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클래식
김호정 지음 / 메이트북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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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때까진 클래식을 즐겨 들었다기보단 음악 시험 문제를 풀기 위해 짤막하게 들은 게 전부였다. 대학에서 잠깐 만돌린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활동하면서 클래식을 접해 본 이후에는 클래식은 어쩌다 한두 번 듣는 정도여서 바흐나 베토벤처럼 유명한 작곡가의 몇몇 곡을 제외하면 클래식에 대해서는 거의 문외한이다.


사실 클래식은 직접 연주하면 너무 좋지만 듣고만 있으면 졸릴 때가 있다. 하지만 단조로운 일상에서도 클래식은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잠시 음악에 심취하도록 만들어 준다. 어떤 곡에 대한 스토리를 알면 더 좋겠지만 바흐(Bach)의 'G선상의 아리아(Air on the G-String)'처럼 그냥 듣는 것만으로도 좋은 곡들이 있다. 참고로 본문 속 이야기의 바로 그 공연을 볼 수 있는 QR코드가 들어 있다. 휴대폰으로 찍어 보면 클래식 세상을 좀 더 가까이서 느낄 수 있다.


p.19

음악은 늘 찰나에 시작해서 순간에 끝난다. 소리를 붙잡거나 고칠 수 없다는 점에서 음악은 인간의 오류로 만들어진다. 음악가에게 실수란 뭘까? 몇 군데 실수를 없애기 위해 음악 전체를 다시 만들 필요가 있을까? 순간의 예술인 음악을 즐길 때마다 드는 의문이다.



이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요즘 콘서트홀에서 일어나는 일들’에서는 클래식 공연과 관련된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소개되어 있다. 연주자들의 무대 공포증, 다른 악기 연주자들과는 다르게 유독 피아니스트들만 악보를 외워서 연주하는 이유, 대타로 시작해서 스타가 된 연주자들, 왼손 피아니스트들의 이야기 등 그동안 잘 몰랐던 클래식의 세상을 흥미롭게 즐길 수 있다.


2장 ‘어떤 사람이 이런 곡을 썼을까?’에서는 유명한 작곡가들의 인생과 그들이 추구한 음악에 대해서 소개했다. 베토벤, 하이든 등 이름은 알고 있지만 그들이 어떤 세상에 살았는지 몰랐던 이야기들을 엿볼 수 있다. 또한 슈만, 라흐마니노프, 라벨, 에릭 사티, 윤이상 등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한 작곡가들에 대해서도 알 수 있다.


p.185

손열음은 클래식의 본토인 유럽으로 맹랑하게 뛰어든 강원도 원주 소녀다. 중학교까지 원주에서 보낸 손열음은 늘 주위에 있던 자연과 한적한 풍경을 지금도 회상한다. 피 말리는 경쟁에서도 여유롭게 자기 음악을 하고, 주변에 신경 쓰지 않고 본인의 피아노 소리에 집중하는 모습은 아마도 이런 기억에서 나오는 것이리라.



3장 ‘내가 만난 연주자들’에서는 현대의 음악가들과 만난다. 사이먼 래틀, 안드레아 보첼리, 로린 마젤, 요요마, 손열음, 조성진과 백건우 등. 사실 잘 모르는 사람들이다. 기자로서 그들을 직접 만나 이야기했던 내용들에 대해 소개하는 한편 그들이 사랑하는 음악에 대해서도 들여다볼 수 있다.


4장 ‘클래식에 대해 정말 궁금한 것들’에서는 클래식과 관련된 다양한 지적 호기심을 채워주는 페이지로 구성되어 있다. 지휘자가 하는 일은 무엇인지, 클래식 음악계에서 활동하는 아마추어 음악가들, 비운의 여성 작곡가의 일생 등 새로운 클래식 세상과 만날 수 있다.


p.113

따라서 가장 히트한 곡만 들어서는 라흐마니노프를 제대로 알기가 어렵다. 자신만만하고 때론 과장되기까지 하며 감정을 표현하는 데 주저함이 없기 때문이다. 히트작들에서 라흐마니노프는 별도로 노력이 필요하지 않은 큰 손, 극단으로 발전한 러시아풍 피아노 테크닉과 함께 등장한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오늘부터 클래식>은 나처럼 클래식 초보자들도 어려운 음악이론이나 복잡한 음악사를 몰라도 클래식을 듣고 즐기는데 전혀 문제가 없도록 안내해 주고 있다. 음악 분야의 기자로서 저자가 소개하는 클래식 입문서에는 국내외 주요 음악 이벤트 현장 가장 가까이에서 듣고 보고 느낀 이야기를 흥미롭게 소개되어 있다.


특히 이 책에는 극한의 긴장 속에서 단 한 번의 무대 위에서 모든 기량을 뽐내야 하는 잔인한 운명에 놓인 연주자들의 이야기를 비롯해 유명 작곡가들의 치열하고 찬란했던 인생과 그들의 음악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 또한 기사에서는 미처 전하지 못했던 음악 현장의 뒷이야기를 비롯해 알쏭달쏭 한 클래식 궁금증과 클래식 음악의 이모저모를 잘 담아냈다.



이 포스팅은 메이트북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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