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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륜 감별사 - 미스터리 로맨스
마키림 지음 / 바이북스 / 2020년 7월
평점 :
<불륜 감별사>의 저자인 마키림은 9년 전 스치듯 지나쳤던 '세상엔 우리가 모르는 것이 존재하지 않을까'라는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미스터리 로맨스 한 권으로 출간했다. '사랑과 이별에도 균형이 있다'라는 독특한 평행이론에서 출발한 <불륜 감별사>는 사랑과 이별에도 균형이 있어서 어느 한쪽이 많거나 적으면 안 되기에 누군가 조정해 주어야 한다는데 초점을 맞췄다. 그 역할을 하는 것이 '불륜 감별사'란 말인가?
누군가를 좋아하다 보면 같이 있고 싶고 결혼해서 아이도 낳아 살게 된다. 그러다 성격 차이로, 애정이 식어서, 누군가와 바람이 나서... 등등. 좋아한다고 말할 땐 하늘에서 별도 따줄 것 같았는데, 이별 공식을 쓰는 사람들은 매정하게 돌아선다. 때로는 법정 다툼도 벌이고 서로의 몸과 마음에 깊은 생체기를 남기기도 한다.
<불륜 감별사>에서 주인공 야니 존슨은 쿡앤 식품회사 기획팀에서 일하고 있다. 그는 부업으로 미야쇼라는 회사에서 요원으로 일한다. 미야쇼에서 하는 일은 아르바이트처럼 간단한(?) 일이지만, 일을 성사시키면 식품회사 급여의 몇 배 이상의 돈을 벌 수 있다. 그는 불륜 감별사로 일하면서 사랑하고 있는 자의 이별을 성사시켰을 때 1천 달러를 받는다.
야니는 때때로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만 아내와 이혼 이후, 자신의 어머니에게 아이를 맡겨 키우면서 늘 돈 부족에 시달리고 있어 일을 그만두지 못한다. 미야쇼는 사랑과 이별에 균형이 필요하다고 믿는 곳이다. 서로 사랑하고 있다면 누가 옆에서 이별을 부추기더라도 견뎌낼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겨내지 못하면 불륜과 다름없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불화의 시작은 사소한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작은 불화의 불씨들이 모이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 격한 감정에 몰입하게 되는 큰 불씨가 되고 끝내는 몸과 마음을 태워버리고 헤어지는 수순을 밟게 된다. 미야쇼는 세상에 사랑이 향기가 짙어지면 이별을 하게 만드는 작업에 돌입한다.
미야쇼 요원들이 하는 일을 '코메디토'라고 부르는데, 이를 위해선 '커루' 즉 다른 사람의 모습으로 변하는 능력을 익혀야 한다. 이렇게 다른 사람으로 변한 상태로 연인들 사이에 끼어들고 이들의 유혹해 결국 서로 헤어지게 만든다.
그는 이 일을 몇 번 해보고 나서 사람들이 너무나 쉽게 사소한 일에도 틀어져서 사랑하던 사람과 헤어지는 이별을 목격하고 놀란다. 이 일을 그에게 제안한 사람은 그란시아다. 그녀는 그를 짝사랑하고 있다. 야니가 애인과 헤어지면 자신에게 올 것으로 기대했지만 그는 동료 이상의 감정을 보이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야니는 살인 현장을 목격하게 되고 도망가는 용의자를 보는 순간 충격에 빠진다. 사람을 죽이고 총을 들고 반대편으로 뛰어가는 사람은 다름 아닌 반년 전에 헤어진 연인 리헤르였다. 그는 그녀를 잊지 못한 채 지내왔다. 사건 현장을 지키다 제라드 스미스로 변한 그란시나는 리헤르가 쏜 총에 맞아 죽고, 이를 목격한 야니는 괴로워한다. 그는 이제 어떻게 할 것인가?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야니, 그를 기다리는 그란시나, 떠나버린 리헤르를 그리워하는 야니. 이들은 엇갈린 운명처럼 시선은 다른 사랑을 향하고 있다. 사랑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사소한 다툼으로 포기하고 헤어지는 이별을 선택하기도 한다.
<불륜 감별사>는 독특한 발상을 통해 사랑에 대한 정의를 묻고, 헤어지는 이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한 번 더 질문을 던진다. 당신의 사랑을 방해하는 것은 무엇인가? 왜 그런 일이 생겼고 해결 방법은 없는가? 이 책을 읽으면서 고민해 보시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