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살인 1
베르나르 미니에 지음, 성귀수 옮김 / 밝은세상 / 2020년 7월
평점 :
절판


베르나르 미니에(Bernard Minier) 작가의 <물의 살인(Le Cercle)>은 프랑스 남서부에 위치 한 작은 대학 도시 ‘마르삭’에서 발생한 여교사 살인사건을 다룬 장편소설이다. 그는 데뷔작 <눈의 살인>으로 코냑 추리소설 대상을 수상했고, 프랑스 M6텔레비전에서 6부작 드라마로도 제작되어 최우수 TV 시리즈상을 받았다고 한다. 작가는 '형사 콜롬보'의 콜롬보 형사처럼 <눈의 살인>에 등장했던 마르탱 세르바즈 형사를 <물의 살인>으로 소환해 사건 해결에 나선다.




올리버는 빗장을 돌려 창문을 열었다. 순간, 습기가 훅하고 안으로 밀려들었다. 빗줄기가 얼굴을 때는 가운데 맹렬히 눈을 깜빡이며, 그는 고정된 눈알의 플라스틱 얼굴들이 바글바글 모인 지점을 노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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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대비가 퍼붓던 날 마르삭고교의 여교사 클레르가 고급 주택가의 자택 욕조에서 밧줄로 온몸이 꽁꽁 묶인 채 사체로 발견된다. 헌병대에 최초로 신고한 사람은 이웃집 노교수 올리버 윈쇼로 90세를 바라보고 있는 나이다. 그의 집에서 내려다보면 살해된 여교사의 저택과 정원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여교사 사체의 목구멍에는 불이 켜진 손전등이 끼어 있고, 정원의 풀장 수면에는 19개의 인형이 떠 있어 괴기스러운 느낌을 준다. 집안에는 볼륨을 최대한 높인 채 말러의 음악이 흐르고, 약에 취한 듯 정신이 혼미한 상태인 청년 위고가 풀장 가장자리에 앉아 있다가 경찰에 체포되는데... 참고로 오스트리아의 작곡가이자 지휘자였던 말러(Mahler, Gustav)는 바그너의 음악에 영향을 받았다고 알려져 있다.





세르바즈는 바닥을 자세히 들여다보기 위해 욕조에 바짝 접근했다. 그런데 한 걸음 다가서기 무섭게 움찔하며 뒷걸음치지 않을 수 없었다. 푸른 눈을 크게 치뜬 여자가 마치 기다렸다는 듯 그를 쳐다보고 있었다. 물론 그럴 수 없다는 건 명백했다. 죽은 자의 눈빛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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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의 추억이 녹아들어 있는 마르삭의 사건 현장으로 출동한 세르바즈 경정. 그는 피해자의 집에서 발견된 음악 CD를 보고, 형사 생활 중 가장 끔찍했던 살인사건을 떠올리게 된다. 2년 전 겨울 치료감호소를 탈출해 사라진 연쇄살인마 쥘리앙 알로이스 이르트만의 그림자를 발견하게 되는데...


주네브 고등법원에서 검사로 재직하는 동안 무려 40여 명의 여성을 납치 살해한 쥘리앙 이르트만이 철통같은 보안을 자랑하는 치료감호소를 탈출한 이후, 프랑스 경찰은 특별수사팀을 편성해 18개월 동안 추적했지만 결국 검거에 실패하는 한편 흔적조차 찾아내지 못한다.




저택의 전등이 환하게 불을 밝힌 가운데 풀장의 수면 위에서 물결이 일렁일 때마다 흔들리는 인형들, 욕조에서 공포에 질린 눈을 미처 감지도 못하고 익사한 여교사의 사체, 집안 가득 울려 퍼지는 말러의 음악 등 사건 현장의 모습은 여러 가지 면에서 이르트만이 과거에 남긴 행적과 닮아 있다.


살인사건 현장을 둘러보고 나서 희생자가 누구인지 신원을 파악한 세르바즈는 불길한 예감에 휩싸인다. 그의 딸 마르고가 살해된 여교사가 근무하는 마르삭고교에 다니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현장에서 체포된 청년 위고는 딸과 같은 반이고, 위고의 엄마 마리안은 오래전 헤어진 그의 연인이기 때문이다.


<물의 살인>은 독자가 형사 콜롬보 아니, 세르바즈 경정이 되어 사건 현장의 단서를 찾고 범인을 쫓아가는 미스터리 스릴러의 전형을 보여주는 소설이다. 꼼꼼하게 들여다보고, 앞에 읽었던 내용을 다시 찾아보면서 사건 해결을 위한 실마리를 찾아보면서도 긴장감을 늦출 수 없다. 범인은 누구이고 그는 어디에 있는지 1권에 이어 2권에서 찾아보시기 바란다.



* 출처 : https://blog.naver.com/twinkaka/222056020067


엽기적 살해 현장 주변을 맴도는 연쇄살인의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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