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완전한 것들의 기록
안리나 지음 / 필름(Feelm)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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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신이 있는 것은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일 뿐이다.”



<불완전한 것들의 기록>은 온몸에 문신을 새긴 타투이스트 안리나의 삶에 대한 이야기이자, 그녀의 생각을 사진과 함께 담은 포토 에세이다. 저자의 아름다움 모습은 많은 관심과 응원을 받기도 했지만 문신에 대한 거부감으로 심한 악플에도 시달렸다. 자신을 바라보는 불편한 시선으로부터 이제는 자유로워졌다는 그녀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어떤 면에서는 나와 닮아 있기도 했고, 나와는 다른 생각과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남들과 다르다고 해도 틀린 것은 아니다. 하지만 대중의 심리는 틀리다는 쪽에 무게가 실린다. 쉽게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우리 사회에서 전 세계가 열광하는 문화 콘텐츠인 K팝이 탄생했다는 점은 아이러니하다. 그녀는 <불완전한 것들의 기록>에서 자신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사회적으로 타투에 대한 인식과 가치관을 바꾸고 증명해 내고 싶다고 말했다.


타투이스트로서뿐만 아니라 한 아이의 엄마로서 그녀가 성장해 가는 모습은 일반 우리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문신이라는 외면에 비취지는 모습에 응원을 하는 한쪽이 있으면 반대쪽에서는 불편한 시선을 감추지 않고 때로는 적대감을 드러내기도 한다.



그녀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오는 슬픔, 우울, 이별의 아픔 등을 담담히 이야기한다. 그녀가 말하는 '사랑의 정의'에서 공감되는 부분이 있었다. 그녀에게 '사랑'은 상대방에게 바라는 것 없이 그 사람의 고통까지 안아 줄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녀는 아낌없이 주는 만큼 사랑받고 싶은 것이 사람 마음이고 자꾸만 바라게 되는 것이 사람 욕심이라며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더 이상 자신과 같은 온도로 사랑을 요구하지 않는다며, 모두가 자신에게 맞는 온도로 사랑한다는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게 된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상대방에게 자신과 같은 온도로 사랑해 달라고 매달릴 필요가 없다며, 자신의 온도에 맞게 자신의 사랑에 충실하면 그만이라고 그것이 자신이 생각하는 '온전한 사랑'이라고 말했다. 생각해 보면 나 역시 같은 온도로 상대방에게 사랑해 줄 것을 요구하고 그러지 못하다고 느낄 때 서운해하지 않았을까.



이 책에는 불완전한 삶 속에서 때로는 상처받고, 때로는 쓰러지는 안리나의 모습이 담겨 있다. 그러면서도 두 팔을 벌리고 자기만의 중심을 잡기 위해 나아가는 그녀의 용기와 삶에 대한 의지에 박수를 보낸다. 그녀의 이야기 중에 '아이'에 대한 이야기도 관심을 끌었다. 그녀는 엄마가 되면서 많은 시간과 건강을 잃었다고 이야기했다. 자신도 잃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모래를 삼키고 진주를 만들어내는 조개의 심점을 이때 알았다고 말했다. 온몸이 부서질 것처럼 정신적, 신체적으로 고통스러워도 그 고통을 견디고 세상 밖으로 나온 아이를 보는 순간, 아이의 웃을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작은 입을 오물거리며 '엄마'라고 아이가 옹알이를 하는 순간에는 진짜 엄마가 되었다는 것을 실감했다고. 때때로 힘든 순간이 찾아오겠지만 그녀는 엄마로서의 삶과 아이로 인해 좀 더 성장할 것이라 믿는다.




나도 가끔 하늘을 본다. 카메라나 휴대폰으로 빌딩 숲 사이로 얼굴을 내민 하늘을 무심히 찍고 기록한다. 구름 낀 하늘도 좋고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도 좋다. 해 너미가 시작되는 붉은 노을에 마음이 설레고, 밤하늘의 까막 장막도 한참 올려다보곤 한다. 타투이스트 안리나도 좁은 틈새로 보이는 하늘은 답답하고 숨 막히는 도심에서 탈출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였다.


이 책은 이러한 불완전한 삶 속에서 서로의 불완전함을 받아들이고 함께 나아가고자 하는 저자의 기록이 담겨 있다. ‘늘 착해야 해.’ ‘늘 잘해야 해.’와 같은 압박감과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며 스스로의 삶을 소중하게 지탱하지 못했던 날들에 대한 반성과 함께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가기 위해 한 단계 한 단계 성장해 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삶은 불완전하다. 혼자가 아닌 누군가와 이어지는 관계 속에서 살아가야 하기 때문에 삶은 완전할 수 없다. 불완전한 삶을 더 지치고 더 힘들게 만드는 것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비롯된다. 사람에 지치고 관계에 무너지고 흔들리는 일상과 우울함에서 벗어나 스스로를 믿고, 자신이 원하는 대로 당당하게 걸어 나아갈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면 이 책이 위로가 되어줄 것이다. <불완전한 것들의 기록>은 길의 끝에서 모두가 해피엔딩을 맞이하길 바라고 있다.



이 책은 필름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분석해 작성했다.



* 출처 : https://blog.naver.com/twinkaka/222103734811

문신이 있는 것은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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