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도시를 앨리스처럼 1
네빌 슈트 지음, 정유선 옮김 / 레인보우퍼블릭북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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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노엘은 의뢰인 더글러스 맥파든씨가 사망함에 따라 그의 장례절차부터 상속인을 찾는 일을 맡게 되었다. 친척과 연락이 되지 않아 이리저리 수소문 해서 누이의 딸인 진 패짓을 찾게 되었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날무렵 진은 말레이에서 일본군의 포로가 되었다. 여성을 수용할 수용소가 없었고, 딱히 여자와 어린이들이 필요치 않았던 일본군은 진의 일행을 말레이 전역을 유랑민처럼 떠돌게 한다. 식량과 의약품이 부족했던 그녀의 일행은 절반으로 줄어들었고 포로로 만났던 호주인 조 하먼을 만나 다행히 그가 구해다 주는 약품과 고기들로 건강을 회복할수 있었다. 하지만 조가 진의 일행에게 물품을 제공했다는 것을 알게된 일본군에 의해 모진 고문을 당하게 된다. 진 일행은 다시 다른 곳으로 보내지고 되고 감시하던 일본군이 사망하자 일본군에 양해를 구해 어느 마을에 머물러 정착하게 되고 종전후 영국으로 돌아온다.

속기사로 일하던 진은 삼촌에게 많은 상속을 받게되고 자신이 머물렀던 마을의 여자들을 위한 우물을 만들어주기 위해 말레이로 떠난다. 그곳에서 당시 조가 죽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되고 그를 찾아 호주로 떠나게 된다.

1945년즈음에 세계 곳곳에서 여성의 지위가 얼마나 낮았는지, 그리고 남성의 소유물쯤으로 생각되는지 여기저기서 볼수 있다. 20대의 어린 여자가 재산을 받게 된다면 관리를 잘하지 못할것이라며 신탁을 40세까지 설정하려는 삼촌이나, 우물을 만드는것도 남성들이 동의가 필요한 그런 세상에서 진은 꽤 진취적인 여성이다. 물론 타인의 풍습이나 입장을 생각하고 배려하는 모습 또한 그녀는 가지고 있다. 전쟁중에 같은 무리를 이끄는 모습이나 이국땅에서 다소 두렵지만, 새로운 사업을 펼쳐나가는 모습이 꽤 매력적이다. 읽어나가면서 그녀에게 전쟁 당시 포로생활만큼 시련이 닥칠까 두려웠지만, 그런 시련이 와도 그녀는 아주 잘 이겨낼 것이다. 너무나도 사랑스런 진 패짓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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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호라이즌스, 새로운 지평을 향한 여정 - 명왕성을 처음으로 탐사한 사람들의 이야기
앨런 스턴.데이비드 그린스푼 지음, 김승욱 옮김, 황정아 해제 / 푸른숲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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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 미국의 천문학자 클라이드 톰보(Clyde Tombaugh)가 발견한 태양계의 마지막 행성, 명왕성!

나는 어릴적 태양계를 이루고 있는 행성을 수성, 금성, 지구, 화성,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 명왕성이라고 배웠다. 또한 아이들을 가르키는 직업을 갖고 있으면서도 한동안 '수금지화목토천해명'이라고 가르쳤었다. 하지만 이제 명왕성은 그 지위사 왜소행성으로 격하되어서 공식 명칭도 "134340 Pluto"이다. 그리고 이제는 더이상 9번째 행성이라고 가르치지 않는다. 그 이름을 정말로 싫어할 사람들이 여기에 있다. 바로 명왕성 탐사를 실현해 낸 그들이 아닐까. 아무도 가지 못한 행성에서 이제는 탐사된 행성으로 분류된 명왕성은 '뉴호라이즌스'에 의해 그 자태를 인류에게 선보이게 되었다.

바로 이 책이 뉴호라이즌스를 통해 명왕성 플라이바이를 성공시킨 이들의 이야기이다. 아주 긴 기획서 제작과 탐사선을 만들고 기나긴 10년이라는 여정을 통해 명와성에 근접비행하면서 그 어느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일을 해낸 사람들의 이야기라 할 수 있겠다. 얼마나 꿈같은 일일까 싶다. 명왕성까지는 너무나도 멀어서 지구를 출발한 탐사선은 10년에 걸친 여행을 하게 된다. 그리고 가장 적당한 때 명왕성을 근접비행하면서 그에 대한 자료를 모은 후 서서히 멀어지게 된다. 바로 단 한번의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한 그들의 노력에 대한 결실이 너무나도 뿌듯하다. 당시 현장에서 그것을 느낀 사람들은 얼마나 감동스러웠울까. 더군다나 뉴호라이즌스는 명왕성을 발견한 클라이드 톰보의 유해의 일부를 싣고 떠났다. 명왕성을 발견한 그는 얼마나 뿌듯했을까.

멀어지고 있으면서도 계속해서 자료를 수집하고 있는 뉴호라이즌스는 2021년 4월에 지구에서 보낸 명령을 받아 전원이 꺼질 예정이라고 한다. 하지만 연료와 동력의 상태를 보면 2030년대나 그 뒤까지도 탐사를 계속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던데, 사람의 발길이 도착하지 못한 그 곳의 사진 전송을 계속하면 안될까 싶기도 하다.

