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인 밤에 당신과 나누고 싶은 10가지 이야기 - 당신의 밤을 따뜻이 감싸줄 위로의 이야기
카시와이 지음, 이수은 옮김 / 홍익출판미디어그룹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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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밤을 따뜻이 감싸줄 위로의 이야기




<혼자인 밤에 당신과 나누고 싶은 10가지 이야기>는 이런저런 상념들로 공상이 한가득 나래를 펼 때, 소파나 침대, 아니면 방바닥 한쪽에 자리 잡고 가장 편안한 자세로 읽으면 좋을 책이다. 개인적으로는 내용도 좋았지만 그림체가 무척 마음에 들었다.


이 책은 만화가 겸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 중인 카시와의 그림 에세이로 국내에서 처음 출간됐다. 감성적인 그림체로 두터운 층을 확보하고 있다고 하는데, 왜 그런지 책장을 펼쳐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이런 그림을 그리고 싶었는데...



당신의 오늘 하루는 어땠나요?

이름조차 알 수 없는 그대이지만


같은 하늘을 바라보고 있을지도 모를 당신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밤이에요.





오늘 하루 열심히 달리 지친 몸과 마음을 위로하고 싶을 때 어떻게 하시는가? 학창 시절에는 친구들과 만나서 밤새 이야기하고 싶었다. 라디오에 사연을 보내고 싶기도 했는데, 직장을 다니면서는 친구들 보다 직장 동료나 비즈니스 관계로 만난 사람들과 술자리를 많이 했다. 지난해 전 세계에 팬데믹을 불러온 코로나19 이후로는 그런 모든 일상들이 꿈처럼 아득하게 보인다. 예전처럼 돌아갈 수 있을지...


이 책은 힘들고 지친 하루를 버텨낸 자신에게 저자가 위로의 메시지를 그림을 곁들여 전하고 있다. 그냥 가볍게 읽어도 좋고 생각이 많을 때 읽어도 좋다. 저자는 좋은 일이 있었던 밤에는 하루를 반짝반짝 닦아서 보물 상자에 넣어두고 싶다고 말했다. 언제든지 꺼내어 볼 수 있도록.


쓸쓸한 밤에는 멀리 있을 어떤 것을 그려본다고 이야기했다. 오랫동안 보지 못한 친구의 소식도 궁금하고 밤새 이야기하며 안부를 묻고 만나면 무엇을 할 것인지 수많은 계획을 세웠는데 이젠 언제 그런 것들을 할 수나 있을지 모르겠다. 싱숭생숭한 밤에는 영화라도 한 편 보면 좋겠는데, 그냥 하릴없이 시간만 보낼 때가 있다. 다들 그런 시간에 뭘 할까?



작가는 혼자 있는 밤과 낮의 풍경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포착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문장과 따뜻한 그림을 그려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검은색과 푸른색만으로 그려낸 그림들은 예전에 봤던 <어린 왕자> 속 그림들처럼 생생하게 살아 움직인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있어도 한순간 외롭다는 느낌이 든다. 코로나19 때문에 친구들도 못 만나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도 휴대폰으로 전화나 문자를 보낼 수도 있는데, 어떤 때는 아무에게도 소식을 전하고 싶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런 날 SNS에 올라오는 수많은 사연들을 보면 다들 무얼 그렇게 알리고 싶은 건지...



p56~57

문득 주위는 바닷가다

접시 속 파랑색이


수평선 너머로 펼쳐지고

반 접으면 꼭 들어맞을 밤하늘의 별들이

수면 위에서 춤을 춘다


티 없이 맑은 물

손끝을 담그면 시리도록 차갑다


아주 엷은 바다내음이 코를 스친다

온 세상의 소리를 통해 품에 안은 것처럼

고요함이 감싼다




<혼자인 밤에 당신과 나누고 싶은 10가지 이야기>는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됐다.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파란색과 흑백의 투톤 컬러만을 사용해 담백하고 간결한 터치로 그려낸 일러스트가 인상적이다. 서정적이고 아련한 느낌을 주면서도 자꾸만 들여다보게 되는 끌림이 있다. 저자는 선을 깨끗하게 살린 독창적인 일러스트로 일본 독자들로부터 큰 지지를 받고 있다고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도 팬층이 늘어날 것 같다.


'늘 혼자서 책을 읽고 무언가 열심히 적는다'는 저자의 모습이 어느 때 보면 내 모습과도 겹쳐 보인다. 오늘도 열심히 책을 읽고 서평을 쓰고 다음에는 무슨 책을 읽을까 고민해온 지난 1년 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다. 하지만 외로울 때가 많다. 작가는 고독하다고 했는데, 글 쓰는 일도 고독하다. 어찌 됐든 오늘만큼은 다른 책들은 다 제쳐두고 그냥 편안하게 이 책 한 권만 살펴보고 있다.




이 포스팅은 홍익출판미디어그룹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 출처 : https://blog.naver.com/twinkaka/222302415694


* 박기자의 끌리는 이야기, 책끌 https://bit.ly/2YJHL6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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