서 목차를 따라 매일 한 편씩 읽어도 좋고, 마음에 드는 나라부터 보고 나서 다른 나라 편을 봐도 좋다.
이 포스팅은 마로니에북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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