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작 스마트 소설 스마트소설 외국작가선 1
주수자 옮김 / 문학나무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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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나무 출판사에서 라틴 문학의 ‘미니픽션’의 영향을 받아 ‘스마트 소설’이란 짧은 소설 장르를 새롭게 선보였다. 문학나무는 ‘스마트 소설’은 문학으로서의 정체성과 예술작품의 본래적 가치를 훼손하지 않고, 온전히 전하고자 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적인 관점에서 원작을 다시 번역했다며, 국내 독자들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작품이지만 좋은 작품을 소개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덧붙였다.


<명작 스마트 소설>은 '스마트 소설 외국작가선'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프란츠 카프카, 나쓰메 소세키, 버지니아 울프, 로드 던세이니, 에이빈드 욘손, 오스카 와일드, 조지프 러디아드 키플링, 사키, 셔우드 앤더슨, 에드가 앨런 포우 같은 한 번쯤 들어봤거나 잘 알고 있거나 처음 들어본 외국 작가들의 단편 30개를 책 한 권에 담았다.



프란츠 카프카(Franz Kafka)는 유대계 독일 작가로 <변신>이란 작품으로 유명하다. 그는 평생 아버지와의 대립을 겪으며, 작가의 길과 생활인의 길에서 방황했는데, <변신>에 실린 9편의 작품들 속에는 카프카 자신의 고뇌가 녹아 있다.


프란츠 카프카의 <법 앞에서>란 작품을 소개한다. 법 앞에 한 문지기가 서 있다로 시작하는 이 작품은 제목만 읽어 보면 법 앞에 평등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하지만 몇 줄만 읽어 보면 법은 결코 평등하지 않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어느 날 시골에서 한 남자가 찾아와 문지기에게 법안으로 들어가고 싶다고 말하지만 지금은 들어갈 수 없다고 한다. 하지만 남자는 몸을 굽혀 안쪽을 기웃거리고 문지기는 자신은 최하급 문지기에 불과하다며 들어갈수록 더 힘이 센 문지기가 버티고 있다고 이야기해 준다. 법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어야 하는데 말이다.



시골 남자는 문 옆에 등받이 없는 의자에 앉아 여러 해를 보낸다. 그는 안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수많은 시도를 하고 애원하며 문지기를 지치게 하지만 그에게 아직 들여보내 줄 수 없다고 말한다. 그렇게 여러 해를 보내고 죽음을 앞둔 그의 머릿속에는 지금까지의 경험으로부터 지금껏 물어본 적이 없는 하나의 의문이 떠오르는데...


문에 대해 죽음이 가까워진 시골 남자에게 문지기가 하는 대답을 듣고 나선 일순간 허무해졌다. 어쩌면 우리는 쓸데없는 걱정과 근심, 남들의 시선 따위에 신경을 쓰며 자신만의 미로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빠져나갈 문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문하게 된다.


<법 앞에서>의 평설에서 법이란 어떤 것을 의미하고 지칭하는 것일지 묻고 있다. 자신 외에는 아무도 그 문을 들어가려는 사람이 없다는 것을 알아채고 허망한 죽음을 맞는다. 그는 누구란 말인가? 법은 왜 있는 것이고 문지기는 또 누구란 말인가?


프란츠 카프카는 현대 사회 속 인간의 존재와 소외, 허무를 다룬 소설가로 알려져 있다. 짧은 이야기인 <법 앞에서>는 작가의 삶 속에 스며든 인간이란 무엇인지 소외되고 허무한 공허함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소설이다. 이 책에는 <독수리>, <일상의 당혹>, <황제의 어떤 전갈>, <자칼과 아랍인> 등 프란츠 카프카의 또 다른 흥미로운 단편이 소개되어 있다.



아일랜드 시인, 소설가 겸 극작가이자 평론가 등 여러 가지 수식어가 붙어 있는 오스카 와일드(Oscar Wilde)는 '예술을 위한 예술'의 개념을 주장하는 유미주의 운동의 초기 리더로 알려져 있다. 그는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났고, 문학에 뛰어난 재능을 보여 일찍부터 문학과 사회단체에서 중요한 인물이 되었다.


그는 동화집 <행복한 왕자와 다른 이야기들> 외에도 희곡 '원더미어 부인의 부채'를 비롯해 다양한 단편을 썼다. 그는 단편소설 <나일팅게일과 장미>에서 진정한 사랑은 무언인지 진지하게 묻고 있다. 나일팅게일의 희생으로 피어난 붉은 장미가 결국 쓸모없는 것이 되어 버렸을 때, 진정한 사랑은 사라진 것일까?


붉은 장미를 피우기 위해 목숨까지 버렸는데, 그 희생을 모르는 학생의 행동을 어리석다고 할 수 있을까? 또 꽃보다 보석을 원하는 교수의 딸을 보면서 진실한 사랑은 어디에도 없고 물질적인 탐욕만 남았다고 탓할 수 있을까?


이 짧은 소설 <나이팅게일과 장미>를 통해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묻고 또 묻는 오스카 와일드와 만날 수 있다. 누구나 사랑에 빠져 있다면 나이팅게일이 되고 싶어 할 것이다. 하지만 사랑의 감정은 금방 식고 쉽게 변할 수 있다. 다른 누군가의 희생이 학생이나 교수의 딸처럼 하릴없는 일이 되거나 꽃보다 보석이 될 수도 있지 않은가?


이 소설을 읽다 보니 지난 4월에 서평 영상을 만들었던 기억이 새롭다. 그 영상을 만들고 나서 한동안 서평 영상을 만들지 못했다. 유튜브 서평 채널 '책끌'에서 소개한 <나이팅게일과 장미> 서평 영상도 감상해 보시기 바란다.


<명작 스마트 소설>은 번역 작품에 대한 평설 항목을 추가해 작품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다. 작품을 읽는 독자마다 다른 생각을 할 수 있기 때문에 평설을 문제지의 정답처럼 생각하지 말고 또 다른 시각 중 하나로 보시기 바란다.


*** [나이팅게일과 장미] 유튜브 서평 채널 보기



이 책의 번역에 참여한 주수자 번역가는 평설은 작품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기본적인 내용이고, 독자 스스로 작품의 세계를 창조해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한 독서의 지향점이라고 설명했다.


<명작 스마트 소설>은 분량이 짧아서 직장인이라면 출퇴근하면서 지하철에서 읽기에 좋고, 학생들이라면 공부하다 짬이 나는 시간에 잠깐씩 읽어 보면 좋다. 목차 순서를 따라 한편씩 읽어도 좋고, 작가나 단편 제목을 보고 끌리는 작품을 선정해서 읽어도 좋다.



이 포스팅은 문학나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 출처 : https://blog.naver.com/twinkaka/222425256968


* 박기자의 끌리는 이야기, 책끌 https://bit.ly/2YJHL6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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