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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다른 길로 가보겠습니다
오늘 지음 / 흐름출판 / 2020년 10월
평점 :
좋아하는 것에 당당하고,
싫어하는 것에 솔직해지고 싶다면...
<오늘은 다른 길로 가보겠습니다>는 8년 차 프리랜서가 말하는 생활 공감 에세이 책이다. 개인적으로 프리랜서 생활을 해본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저자가 친근하게 느껴졌다. 저자는 공간 디자인 회사를 그만두고 나서 일러스트레이터로서 프리랜서의 길을 걷고 있다고 말했다. 그 과정에서 프리랜서로 살아남으려는 도전과 함께 남들과는 다른 길을 선택할 수 있었던 용기와 일상의 즐거움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래픽 분야에서 일하던 사람들 중에는 유난히 프리랜서로 일하는 사람들이 많다. 취재 차 일러스트레이터나 북디자이너와 인터뷰를 한 적이 있는데, 그들은 조직이라는 틀 안에서 보다는 자유로운 공간에서 자신의 재능과 기량을 마음껏 펼쳐 보였다. 자신만의 공간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쓰거나 그리는 사람들이라서 더 멋있어 보였다.
이 책의 저자인 오늘 씨는 여러분은 지금 어느 길을 걷고 있는지, 인생의 어디쯤 걷고 있는지, 이정표와 신호등은 잘 보고 있는지, 아니면 갈림길에 서서 고민하고 있는지 등에 대해 물었다. 자신은 지금도 어느 길을 갈지 헤매고 있는 중이지만 좋아하는 삶을 향해서 나아가려고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는 모두 다양한 면들을 갖고 있다. 그런 면들을 오롯이 바라보고, 인정하고 저질러볼 수 있다면 자신만의 길이 생길 것이다. 살다 보면 막다른 길에서 어찌할 바를 모를 때도 있고, 두 갈래 혹은 세 갈래 길에서 어디로 가야할지 고민을 하기도 할 것이다. 세상이 끝날 것처럼 큰일이란 생각도 지나고 뒤돌아 보면 의외로 별일 아닐 수도 있다.
이 책을 펼쳐보다 피식 웃음부터 났다. 저자는 이미자신을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라고 밝혔는데, 어떤 글이 담겨 있을지 생각하다, 첫 장부터 단편 만화처럼 일러스트 그림이 그려진 걸 보고 나서야 '아~ 맞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림체가 심플하면서도 매력이 있었다. 그녀는 8년 차 프리랜서로 공간 디자인과 일러스트를 겸업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녀가 말하는 프리랜서의 장점은 이렇다. 자신만의 타임 테이블로 자유를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시간을 조절할 수 있다. 아프면 언제든지 병원에 갈 수 있다. 주말에 일을 하고 평일에 쉴 수도 있다. 특히 여행 갈 때가 제일 좋다고. 가능한 여유로운 일정으로 혼자만의 여행을 즐길 수도 있다. 가끔은 엉망이 되기도 하지만 자유롭게 일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저자는 아직 결혼을 하지 않고 아이가 없어서 혼자만의 시간으로 지낼 수 있을 것 같다. 프리랜서 수입은 들쑥날쑥하기 때문에 결혼을 했거나 아이를 키우고 있다면 투잡, 쓰리잡을 해야 할 수도 있다. 혼자가 아니라면 프리랜서는 비추다. 배우자가 능력자라면 이야기는 다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았다.
1장 ‘자유로운 오늘’에서는 프리랜서가 되기까지의 과정과 그 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담백하게 풀어 놓았다. 프리랜서의 장단점과 고민 등에 대해서도 말했다. 2장 ‘오늘의 날씨’에서는 30대의 봄, 여름, 가을, 겨울에 대해 자신의 이야기했다. 특별하진 않지만 재밌는 이야기를 듣는 기분이 들었다.
3장 ‘오늘 바라본 내일’에서는 인생에 타이밍이 온 순간 선택했던 일들과 그것들이 불러온 현재의 모습에 대해 설명했다. 4장 ‘지금 여기, 오늘’에서는 오늘을 사는 일상의 즐거움과 함께 소소하지만 소중한 기쁨이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저자는 어느덧 35살이 됐다며, 어렸을 적에 꿈꿨던 인생은 20대까지가 전부였다고 말했다. 같은 길로 가면 남들에게 평가되고 순위도 정해지지만 아무도 모르는 길을 가면 그만큼 자유로울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인생이라는 길을 사이에 두고 서성이는 독자들에게 소소한 일상에서 느낀 점들을 일러스트로 표현한 이 책은 팍팍한 일상에 단비처럼 신선하게 다가왔다. 이렇게 살아도 될까 싶었는데 살아봤더니 생각보다 잘 살고 있다며, 오늘은 다른 길로 가보자고 권했다.
20대를 지나 30대로 접어들면서 많은 생각을 했던 때가 떠올랐다. 남들은 벌써 이렇게저렇게 살고 있는데, 난 뭘하고 있는 걸까. 이렇게 살아도 될까 등등. 생각과 현실은 같은 무게로 다가오지 않는다. 경제적인 문제, 결혼, 육아 등 산적해 있는 삶의 궤적에는 나의 생각보단 현실을 살아내야 하는 무게가 더 큰 비중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오늘은 다른 길로 가보겠습니다>는 에세이라 큰 부담 없이 볼 수 있다. 만화책 보듯 편안한 일러스트 그림을 보면서 여러 가지 생각의 그림을 그릴 수도 있다. 갈 길이 바쁠 수도 있겠지만 '인생은 바라보는 대로 흘러가는 법이니까'라고 말하는 작가의 일상에 자신의 일상을 잠시 겹쳐보시기 바란다.
에세이의 묘미는 누군가의 삶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그 속에서 함께 느끼고 공감하며 나라면 어땠을까 혹은 이렇게 살아도 될까라며 가볍게 인생의 잣대를 가늠해보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 될 것이다. 남들과는 다른 길을 걷고 있다는 저자처럼 오늘은 다른 길로 출근해 보려고 한다.
이 글은 흐름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 출처 : https://blog.naver.com/twinkaka/222134792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