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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작은 출판사를 소개합니다 - 혼자 일하지만 행복한 1인 출판사의 하루
최수진 지음 / 세나북스 / 2020년 7월
평점 :
<내 작은 출판사를 소개합니다>는 1인 출판사 운영 6년 차에 접어든 세나북스 최수진 대표가 1인 출판사를 열고 운영하는 과정에서 느꼈던 점들에 대해 소개한 책이다. 최 대표는 자신처럼 1인 출판사를 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이 가이드가 되었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 책을 읽어 보면 1인 출판사로 산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출판과 글쓰기의 상관관계, 그리고 1인 출판사의 일상과 인쇄, 유통 과정과 어떻게 친해지는지 등 1인 출판사의 단면을 들여다보게 된다. 또한 1인 출판사 대표로 출판사를 운영하고 있는 최대표의 고민과 열정, 앞으로의 계획을 엿볼 수 있다.
내 주변에도 1인 출판사를 운영하면서 꾸준히 책을 출간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서 그들을 다시 보니 참 대단하단 생각이 든다. 출판사를 혼자서 운영하는 일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최대표는 IT 기업에 다니다 1인 출판사로 직업을 바꿨다고 했다. 내 경우엔 IT 분야에서 기자로 일하다 여러 매체를 거치면서 CAD, CG, IT, 영화, 애니메이션, 게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취재를 했다. 그러다 1인 미디어 스타트업에도 참여했지만 창업은 보기 좋게 실패했고, 지금은 다시 IT 매체에서 일하고 있다.
다시 직장인이 되고 보니 나의 최대 로망은 돈 많이 벌어서 조기에 은퇴하는 것이다. 또 하나가 있다면 자신이 좋아하는 일만 하면서 열정적으로 일하다 생을 마치는 것이다. 그런 로망 중 하나가 직접 출판을 해보는 것인데, 이 책을 보면서 1인 출판사가 어떻게 하루를 보내고 있는지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해 볼 수 있었다. 최대표는 직장을 다니고 있더라도 좋아하는 일이 있다면 망설이지 말고 이모작에 도전해 보라고 말했다. 꿈은 소중하다는 것이 그녀의 지론이다.
다시 강조하지만 혈혈단신, 혼자라면 해볼 만하다. 그러니 한 살이라도 어릴 때, 젊을 때 도전해야 마음이 편하다. 아, 그리고 배우자가 직업이 좀 확실하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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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알고 있는 1인 출판사 사장은 출판 기획부터 편집, 디자인, 마케팅까지 혼자서 모든 걸 하고 있다. 이 모든 일들이 열정만 있다고 해서 가능해 보이진 않는다.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서려면 경제적인 면이 뒷받침되어야 하는데, 사실 이게 가장 어려운 일이다. 잘못하면 책 한두 권 내고 사업을 접는 경우도 많이 봤기 때문이다.
최 대표는 1인 출판사로 성공하려면 단순히 책 만드는 지식만이 아니라 출판 기획과 프로듀서적인 역량, 그리고 경영 마인드 등을 두루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1인 출판사를 운영하려면 뛰어난 텍스트 이해력과 콘셉트를 잡는 능력도 갖춰야 한다. 출판 프로세스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하나부터 열까지 알고 있어야 낭패를 보지 않는다.
출간 기획서를 쓸 때 작가가 자신의 원고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 하고 차별성이 있어야 하며 매력적인 주제여야 한다. 그리고 출판사들은 주로 트렌드, 시기성을 본다. 아무리 좋은 내용도 트렌드에 안 맞으면 출간이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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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표는 출판 일이 너무 좋거나 재미있고 반쯤, 아니 어쩌면 좀 많이 미쳐야 한다고 말했다. 자신에게 자꾸자꾸 물어보면 좋다며, 정말 이 이일이 아니면 안 되는가?라고 다시 물어봐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아무리 힘들어도 이 일을 포기하지 않을 자신이 있는지, 적어도 3년은 성과가 두드러지게 나지 않아도 버틸 수 있는지? 이런 질문을 계속 자신에게 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녀는 책 읽기, 글쓰기를 너무나도 좋아하고 지금 하는 일이 너무 재미없다면 하고 싶은 일을 시작하라며, 1인 출판사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1인 출판사를 한다면 출판 외에도 마케팅, 홍보도 모두 혼자 다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직원을 고용한다고 해도 내 일이 아닌 만큼 열정을 갖고 하진 않는다는 것이다.
작은 출판사라도 반드시 색깔을 하나로 가야 하는 것도 아니다. 독자의 니즈만 잘 파악할 수 있다면 다양한 분야의 책을 내도 된다. 당연히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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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표는 출판을 시작하기 전에 경험은 없더라도 어느 정도는 이론으로 무장해야 한다며, 관련 책은 물론 세미나나 강좌가 있다면 열일 제치고 들어보라고 조언했다. 또한 지금 하는 일이 글쓰기와 직결된 일이라 행복하다며, 작가들과 함께 기획 회의를 하고 아이디어를 모아 책을 만드는 작업도 여전히 재밌고 신나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 정도로도 충분하다고. 그러기 위해서는 기획력을 길러야 한다. 물론 출판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기획력은 원탑이다.
올해 초 독서카페 회원으로 활동하다 세나북스 책 서평을 맡게 됐다. 이 일이 인연이 되어 새 책이 나오면 읽어보라고 한 권씩 보내주신다. 그러니 열심히 읽지 않을 수 없다. 열심히 읽다 보니, 이 책을 읽어보라고 권하지 않을 수 없다. 책 읽기를 좋아하고, 자신이 만든 책을 내고 싶고, 1인 출판사를 꿈꾸고 있다면 꼭 이 책을 참고해 보시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