인간의 호기심은 꽤 대단하다. 그리고 새로운 세계를 파헤치고 싶어 하는 갈망도 대단한다. 그러한 힘이 이 뉴호라이존스의 성공을 가져온것이 아닌가 싶다. 나도 그들처럼 도약하고 싶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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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귀 케이스릴러
전건우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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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 케이스릴러 작가 공모 당선작. 나는 참 장르소설을 좋아한다. 그래서 고즈넉의 케이스릴러를 즐겨보곤 하는데, 게다가 전건우 작가라니 아주 삼박자가 탁탁 들어 맞는다고나 할까. 전건우 작가는 < 고시원 기담 >으로 만났었는데 꽤 가독성이 좋은 글을 쓰는것 같다. 그 책도 살짝 판타지적 요소가 들어 있었던 글이었다. 이 이야기도 그런 요소가 들어가 있고, 대놓고 표지에 '호러 스릴러'라 칭한다. 물론, 전건우 작가가 공포이야기에 강점을 나타내긴 하지만 < 살롱 드 홈즈 > 같은 생활밀착형 이야기도 꽤 재미나게 쓰는 천상 이야기꾼인것 같다. 그래서 이 작품도 꽤 기대가 컸는데, 아니나 다를까 엄청난 속도로 이 책에 빠져 들었다.


강원도 산골짝 소복리에 사는 선우는 항상 첫눈이 내릴즈음이면 그 악몽을 꾼다. 어릴적 여행을 간다며 엄마가 물과 함께 건네준 알약. 아직 약을 삼키지 못하는 선우는 씹어먹다가 쓴맛에 엄마, 아빠 몰래 약을 뱉어버렸다. 눈이 그치면 여행에 나서자며 한숨 자라던 엄마의 말에 선우는 살짝 잠이 들지만 곧 매캐한 연기속에 잠이 깨고 만다. 차안을 가득 메운 연기에 선우는 문을 열고 나가려난데, 눈이 허옇게 뒤집힌 채로 엄마는 선우를 놔주지 않는다. 같이 가자고.. 그 순간 비명을 지르며 선우는 잠에서 깬다. 그렇게 선우는 가족을 잃고 소복리에서 할머니와 산다. 이 악몽을 꾸고 나면 꼭 그렇게 첫눈이 내리게 된다.


선우가 사는 소복리에는 아주 오래전에 지어진 붉은 집이 있다. 아무도 살지 않는 집. 그곳에 집주인이 돌아왔다. 그 뒤로 소복리 동네의 개들이 참혹하게 죽으며 묘상한 표식이 등장하게 되고 사람들이 실종된다. 무언가 문제가 생긴것을 감지한 선우, 그리고 이곳 출신인 말단 순경 동수. 소복리에 위험이 생겼다고 등장한 무녀, 신부, 스님, 수녀님등.. 폭설로 고립되어 버린 산속 마을에 부활을 꿈꾸는 마귀로 인해 아수라장이 되어 버렸다.


전건우 작가는 주류에서 벗어나 소외당하고 무시당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좋아한다고 했다.(< 살롱 드 홈즈 > 작가의 말 중) 그래서인지 여기 < 마귀 >에 등장하는 어벤저스들은 사실 좀 오합지졸들이다. 그래서 어쩌면 독자들과 더 친근하고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그래서 사실, 이런일들은 정말 소설에서나 나올 일들이야라고 말할수도 있지만 그 소복리 어벤저스들이 그리 대단하지 않는 인물들이기에, 이 이야기가 더 설득력이 있었던 건 아닐까도 싶다. 이런 이야기를 보고 살짝 두려움에 바들바들 떨 나이는 지났지만, 간만에 이 <마귀>를 읽고, 어렸을적에 지금보면 귀신분장도 꽤 허접했을 그런 '전설의 고향'을 보며 이불속에서 바들바들 떨던 느낌을 받았다. 아무래도 이 소설은 밤에 읽는건 권하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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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새벽은 언제쯤 괜찮아지려나 - 리커버 개정증보판
지민석 지음 / 필름(Feelm)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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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먼동이 트려 할 무렵.. 예전에 대학을 다닐때인지 대학을 졸업하고인지 정확하게 기억은 나지 않는데 그때, 딱 한번 해돋이를 본적이 있다. 그 뒤로도 보려했지만 구름에 가려서 수평선에서 떠오르는 것보다 불쑥 구름이 사이로 한뼘은 더 넘게 솟아오른 해를 보거나 하면서 실패를 했었다. 온전히 수평선에서 빼꼼 드러내는 태양이 떠오르는 것은 한번뿐이었다. 태양이 떠오르기전에 검었던 하늘이 천천히 붉어지는 그때는 이제 곧 해돋이가 시작이 된다는 설렘으로 가득차 있었다. 어찌보면 그 무렵은 희망이 찬 순간일테다. 그런데, 이 제목 < 네 새벽은 언제쯤 괜찮아지려나 >라는 뜻은 희망이 보이지 않고 고독해 보이는 그 새벽을 말하는것 같다. 그저 까만 하늘에 저 멀리 오징어배 등불만이 있어서 좀처럼 하늘이 붉어지지 않을것 같은 그런 맘속을 토닥토닥 달래주는 그런 에세이라고 하겠다.


