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끌] 앞으로의 남자아이들에게

앞으로의 남자아이들에게 - 19년 차 변호사 엄마가 쓴 달라진 시대, 아들 키우는 법
오오타 게이코 지음, 송현정 옮김 / 가나출판사 / 2021년 5월

내 아들이 행복한 어른으로 자라길 바란다면?

딸보단 남자아이 키우기가 좀 더 쉽다고 했던 것 같은데... 사춘기에 접어들기 시작한 남자아이들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탁구공 같다. 학창 시절을 되돌아보면 나 역시도 그랬던 것 같다. 미래에 대한 불안과 시험에 대한 압박감으로 늘 긴장하면서 지냈던 기억이 난다.

일본의 가나가와현에서 19년 차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는 오오타 게이코 씨는 초등학생인 두 아들을 키우고 있다고 한다. 그녀는 엄마의 입장에서 달라진 시대에 어떻게 아들을 키울 것인지에 대해 <앞으로의 남자아이들에게>란 제목의 책을 통해 소개했다.

그녀는 '남자아이 육아법'처럼 요즘 일본의 서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성별로 아이들을 구분한 책을 보면 왠지 모르게 가슴이 답답해졌다며, 자신이 두 명의 남자아이를 키우면서 남자아이를 어떻게 키우면 좋을지 고민하다 이를 주제로 책을 쓰게 됐다고 설명했다.

남자아이 육아의 세 가지 걸림돌

첫 번째, 남자아이들은 원래 다 그래.

두 번째, 그냥 장난인데 뭐.

세 번째, 좋아하니까 괴롭히는 거야.

이 책은 어렸을 때부터 여성과 남성을 구분 짓는 미디어 광고나 사회적인 메시지가 남자다움 혹은 여자다움을 강요하며 성차별적인 가치관과 행동 패턴에 익숙해지게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그녀는 자신이 변호사로 일하면서 맡았던 가정폭력 사건과 성추행 사건 등에서 보아온 남성이나 방송에 보도되는 성폭력 사건의 가해 남성들을 보면 자신의 행동을 뉘우치기는커녕 오히려 피해자를 비난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고 이야기했다.

그런 그들을 보고 있노라면 '저 남자는 왜 저렇게 성차별적인 사고방식을 갖게 되었을까'하는 의문이 들었다며, 나이가 들어도 자신의 행동을 고치지 못하는 성인 남성에게 근본적인 사고방식의 변화를 요구하는 일은 불가능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p.57

최근 문제가 되는 심각한 성차별 사건이나 성폭력 사건들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배경에 '해로운 남성성'의 그림자가 깊게 드리워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그녀는 그들을 반면교사 삼아 앞으로 어른이 될 남자아이들이 그런 남자가 되지 않도록 하려면 어떻게 가르치고 양육해야 할지 고민하게 됐다며, 두 아이의 엄마로서 아이를 키우면서 겪은 수많은 시행착오를 기록해 왔다. 또한 남자아이들의 교육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정리해 소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저자는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이 우리 사회에서 성차별을 없애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남자아이들을 올바르게 키워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또 앞으로 어른이 될 남자아이들이 이 책을 통해 스스로 성차별이나 성폭력 같은 문제의 당사자로서 사회적인 문제를 제대로 보고 생각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35년의 일제강점기를 지나고 해방 이후 반세기가 넘었지만 우리의 교육 방식은 아직도 일본의 잔재가 많이 남아 있다. 차렷, 열중쉬어, 경례 등 조회 때의 모습은 지금도 그대로 남아 있다.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의 배경은 1978년도였다. 그때만 해도 학생을 때리고 패는 일은 불량학생 말고도 선생님들도 마찬가지였다. 폭력은 당연 시 됐고, 남녀 차별적인 언행은 다반사였다. 이러한 사회적인 통념은 여전히 교육 환경에 남아 있어 문제시되고 있다.

p.177

아이들에게 '다른 사람을 괴롭히면 안 돼'라고 가르칠 때 자주 사용하는 방법이 있어요. 바로 괴롭힘당하는 것이 얼마나 괴로운 일인지 알려주고 상상해보도록 하는 것이지요. 마찬가지로 성폭력도 성폭력 피해가 얼마나 끔찍한지에 대해 아이들 연령에 맞추어서 가르칠 필요가 있어요.

남자들의 삶을 고달프게 만드는 것 중에는 ‘감정의 언어화’도 있다. 사람과의 관계에서 ‘감정의 언어화’는 정말 중요한 개념이지만 안타깝게도 대부분 남자는 자신의 감정을 언어로 표현하는 데 어려움을 느낀다고 한다. 자신의 감정을 이야기하는 게 남자답지 않은 행동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정신적 폭력을 행사하는 가해자들의 전형적 행동 중에 ‘의도적 대화 생략’이라는 것이 있는데, “너와는 대화할 필요가 없어”라고 직접 말하진 않지만, 아내가 말을 걸어도 표정 하나 바꾸지 않은 채 들리지 않는 척하고, 거실에서 마주쳐도 마치 아무도 없는 것처럼 행동한다. 저자는 내 아들이 이런 한심한 어른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어린 시절부터 감정을 언어화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으로의 남자아이들에게>는 이처럼 남자아이들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과 사회적인 남자다움의 강요 등에 대해 문제의식을 제시하고 있다. 남자다움을 강요하는 가치관은 남자아이들이 커서 어른이 되었을 때 과로사, 자살률을 높이며 삶을 고달프게 만드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과거와 달라진 시대에 어떻게 남자아이를 키워야 할지 궁금하다면 꼭 이 책을 정독해 보시기 바란다.

이 포스팅은 가나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 출처 : https://blog.naver.com/twinkaka/222377964781

* 박기자의 끌리는 이야기, 책끌 https://bit.ly/2YJHL6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