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 여성 단편소설선 글누림 비서구문학전집 3
하이파 비타르 외 지음, 샤무엘 시몽 엮음, 조애리 외 옮김 / 글누림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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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저들이 그런 짓을 저질렀을까요?" 내가 물었다. 이번에는 부인이 주위를 살피지 않았다. "가난한 사람들은 늘 지배자들에게 불쏘시개밖에 안되지요. 지배자들 어깨에 권력을 실어준 건 가난한사람들인데 말이죠."

사람들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면서 크게 소리쳤다. "배짱도 없고 줏대도 없는 이 바보들! 당신들은 자신을 위해 당당히 맞서는 것을 언제부터 그렇게 창피한 일로 여겼소?
잔인한 말이었고 상처를 주는 말이었다. 그녀의 입에서 나온 폭력적인 언사는 그곳에 있던 사람들의 마음을 심하게 흔들어 놓았다.

그는 나이 든 작가를 쳐다보면서 물었다.
"제발 대답 좀 해봐요. 세상에는 자신들의 손가락으로 대담하게있는 그대로의 진실을 직접 만지면서 진정한 삶을 경험하는 사람드 이 있는 반면, 평생 자신과 관계없는 사건들을 구경만 하면서 살아온, 오래전에 과부가 된 나이 든 여자들도 있지요. 우리가 이들 과부와 다른 게 도대체 무엇일까요? 우리는 물에 젖는 것이 두려워 바다에 가까이 가는 것을 주저하고 있지만 이들은 바다로 직접 뛰 어들어 뼛속까지 물에 흠뻑 젖지요. 우리의 삶은 가망 없이 순결하기만 할 뿐이에요. 우리는 사람들이 사는 모습을 그저 구경만하고 이를 바보처럼 종이 위에 적기만 하죠. 우리는 우리가 쓴 글과 함께 지옥에나 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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