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여행으로 만난 일본 문화 이야기 - 책과 드라마, 일본 여행으로 만나보는 서른네 개의 일본 문화 에세이 책과 여행으로 만난 일본 문화 이야기 1
최수진 지음 / 세나북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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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 년 전, 3~4일 정도 잠깐 일본을 다녀온 뒤로 일본을 가본 적은 없다. 그때 알게 된 '아리가토, 스미마셍' 정도의 짧은 일본어만 구사할 수 있을 뿐이다. 일본 애니메이션과 만화를 좋아함에도 불구하고 내게 일본은 먼 나라란 이미지가 강하다.

최근에도 계속되고 있는 위안부 합의 문제를 비롯해 지난해 6월 일본의 한국 제품에 대한 무역 제제로 시작된 일본 제품 불매운동, 코로나19 확산으로 한국을 출입제한국으로 선언하며 계속되고 있는 일본의 똥볼 차기에 진력이 난 터라. 최근 들어 일본이 우리나라에 취하고 있는 이러한 조치들은 우방국이라 생각할 수 없다. 자신들이 지배했던 나라에 대한 자만에 가득 찬 독선일 뿐.




<책과 여행으로 만난 일본 문화 이야기>를 쓴 세나북스 최수진 대표는 20대 후반에 일본 어학연수를 시작하며 일본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된 것이 터닝 포인트가 되었다고 소개했다. 이때의 경험을 토대로 2011년부터 17번에 걸쳐 일본을 다녀왔다고 한다. 일상의 지루함을 벗어나 일본 여행하면서 느꼈던 새로운 문화와 경험들로 즐거운 일상을 찾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 후 1인 미디어로 출발한 세나북스에서는 일본 문화와 관련 서적을 포함해 22권을 출간했다. 최 대표는 최근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한일 관계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한국 사람으로서 일본에 대한 관심 못지않게 일본에서도 한국과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은 일본 사람들도 존재한다며, 한국은 일본에게 일본은 한국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가를 생각하며 책을 썼다고 밝혔다.




<책과 여행으로 만난 일본 문화 이야기>에서 최 대표는 자신이 지난 8년 동안 일본을 여행하며 경험하고 겪었던 내용들을 토대로 34개의 일본 문화에 대해 소개했다. 이 책에는 다른 작가들이 일본에 대해 썼던 에세이도 들어 있고, 문화적인 관점의 차이에서 비롯된 잘못된 인식들도 살펴볼 수 있었다. 어쩌면 그동안 잘 모르면서 단순히 일본에 대해 미운 감정만 앞세우고 있었던 건 아닌지 모르겠다.

개인적으로 일본 애니메이션을 비롯해 일본 만화 등을 즐겨봐 왔으면서도 정작 일본 문화나 삶의 방식에 대해선 잘 알려고 하지 않았다. 이 책을 보다 보니 일본인들은 정말 만화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됐다. 일본에서는 서점마다 큐레이션을 통해 특색 있는 책을 선별해 구비함으로써 동네 서점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찾아온다는 사실에 놀랐다.

우리 동네 서점이나 다른 동네 서점이나 특색 없긴 마찬가지다. 다양한 종류의 책을 순서대로 책꽂이에 꽂아 두고 손님을 맞고 있다는 점이 닮은 점일 뿐. 하지만 일본의 동네 서점은 연관된 책만 비치하는 것이 아니라 관련된 소품을 같이 두고 판매한다고 한다. 예를 들어 식물과 식물재배에 대한 책을 같이 진열하거나 요리책과 요리도구들을 같이 진열해서 파는 형태다.




보통 관광지에 가면 볼거리와 먹거리 위주로 둘러보고 쇼핑을 마치면 숙소로 돌아오는 것이 일련의 관광코스처럼 여겨진다. 일본 교토에서는 이러한 관광코스에 역사적인 인물인 사카모토 료마를 스토리텔링으로 재구성했다. 단순히 먹고 둘러보고 물건을 사던 관광객들에게 새로운 문화적 볼거리를 만들어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아올 수 있도록 하고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일본의 전통 여관인 '료칸'에서는 이부자리 까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하는데 어떨지 궁금하다. 어렸을 때는 우리 집도 이부자리를 매일 깔고 갰다. 침대를 사용하는 지금도 가끔은 이부자리를 펴고 잘 때가 있어서 어떤 모습일지 상상은 되지만 실제로 어떻게 하는지 보고 싶다.

종로에 있는 서점에도 입점해 있는 무지로 불리는 무인양품의 콘셉트는 '이것으로 좋다'라고 한다. 카르 사무기라는 회사에서는 전통공예 기술을 이용해 테이프 커터를 만들고 있는데 무려 16만 원이라고. 이러한 일본의 장인 정신은 오래된 기업을 뜻하는 '시니세(100년 이상의 전통이 있는 가게)'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들처럼 오래된 기업일수록 물건 하나를 만들더라도 서비스 하나를 제공하는 일에도 확고한 신념과 콘셉트를 가지고 고객을 먼저 생각하고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하니 궁금하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빠르게 확산되면서 우리나라는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을 통해 확진자가 대폭 감소했지만 일본을 비롯해 유럽이나 미국에서 보여준 방역조치는 더 이상 본받고 배워야 할 선진국의 모습으로 보이지 않는다. 반대로 우리나라를 바라보는 전 세계 시각은 많이 달라졌다. 예전처럼 자유롭게 관광할 수 있는 날이 언제 올지 아무도 알 수 없지만 코로나19가 사라지면 일본에 먼저 다녀올 생각이다.

코로나19로 집콕하는 생활이 길어지면서 독서에 좀 더 취미를 갖게 되며 만나게 된 <책과 여행으로 만난 일본 문화 이야기>를 읽으면서 일본에 대한 오해를 많이 풀게 됐다. 이번 기회를 계기로 일본에 대해 좀 더 알아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일본의 장인 정신, 목욕 문화, 드라마, 작가, 여행 등에 대해 궁금하거나 잘 몰랐다면 이 책으로 일본에 좀 더 가까이 다가서 보자. 최 대표의 말처럼 일본의 새롭고 독특한 문화와 문화 현상을 접한다면 신선한 자극제가 될 것이다.


참고로 이 책은 세나북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분석해 작성했다.





일본 문화를 소비하는 한 방법을 엿봄과 동시에 그동안 잘 몰랐던 일본 문화를 알게 되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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