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얼로그 - 전시와 도시 사이
유영이 지음 / 효형출판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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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를 빛내는 전시 이야기





예전에 큐레이터들과 만나 그들의 사는 모습을 인터뷰에 담아낸 적이 있다. 그때 박물관, 전시회 큐레이터 여러 명과 만났는데, 그중 한 큐레이터와는 지금도 계속 연락을 하고 지낸다. 그 후 상암동에서 미디어파사드 전시회에 객원으로 참여했던 적도 있어서 전시회에 조금은 친숙해져 있다.


<다이얼로그>는 '전시란 무엇인가'라는 무거운 화두를 꺼내는 대신, 공간을 주제로 대화하는 법, 대화하는 공간을 만드는 기획을 위해 실무와 연구를 병행해온 저자의 에세이다. 그녀는 전시는 일상을 담고 창조의 시간을 빚는 행위라며, 전시는 이미 '관'의 경계를 넘어 우리의 도시, 그리고 일상에 차분히 그리고 촘촘히 스며들어 있다고 설명했다.




저자는 도시와 전시의 연결성을 자신만의 언어로 풀어내는데 집중했다. 어린 시절부터 도시와 거리의 이면이 품어 내는 아우라에 유독 관심이 많았다고 하는데, 밀라노 공대 전시디자인 과정을 통해 본격적으로 그 여정의 닻을 올렸다고 한다.


전시디자인의 꽃인 베네치아의 건축박람회, 토리노의 살로네 델 구스토, 그리고 저자가 전문위원으로 참여한 2015 밀라노 엑스포 등으로 현장 경험을 쌓았다. 이 책에는 그러한 과정에서 저자의 시선이 어디에 머물러 공감하는지, 그 속에서 도시의 역사적 맥락과 공간은 시간의 궤적과 어떻게 맞닿아 있는지 약간은 철학적인 감수성이 더해져 있다.




이 책은 우리의 삶과 굉장히 가깝고 깊게 자리하고 있는 전시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저자는 유럽 이곳저곳을 누볐던 열정 가득한 날들을 기억하며, 도시가 선사해 준 전시와 그 뒷이야기를 소개했다. 여러 도시를 배경으로 전시, 공간, 도시라는 3가지 키워드를 통해 다채로운 전시 여정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녀는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생각보다 깊고 생각보다 넓은 전시에 즐거운 호기심을 가져보라며, 이 책이 전시와 도시, 그리고 공간에 대해 머릿속에 굳어져 있는 단어 몇 개를 말랑말랑하게 만드는 온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전시에 대한 개념을 보다 넓은 도시, 그리고 세상으로 확장하길 기대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그녀에게 도시는 살아가는 공간이자 시간이며, 삶의 무대이자 커뮤니티의 터전이다. 도시에서의 일상이 전시라는 형태로 펼쳐지고 전시는 다시 삶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 있다. 박물관에서 탄생한 전시는 벽 너머 도시 한가운데로 스며들고, 길을 나서는 순간 거리를 지나가는 이의 시선을 유혹한다는 것이다.


이제 보여주는 것을 고민하며 만들어졌던 전시는 그저 멈춰 있는 대상을 나열하는데 머물지 않고, 우리의 일상을 담고 우리의 시간을 만드는 행위 그 자체로 발전했다는 것이다. 그녀는 도시를 주제로 한 전시, 보이는 방식에 대해 고민하는 예술과 건축 전반의 작품들, 보이는 것과 보는 것 사이의 대화에 집중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큐레이터시군요?" 전시디자인을 전공했다고 하면 으레 대부분의 사람이 비슷한 질문을 건넨다는 저자는 이 책을 덮고 나면 분명 가까운 곳곳에서 펼쳐지는 전시가 새롭게 다가올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전시도 하나의 스토리를 담고 있다. 그 안에 담긴 이야기가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 알 때 제대로 된 감상을 할 수 있다. 이 책은 우리에게 미션을 주고 있다. 전시에게 말을 걸어 볼 차례라고.




이 포스팅은 효형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분석해 작성했다.




* 출처 : https://blog.naver.com/twinkaka/222374865987


* 박기자의 끌리는 이야기, 책끌 https://bit.ly/2YJHL6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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