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클래스메이트 1학기 + 2학기 - 전2권
모리 에토 지음, 권일영 옮김 / 스토리텔러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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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스 메이트>를 쓴 모리 에토 작가 작품은 이번에 처음 읽었는데, 일본 문학에서 꽤 유명한 여류작가라고 한다. 개인적으로 일본 소설을 많이 읽은 건 아니지만 그녀의 작품은 따스하면서도 힘차고 깊이 있는 작품 세계로 폭넓은 독자층을 갖고 있다고 해서 기대됐다. <클래스 메이트>는 총 2권으로 되어 있는데, 아동문학을 많이 써온 작가의 따스함이 묻어났다. 1권 1학기와 2권 2학기로 중학교 1학년 시절을 소개했는데, 책을 읽다 보니 나의 중학교 시절이 떠올랐다.


중학교 시절 중에서도 내겐 졸업반이었던 중3 시절이 어느 학창 시절 보다 가장 많이 기억에 남아 있다. 고등학교 졸업 후 10년이 더 지나 다시 만났던 반 친구들은 서로 변한 모습에 놀랐다. 그때는 친하지 않았지만 세월이 지나고 만나니 반가웠고, 순수했던 시절을 떠올리며 밤새 술잔을 기울였다. 그러다 세월이 더 지나면서 각자의 삶에 충실하다 보니 어느새 연락이 되는 친구 보다 안 되는 친구들이 많아졌다. 아쉽지만 잘 지내고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클래스 메이트>는 기타미제2중학교 1학년 A반을 중심으로 처음 만난 소년, 소녀들의 새로운 학교생활에 대한 이야기가 전개된다. 좁은 교실 안에 모인 아이들은 서로 다른 초등학교에서 왔거나 같은 학교 출신이라도 잘 모르던 친구들과 한 반이 된다. 이들의 설렘과 기대감은 초등 때와는 확연히 달라진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노력에서부터 시작된다.



보통 1~2명 정도를 주인공으로 해서 이야기가 전개되는 소설과 달리 <클래스 메이트>는 같은 반 24명의 아이들의 입장에서 바라보고 있다. 이들은 친구 관계, 장래희망, 첫사랑, 자존감, 성에 대한 호기심, 시기, 배신 등 각자의 삶에 대해 고민과 함께 다른 친구들과의 우정 사이에서 갈등한다. 자기 인생의 주인공이 되고 싶은 십대 아이들의 섬세한 감정 표현이 인상적으로 흐르고, 주변 환경에 대한 섬세한 묘사와 잘 어우러져 있다. 책을 읽다 보면 한편의 일본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처럼 수채화 톤으로 흐르는 장면을 보고 있는 느낌을 받게 된다.

초등 때와는 다른 모습으로 자기 스스로를 변화시키고 싶은 치즈루는 평소 관심 없던 동아리를 찾아 헤맨다. 친구들 사이에서 버림받지 않을까 걱정하는 시호린, 인기인이 되고 싶다는 마음에 친구를 도둑으로 몰다 오히려 혼자가 되는 소타, 처음 생긴 친구와 사랑의 라이벌이 될지 모른다는 생각에 애가 타는 리오와 아리스, 반장이 되고 싶었던 유카, 꼴찌에 가까운 애들을 찾는 가호, 엄마가 잘라준 머리가 창피한 하세칸, 자신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지휘봉을 맡아 합창 경연 대회에 참석하는 신페이 등. 중학교 1학년이 된 아이들의 자아 찾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너무나 눈부셔서 눈물이 날 것 같은 그 시절의 소소한 일상은 영화의 엔딩 필름처럼 빠르게 지나간다. <클래스 메이트>는 1학기와 2학기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들을 되짚어 보면 여러 가지 복선을 통해 이야기를 하나의 흐름으로 이끌어가는 작가의 작품 세계에 빠져 있는 자신을 보게 된다.

그때는 왜 아무것도 아닌 일로 이런저런 고민을 하며 밤을 지새웠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지만 그런 시절이 있었기에 지금 더 단단한 삶을 살고 있는 것 같다. 누구나 한 번쯤 되돌아가고 싶은 리즈 시절의 아련한 추억 속으로 떠나보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시길 추천한다.




1등이 아니면 어때, ‘진짜 나‘를 찾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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