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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 북
다니엘 립코위츠 지음, 이정미 옮김 / 디자인하우스 / 2020년 4월
평점 :
어렸을 땐 종이접기가 최고의 놀이였다. 그러던 어느 날 조립식 로봇 장난감을 알게 되면서 작은 취미가 생겼다. 세뱃돈이나 용돈을 조금씩 모아 조립식 장난감을 하나둘 사서 모으는 재미에 폭 빠졌다. 초등학생일 땐 그렇게 열심히 모았는데, 중학생이 되면서 사촌동생에게 미련 없이 넘겨 줬다.
조립식 장난감의 최고봉이라 할 수 있는 레고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건 직장 생활을 하면서부터였다. 어린 조카에게 줄 선물을 고르다 우연히 레고로 만들어진 스타워즈 시리즈를 보고 한마디로 꽂혔다. 어린이날 선물로 딱이었다. 하지만 생각했던 모델은 가격이 비싸 좀 더 작은 레고를 선물했었다. 그렇게 레고 장난감은 생일이나 어린이날 아이들을 위한 최적의 선물이 되었다.
<레고 북>을 읽다 보니 지금까지 알고 있던 '레고(LEGO)'의 정식 명칭은 '레고 브릭'이란 것도 알게 됐다. 레고 브릭은 안쪽의 튜브와 위쪽의 스터드로 되어 있는 조립식 형태의 블록으로, 상상하는 거의 모든 것을 만들 수 있게 되어 있다. 1958년에 레고 브릭을 특허 출원한 레고 그룹은 전 세계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에게도 끊임없는 영감을 주며 각광받고 있다.
레고는 1916년 덴마크인 도목수 올레 키르크 크리스티안센이 빌룬이라는 작은 마을에서 목공소를 사들여 집을 짓고 가국 제작 사업을 시작한 데서 출발한다. 1932년 세계 대공황으로 목공소가 폐업 위기에 몰리자 올레는 아이들을 위한 다양한 장난감을 제작하는데 자신의 목공 기술을 활용한다. 올레의 나무 장난감은 요요, 나무 블록, 줄로 끌고 다니는 동물, 다양한 종류의 자동차로 예쁜 색깔이 더해져 인기를 모았다.
1947년 올레는 영국에서 플라스틱 사출 성형기를 구입했고, 1951년에 레고 장난감의 절반이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졌다. 레고 브릭의 전신은 1949년에 제작된 '자동 결합 브릭'이다. 처음에는 레고가 만드는 200여 종의 플라스틱과 나무 장난감 중 자동 결합 브릭 제품은 몇 개 되지 않았다.
레고의 초기 플라스틱 장난감 제품군 중에서 가장 크게 성공한 것은 1952년에 제작한 '퍼거슨 트랙터'였다. 당시 유럽에서는 산업화된 농업이 인기가 높았다. 말에서 트랙터로 바뀌던 시기에 나온 퍼거슨 트랙터는 1950년대 아이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1954년 고트프레 키르크 크리스티안센은 영국의 한 장난감 박람회를 둘러보고 와서 구조화된 제품 시스템을 만들기로 결심하는데, 이때 자사의 레고 브릭이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레고는 브릭이 많을수록 더 많은 놀이의 가능성이 열린다는 생각을 가졌다. 이러한 고민 끝에 1955년 여러 건물을 세트로 구성한 '타운 플랜'이 출시됐다.
이후 아이들은 새로운 타운 플랜이 나올 때마다 더 많은 레고 브릭을 이용해 더 새롭고 좋은 타운을 만들기 시작했다. 레고는 레고 브릭을 완벽한 조립용 장난감으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으로 브릭을 단단하게 결합하고 해체할 수 있도록 제작하는데 힘썼다. 1958년 1월 28일, 고트프레는 레고 브릭과 브릭 조립 시스템에 대한 특허출원서를 제출했다.
레고는 브릭의 맞물리는 힘을 강화하는데 몇 가지 방법을 고안했다. 브릭 밑면에 튜브 3개를 추가해 그 공간과 브릭 윗면에 달린 스터드가 서로 완벽하게 맞물리도록 하는 것이었다. 또한 튜브 2개를 추가해 브릭을 만들거나 브릭 밑면 안에 십자 모양을 만들어 연결하는 등 대안을 찾았다.
특허받은 레고 브릭의 맞물림 기능은 모든 연령대의 사용자가 조립을 통해 상상력과 창의력을 무한대로 펼치고 표현할 수 있도록 해준다. 레고 시스템에 들어 있는 각각의 브릭은 다른 모든 브릭과 다양한 형태로 연결될 수 있으며, 브릭이 많아질수록 마음껏 창작할 수 있는 가능성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레고는 놀이의 개념을 바꿨다. 모든 레고 세트는 창의적 잠재력을 담고 있는 장난감 세트로 인식되고 있다. 레고 미니피겨를 비롯해 자동차, 집, 배, 성, 우주선 등 레고를 이용한 다양한 테마는 무궁무진한 역할 놀이를 통해 창의력을 길러주고 공감 능력과 사교성 발달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이제 레고는 슈퍼맨, 아이언맨 등 슈퍼히어로는 스폰지밥, 스타워즈, 인디아나 존스, 닌자고, 반지의 제왕 등 만화, 애니메이션, 영화 속의 캐릭터와 배경을 기반으로 우주, 클래식 성, 해적 시리즈 등 레고만의 새롭고 흥미로운 시리즈를 만들어가고 있다.
레고는 '레고 60주년'을 기념해 레고 브릭을 대표하는 '공항 셔틀'을 비롯해 '노란색 성', '카리브의 해적선', '갤럭시 익스플로러'의 마이크로 모델과 '60년'이라는 글자가 찍힌 '기념 타일'을 선보였다. 레고 그룹의 예르겐 비그 크누스토르프 최고경영자는 사람들이 레고 브릭에 열광하는 이유로 세 가지를 들었다.
첫째, 레고 브릭은 언제 봐도 새로운 장난감이라는 점이다.
둘째, 레고 브릭은 장난감 이상의 놀이 도구로 아이들의 교육을 위한 응용 프로그램으로도 활용 가능하다.
셋째, 레고 브릭은 놀이를 통한 협동 정신과 사교성을 길러준다.
<레고 북>은 레고 브릭을 발명한 회사에 대한 역사부터 그동안 출신한 다양한 레고 작품들에 대한 정보가 가득하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다양한 레고 브릭으로 만들어진 완제품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책이다. 이 책 한 권만 있으면 레고에 대해 궁금했던 모든 것을 알 수 있다. 이 책은 디자인하우스에서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분석해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