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여년 : 오래된 신세계 - 하2 - 진실을 감당할 용기
묘니 지음, 이기용 옮김 / 이연 / 202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진정한 용기는 두려움을 잊는 것이 아니라,

두려움을 이겨 내는 것이다.




<경여년 : 오래된 신세계> 상1권 '시간을 넘어온 손님'을 서평을 썼던 것이 지난해 10월이었다. 5개월의 시간이 지나 한 작품의 완결을 짓는 마지막 편이 출간됐다. 하2권 '진실을 감당할 용기'에서는 모든 이야기가 마무리되면서 그동안 어떤 일들이 있었고, 그로 인해 어떤 결과들이 빚어지게 되었는지 결말에 대한 내용들로 채워져 있다. 특히 신묘의 정체가 무엇인지 밝혀지는데...



'경여년'은 '남인 인생 즉, 여생을 즐거워하라'라는 뜻을 담고 있다.



중국의 웹소설 작가인 묘니의 작품으로 요즘 웹소설의 한 트렌드를 담당하고 있는 '회귀물'로 분류할 수 있다. 현대의 기억을 그대로 가진 주인공 판시엔(범신)이 고대 경국에서 다시 태어나 유년시절부터 사부의 사사를 받아 용독술과 무공의 고수로 성장한다는 이야기가 주된 줄거리다.



중국에서 드라마로도 제작되어 큰 인기를 누렸고, 2019년 중국 10대 우수 드라마에 선정되었다고 한다. 경여년에 등장하는 나라들과 주요 인물들을 간략히 정리해 보자.





경여년 각국 세력 지도


경국 _ 지도상 가운데 지역에 위치한 '경국'은 황제의 강한 통치 아래 가장 강한 세력을 갖고 있다.

북제 _ 위쪽에 위치한 '북제'는 전신이 북위로, 한때 천하를 호령했다.

동이성 _ 동쪽에 위치한 '동이성'은 경국과 북제 사이의 많은 제후국가 중 동쪽 해변과 맞닿은 부분의 가장 큰 항구도시다.

서호 _ 왼쪽에 위치한 '서호'는 서쪽 지방의 오랑캐다.

북만 _ 가장 북쪽에 위치한 '북만'은 북쪽 지방의 오랑캐다.

남조국 _ 가장 아래쪽에 위치한 '남조국'은 중국 남쪽 지방에 위치한 경국의 신하국이다.



경여년 주요 등장인물


판씨 집안 _ 주인공 판시엔(범한)을 중심으로 양아버지 판지엔, 여동생 판뤄뤄, 이복동생 판스져.

판시엔의 조력자 _ 호위무사 우쥬, 감사원 관원으로 판시엔 제1심복인 왕치니엔, 판시엔의 호위를 맡고 있는 가오다 등

황실 _ 경국 황제, 장공주 태자, 2황자, 대황자, 3황자, 장왕세자

황실 태감 _ 작은 홍 태감, 야오 태감, 다이 태감, 호우 태감

문하중서성 _ 후 대학사, 하중웨이

감사원 _ 감사원 원장 쳔핑핑, 판시엔의 책사 역할을 맡은 옌빙원, 쳔핑핑의 심복 그림자 등

그외 _ 예씨 집안, 예징 군 세력, 북제, 동이성, 서호



이렇게 놓고 보니 한 시대를 풍미했던 역사의 현장을 되짚어 보는 것 같다. 경국을 중심으로 다양한 나라들이 존재하고 그 속에 판시엔을 돕거나 제거하려는 인물들의 각축전이 꽤 흥미롭게 전개됐고, 이제 이야기의 끝을 향해 달리고 있다.



p.11

그럼 또 어떤가.

이 짧은 말이 군왕의 무정한 두 입술 사이로 흘러나오자, 전체 어서방 내에는 서리같이 차가운 기운이 한겹 또 한겹 쌓여갔다. 한없이 차가운 추위가 붉은 나무의 탁자를 얼려 버리고, 유리창을 뚫고 나가 차가운 얼음이 되어 하늘에 있는 검은 구름을 향하 올라가는 듯했다.



<경여년> 하2권은 감사원 원장 쳔핑핑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특히 판치엔의 어머니 예칭메이가 어떤 인물이었는지 황제와 쳔핑핑이 나누는 이야기에서 그의 진면목을 짐작할 수 있다. 쳔핑핑의 눈에는 황제 자신이 예칭메이에 미치지 못함을 깨달았기 때문에 그녀가 황제와 경국을 돕기 위해 애썼지만 결국 그녀를 죽였다고 생각했다.


