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 일기
문기현 지음 / 작가의서재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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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was a beautiful life.

I am still feeling such emotions.





도서출판 '작가의 서재'에서 첫 번째 이야기로 문기현 작가의 에세이 [감정일기]를 소개했다. 작가는 가끔 자신을 잃어버린 듯 산다며, 깊은 골짜기의 숲을 건너기 위해 많은 밤을 소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작지만 계속해서 움직인다는 말은 '글을 쓴다'는 의미일 것이고, 언젠가는 이 소리들이 넓게 울려 퍼지길 기다린다는 말은 '자신의 이야기가 많은 사람들로부터 공감을 얻길 바란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감정일기]에서 작가는 인간은 감정 없이는 살아갈 수 없다며, 매번 느끼는 감정들 속에서 모든 시간을 추억한다고 말했다. 그는 불현듯 사라져간 존재에 대해 슬퍼하며, 그 삶을 묵묵히 지키며 살아가는 한 사람의 감정적인 이야기 즉, 자신의 이야기를 한 권의 책에 담았다. 이번 생에 만날 수 있는 인연과 그들로 인해서 겪게 될 여러 감정적인 요소들에 소중함을 이해하는 동시에, 누군가인 당신에게는 감정과 시간을 다시금 존중하고, 생각하게 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이야기했다.



p. 프롤로그

서툰 날갯짓으로, 짙은 눈물로, 감정을 살아간다. 오늘 하루의 인사에는 늘 고단함이 묻어있고 잠들지 않는 영혼은 뜬 눈으로 이 새벽일 다시 깨울 뿐이다. 그렇게 말한다. 너도, 나도, 어디선가 상처를 받은 듯.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눈물을 흘린 듯. 혹은 몹쓸 감정 병에라도 걸려 방황하는 듯.





작가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시 같기도 하고, 짧은 산문 같기도 하다. 길게 하는 말보다 짧게 줄여서 하는 말은 많은 의미를 함축적으로 담고 있어서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말한 사람의 의도를 파악할 수도 있고, 전혀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작가는 1부 '잦은 슬픔, 고독의 연속'에서 사람이라서 아플 수밖에 없다고 이야기를 꺼냈다. 짙게 다가온 고독한 감정이 가져다주는 건 결코 아픔만이 아니라, 당신 이유일 것이라는 설명을 달았다. 결국 어떤 감정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생겨난다는 말이다.



p. 45

피곤할 뿐이다. 살아가는 날들이 그저 피곤할 뿐이다. 온몸이 노곤하다는 듯이 몸에는 힘이 빠져있고 어딘가를 바라보는 시선에서도 초점이 없는 시간들 뿐이다.


p. 81

제가 쓰는 글이라도 잘 되면 당신을 조금 더 편안하게 모실 수가 있을 것만 같은데 그것도 여의치가 않아서 참 많이 아픈 낮과 밤입니다. 그래도 오래오래 살아 계셔주세요. 전 아직 당신이 제게 준 그 은혜를 갚지 못했으니까요.





고독한 감정은 언제 생길까? 아플 때,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냈을 때, 외로울 때, 함께 밥을 먹을 사람이 없어서 혼자 밥을 먹을 때, 누군가 보고 싶을 때, 사뭇치게 그리울 때, 덧없이 나이만 먹었다는 생각이 들 때, 하릴없이 무료한 시간을 보낼 때, 하루 종일 휴대폰에 아무런 진동이 느껴지지 않을 때, SNS에 올릴 만한 밝고 즐겁고 유쾌한 뭔가가 없을 때.


이 책을 읽다 보니, 그런 일이 있었지 하는 생각과 함께 누군가로 인해 격정적인 감정이 되었다가, 누군가의 행복한 미소에 나도 슬쩍 미소짓던 일들이 떠오른다. 하나의 기억은 또 다른 여러 생각들을 꼬리에 꼬리를 물고 떠올라 그 고리를 끊지 않으면 하루 종일 그 생각만 하다가 잠들 것 같다.



p. 234

"마지막 일기"


여전히 끝나지 않았다. 그렇게 아무 것도 달라지는 건 없다. 사는 동안은 늘 상처받고 다시 웃으며 이 시간을 살아갈 것이다. 그것이 이번 생의 이유라면 이유일 것이며, 대비해야만 하는 슬픔이라면 아플 것이다.


그러니까. 블현듯 사라져간 누군가를 기억에서 지우는 일도 다시 그려가는 일도 부지런히 해야만 하겠다.





슬퍼도 슬프다고 이야기하면 안될 것 같은 모종의 합의가 되어 있는 것 같은 사회 속에서 살다 보면 우리는 자신의 감정을 꾹꾹 누른 채 산다. 그러다 누군가는 어느 순간 폭발한다. 누구에게? 자신과 가까운 사람들에게. 그러고는 후회한다.


SNS를 볼 때면 다른 사람들은 참 행복하고 기분 좋은 일만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가, 진짜 그럴까? 하는 생각에 빠질 때가 있다. 그들의 좋은 감정을 폄하할 생각은 없다. 기분 좋은 한때의 사진이나 영상을 올리면 다른 사람들로부터 공감을 얻고 싶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삶이 늘 기분 좋은 일들만 있는 건 아니란 것이고, 다들 좋은 일도 있고 나쁜 일도 있지만 그 중에서 좋은 것만 뽑아서 보여주려고 하는 것 같다는 말이다.


작가는 [감정일기]란 제목의 책을 통해 아프다는 것을 글로 표현했다. 자신이 아팠던 감정과 불편했던 한 때를 떠올렸을 것이다. 어쩌면 성찰이라는 말이 나이 많은 사람이 인생을 되돌아볼 때만 이야기를 하는 건 아닌 것 같다. 이 책은 지난 시간을 되돌아 보게 하는 뭔가가 있다. 슬프고 고독한 감정이 짙게 배어 있지만 삶을 이해하려는 시간들에 대해 공감하게 된다.




이 포스팅은 세나북스 최수진 대표 소개로 받아 열심히 진지하게 때론 고독함도 느끼며 읽고 작성했다.



* 출처 : https://blog.naver.com/twinkaka/222282480497


* [책끌] 박기자의 끌리는 이야기 https://bit.ly/2YJHL6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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