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오늘도 너무 잘 샀잖아 - 확고한 기준으로 가치를 소비하는 이 시대의 생활비법
안희진 지음 / 웨일북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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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오늘도 너무 잘 샀잖아>는 돈을 물 쓰듯이 쓰고, 글을 돈 쓰듯이 쓰는 작가의 ‘쓰기’ 생활에 대한 에세이 책이다. '책 제목 잘 지었네'하는 생각하다가 '난 쇼핑에 얼마나 관심을 갖고 있지?' 하는 생각을 해본다. 마트를 가건 백화점을 가건 필요한 것만 오프 매장에 가면 살 거 사면 뒤돌아 보지 않고 나오는데, 온라인 쇼핑은 쉽게 '안녕' 하고 나오진 못하는 것 같다. 너무 많은 상품을 끝도 없이 보여주기 때문에 원하는 상품을 찾는게 쉽지 않다.



책상 의자가 수명을 다해 온라인으로 구입했는데, 기본 외에 옵션이 많아 구매 건수가 많은 걸 주문했더니 목받침도 없고 의자 쿠션이 영 별로다. 오프 매장에서 봤다면 앉아도 보고 재질도 만져보고 여러 가지 변수를 생각했을 텐데, 온라인은 주문도 빠르고 쉽게 구입할 수 있지만 온라인으로 보여주는 영상 체험이 내 경험과 일치하지 않을 때가 더 많은 것 같다.


이 책의 저자는 한 번도 산 걸 후회한 적 없다고 했다. 소비에는 언제나 진심을 다한다는 작가는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된 상황에서 집과 회사를 오가고 있지만 소비에 열을 올리지 않은 적은 없다고 이야기했다. 자타 공인 소비요정답게, “완전 거저잖아!”를 연발하며 물건을 사는 일에 거리낌이 없다고 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지? 돈을 잘 버나? 적은 금액이라도 자주 지름신을 부르면 월말에 카드 고지서가 부담될 텐데...



덕후에게 제일 중요한 건 일코다. 일코란 일반인 코스프레를 줄인 말로 누가 봐도 유난스럽지 않은 일반 사람처럼 보이는 것. 덕후지만 덕후답지 않게 쿨내를 뿜어내는 것. 하지만 인생은 내 마음처럼 흘러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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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작가는 회사에서 매일 택배를 받는다고 했다. 동료들은 혀를 쯧쯧 차지만, 작가는 타인의 시선쯤이야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고. 물건을 고르는 데도 나름의 철학이 있다고 했다. ‘어차피 살 거면 빨리 사자’가 기본 옵션이라나. ‘굳이?’라는 생각까지 들게 하지만 누구나 가지고 있는 물건을 정가보다 더 싸게 사는 일도, 천 원짜리 스테인리스 빨대보다 배송비가 더 비싸면 남들을 꼬셔 공동구매하는 일도 작가에게는 신념 같은 일이라고 설명했다.


친구 중에 지름신이 강림하사 국내에서는 이제 더 눈길을 줄 만한 제품이 없다나, 해외로 원정을 다니신다. 주말에도 집콕해야 하는 위드(with) 코로나 시대가 되다 보니 해외 온라인 쇼핑몰은 해외 주식시장 못지 않게 성황이란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역시 박봉 중의 프로 박봉러로 살아서인지 백만장자가 된다고 해도 뭘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아빠 차도 바꿔주고 집도 사고 싶지만 거액은 써본 적 없는 게 함정. 얼만지도, 뭐가 좋은지도 잘 몰라서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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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매일 택배가 온다고 했다. 매일은 아니지만 내 경우엔 서평 신청으로 당첨(?)된 책들이 2~3일에 1~2권씩 몇 달째 받고 있다. 작가는 사는 행위에 늘 진심과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내 친구도 '이번 달은 카드빚으로 망했다'고 하면서도 그새 뭘 또 샀다가 자랑에 바쁘다.


작가는 승진한 기념으로 코트를 사고, 친구를 위로하려고 기프티콘을 보낸다고. 사소한 소비로도 오늘 치 행복을 누릴 수 있다나. 어쩌면 소비는 사람과 사람 사이를 연결해 주는, 말 대신 감정을 표현해 주는 통로일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쉽게 와 닿진 않지만 쇼핑에 대한 진심이 느껴진다.



회사에서 일 잘하는 사람은 어떤 도구를 써도 상관없다. 그러나 평소에 쇼핑을 잘 하는 사람은 도구 핑계가 필요하다. 그래서 나는 근무지를 옮김면서 수십 개의 사무실 친구들을 돈으로 불러 모았다. 그 종류로는 모니터받침대, 인체공학 무선마우스, 블루라이트 차단 안경부터 데스크 오거나이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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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행복을 아껴서 내일 좀 더 행복한 것은 싫다'는 말에 공감이 간다. 새로 산 건 아꼈다 써야지 했는데, 언제부턴가 좋은 건 먼저 쓰자는 생각으로 바꿨다. 대신 한번 살 때 좀 더 좋은 걸 사자는 주의다. 근데 어제 산 의자는 싼 걸 샀는지 모르겠다. ㅡㅡ;


'시간이든 돈이든 글이든 모으는 것보다 일단 쓰는 게 좋다'는 작가의 말에도 공감을 하면서 '돈으로 살 수 있는 행복은 바로 산다'는 말에는 쉽게 공감하진 못하겠다. 행복은 사는게 아니라 느끼는 것이니까. 아무튼 이 책은 단순하고 대책 없어 보이는 작가의 소비 행동에서 피식 웃음이 나고 다소 어이없어 보이는 행동에도 소소한 행복의 경험을 그때그때 누리자는 생각에 호감이 간다.




이 책은 웨일북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썼다.



* 출처 : https://blog.naver.com/twinkaka/222088866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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