황제는 늙은개 쳔핑핑이 그녀의 자식인 판시엔을 어렸을 때부터 돕고자 했고, 그의 말에 반박을 하는 것을 두고 예칭메이를 마음에 두고 있었던 것이냐고 묻는다. 결국 그런 마음은 그를 잔인하게 죽도록 만든다.


p. 37

온몸에 피를 뒤집어쓴 황제, 피칠갑이 된 쳔 원장의 목을 움켜쥐고 있는 황제의 손. 그들은 놀람으 ㄹ넘어 어떤 언어로도 이 광경을 표현할 수 없을 듯 했다.




p.149

둘은 차례로 시차를 두고 그 저택을 떠났는데, 판시엔은 야채 시장의 질퍽한 길을 따라 먼발치에서 왕치니엔을 따라갔다. 그리고 그의 흔적이 없어지자 안심을 하고, 오늘 '특별한 외출'에서 두 번째 일을 할 장소로 발걸음을 옮겼다.



초반에 괜찮았던 영화가 막판에 삼천포로 빠지는 경우가 있고, 장편소설 중에도 처음에 느꼈던 신선함이나 재미는 사라지고 인과관계나 개연성에 심각한 오류가 생기는 작품들도 많다. 그런 점에서 볼 때, 묘니 작가가 이 소설을 전개를 두고 오랜 시간 완급을 잘 조절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예칭메이란 인물이 어떤 사람이었는지 그의 아들 판시엔을 통해 드러나는 대목들이 많은데, 웹소설답게 모든 전개가 빠르게 진행되면서도 다이내믹한 장면들이 적절히 녹아 있고, 때로는 고뇌하고 힘겨워 하는 장면들을 결합하고 있다. 그런 과정을 통해 모든 힘의 정점은 판시엔으로 모아진다.


또한 신묘가 무엇인지 밝혀지면서 그동안의 일들이 어떻게 가능했는지 이해가 된다. 또한 신묘를 알고 있는 사람들이 누구였는지 살펴보는 것도 이 소설의 숨은 그림 찾기처럼 흥미롭게 다가온다.



p.341

바람은 북쪽에서 불어왔고, 사람은 북쪽으로 걸어갔다. 마차는 산을 넘고 옌징과 창저우 사이 황야에 도착했다. 이제 며칠 더 가면 북해를 지나 북제의 국경으로 들어갈 것이다.





p.533

아주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난 후, 어느 해 봄.

아름다운 항저우에, 젊은 공자 하나가 푸른빛이 흐르는 말을 타고 있다. 뒤에 따르는 많은 하인들과 호위들의 숫자가 그의 위세를 대변해 주고 있었다. 이 젊은 공자는 시후 호수로 향했고, 가끔씩 앞을 가리는 버드나무 가지를 가볍게 옆으로 밀어내며 얼굴 가득 웃음을 짓고 있었다.



'작가 후기'에서 <경여년>의 작가 묘니는 2007년 4월 말쯤부터 사생아를 주인공으로 한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로부터 2년에 걸쳐 이 소설은 완성됐다. 그러니까 12년 전에 씌여진 중국의 웹소설이 2021년 우리나라에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셈이다.


작가는 주인공 판시엔은 기왕 사는 거 마음 편하게 사는 남자라며, 경여년의 마지막 말이 곧 판시엔의 인생이라고 말했다. 그의 어머니와는 다른 인생. 그는 전생이 현생에 영향을 주지는 못했다며, 다른 세상에 도착했으면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는 거 아닌가라고 이야기했다.



p.556

판시엔은 이 글을 쓰는 '나', 또는 이 글을 읽는 '너'이다. 이 글을 읽는 누구나, 세상을 초월하는 운을 가진다면, 또 다른 판시엔이 될 수도 있다.



작가는 소설은 개연성과 논리가 중요하다고 하지만 자신은 한 번도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다고 이야기했다. 그가 가장 중요하게 본 것은 독자들을 기쁘게 하는 것이고, 자신이 기뻐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경여년>은 작가가 기쁜 마음으로 썼다고 하지만 호불호가 갈리는 소설이다. 직접 읽어보고 판단해 보시기 바란다.




이 포스팅은 이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 출처 : https://blog.naver.com/twinkaka/222296643662


* 박기자의 끌리는 이야기, 책끌 https://bit.ly/2YJHL6Z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