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은 옳다 네 마음도 옳다
아솔 지음 / SISO / 2020년 9월
평점 :
절판


화학자가 쓴 시는 어떨지 궁금했다. <내 마음은 옳다 네 마음도 옳다>는 두 아이의 엄마이자 시 쓰는 케미스트라고 소개한 이솔 씨의 첫 시집이다. 이 책에는 52편의 시가 담겨 있다. 작가가 사람으로부터 일상으로부터 자기 안으로부터 떠오른 영감을 썼다고 한다.


시를 쓰면서 뜻대로 통제되지 않던 마음과 미워하고 싶던 자신의 모습마저 당시엔 최선이었음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게 되었다고 하는데, 작가의 시를 읽으면서 나 역시 지난날의 후회나 미련으로 얼룩졌던 과거를 이제는 놓아 주려고 한다. 



작가는 과학자가 되는 게 꿈이었다고 말했다. 과학적인 호기심이나 학문적인 관심 때문이라기보다는 왠지 똑똑해 보이고 훌륭한 사람처럼 보였기 때문이라는 것이 이유였다. 장문에 행도 나누지 않은 산문 같은 시들보단 간결해 보이는 짤막한 글로 이루어져 있어서 읽기 쉬웠다.


대신 읽고 나서는 여러 가지 생각이 드는 시도 있었다. 시라는 게 작가의 기분이나 느낌, 생각 등을 한데 버물려 놓은 데다 읽는 사람의 기분이나 마음가짐에 따라서도 다른 느낌이 들기도 한다. 국어 시간에 시를 분석해서 출제자가 내놓은 문제를 푸는 일은 여간 어렵지 않았다.


작문 시간에 긴 소설을 쓰기보단 짧게 쓸 수 있는 시를 쓰는 게 좋겠단 생각을 했었는데, 기자 일을 하다 보니 짧게 요약해서 쓰는 게 오히려 더 어렵게 느껴질 때가 있다. 좋은 시 한 편을 읽으면서 떨어지는 은행나무 잎을 보고 있으니 코로나19가 아니어도 알록달록 붉은 옷을 갈아입었지만 겨울을 기다리는 가을은 쓸쓸해 보인다.





작가는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개인적인 경험이나 느낌, 생각들을, 아니 모든 것을 세상과 나누고 싶다고... 하지만 그렇게 표현해내고 싶은 마음들이 상대에게는 피곤함일 수 있다는 것을 차츰 알게 됐다며, 마음을 한꺼번에 열기보다는 조금씩 여는 방법으로 글쓰기를 시작했다고 소개했다.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던 솔직한 이야기들을 글로 쓰면서 위로받았고, 자신의 이야기를 듣는 사람들이 자신의 편이 된 것만 같아서 기뻤다고 이야기했다. 시는 자신을 마주 보도록 했다며, 마음에서 떠오르는 대로 그냥 썼다고 한다. 짧은 문장. 단어 하나마다 자신의 세상이 된 것 같다며...


연구를 하면서 과학적 본질을 탐구하는 과정이 시로 자신의 본질에 다가가려는 몸짓과 닮아 있었다며, 퇴근 후엔 노트를 펼치고 시를 끄적거린다는 작가의 모습이 그려진다. 나도 시 한 편 써볼까...





이 책에서 좋아하게 된 시를 한 편 소개한다. 최근에 <뉴호라이즌스, 새로운 지평을 향한 여정>이란 책을 읽어서인지, 우주여행이 머나먼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지금도 우리는 우주여행을 하고 있었다는 말에 공감이 간다.



밤 비행기


밤 비행기를 타본 적 있나요

밤 비행기를 탄다면

한 번쯤 창밖을 보세요


깜깜한 어둠

그 속을 들여다봐요

창에 더욱 가까이 그리고 바라보세요


자, 무엇이 보이나요?

그래요. 우리는 우주여행을 하고 있어요


별이 가득한 머리 위 하늘

지금 그곳에 와 있어요


형형색색의 반짝이는 별들이

우리에게 인사해요

너를 만나고 싶었어


지구별 너머 펼쳐진

우주의 멋진 선물을

이 순간 놓치지 말아요





이 글은 SISO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분석해 작성했다.




* 출처 : https://blog.naver.com/twinkaka/22213058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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