외로움은 마음의 짐이다. 저마다 살아가면서 마음 속에 돌덩어리 하나쯤은 안고 살아간다. 그것이 작은 돌멩이든 큰 바위든 나에게 무거운 존재인 건 변하지 않는다. 돌멩이가 쌓이면 바위보다 무겁기도 할 테고, 바위가 쪼개지면 돌멩이가 되기도 하니까.(p.60)


내 젊은날에 혼자서 무언가를 하는 것이 두려웠었다. 누군가 함께 해야했고, 식당에서 혼자 밥을 먹는일, 영화를 보는일등은 혼자서 해서는 안되는 일인줄 알았다. 만약 함께할 이가 없다면 그것이 외로움이고 쓸쓸함이고 고독함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혼자서 무엇을 하는 것이 그다지 두렵지 않다. 오히려, 차분하게 나만의 시간을 가질수 있어서 좋기도 하다. 간혹, 식구들이 있는 집에서는 조용히 책보는 것이 여의치 않아 카페를 찾아 혼자서 커피한잔 시켜 놓고 독서를 즐긴다. 그것은 외로움이라기 보다 해가 떠오르기를 고대하는 곧이어 동이 터오리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혹시 나를 힘들게 하는 그런 감정들에 가려져

행복을 미처 발견하지 못한 건 아닐까요.

손만 뻗으면 행복이 놓여 있으면 좋겠습니다.

외로움을 쉽게 찾았던 것처럼,

행복도 우리 곁에 가까이 머물러 있지 않을까요.(p.63)


한때는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만 같았던 때가 있었다. 아무리 떨어져도 바닥은 보이지 않고 바닥인가 싶으면 또 추락하고.. 하지만 그 시기가 지나니 마음가짐이 달라져 있었다. 결코 내게는 찾아오지 않는 것이 아니라, 미처 발견하지 못했음을.. 하지만 언제나 동이 터오고 아침이 찾아올거라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렇게 이 에세이는 나를 다독이고, 위로를 건넨다. 부디 아프지 마세요. 몸도 마음도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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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마름 형사 해리 홀레 시리즈 11
요 네스뵈 지음, 문희경 옮김 / 비채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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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홀레 11편 < The Thirst >

이리 해리홀레의 광팬이 될줄은 몰랐다. 요 네스뵈의 다른 이야기들은 아직 읽어보지 않고 지금은 해리홀레의 이야기만 읽고 있는 편이다. 해리홀레의 이야기만 읽어도 벌써 11권째이니 말이다. 쪼르륵 책장에 서있는 책들을 보면 뿌듯하다.


작가의 말에서 아주 재밌는 말을 보았다. 형사 해리 홀레 시리즈의 열한 번째 작품이라 이제는 내가 아주 잘 아는 인물이 나온다. 너무도 잘 알아서 과연 그에 관해 할 이야기가 남아 있기는 한지, 솔직히 지겹지는 않은지, 하는 물음이 늘 따라다닌다.(p.698, 699) 항상 다음편이 나오기를 기대하는 이야기가 몇개 있다. 이 해리이야기도 그 중 하나이다. 국내에서 번역되어 출간하는 속도가 좀 늦은편이라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안도감이, 다음편에서 해리를 또 만날수 있다는 생각으로 설레게 한다. 하지만 이제 고만 해리이야기를 마무리 한다면 어떤 기분일까. 별로 식상하지도 지겹지도 않으니 계속해서 이야기를 써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진다.


특히, 저자는 행복한 해리가 낯설어서 글을 쓰기가 힘들었다고 하지만, 내 마음은 해리가 행복했으면 하는 바람이 좀 있다. <팬텀>에서 총을 맞은 해리 때문에 다음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해리가 잘못될까봐 참 걱정했었다. 책속 주인공을 걱정하는 나도 우습지만, 너무나도 해리에게 가혹한 탓에 따지고도 싶었다. '우리 해리한테 왜그러세요.', '이제 우리 해리 좀 행복하게 해주면 안되요?'라고 요구하고 싶지만 해리가 행복해지만 이 시리즈가 끝날것만 같아서, 마음 아프지만 우리 해리 조금만 덜 아프게 해줬으면 한다. 저자도 행복한 해리가 낯설다니, 자신이 얼마나 해리를 못살게 굴었는지 알겠지.


<폴리스>를 읽고 근 1년만에 <목마름>을 읽어서 그런지, 등장인물들이 낯설었는데, 읽으면서 기억이 나서 너무나도 다행이다. 아무래도 1편부터 다시 읽어봐야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지난편에 이어 계속해서 경찰대학교 강사로 일하는 해리. 행복한 가운데 악몽을 꾸게 된다. 그런 가운데, 오슬로에서는 목에 도저히 사람이 낼수 없는 섬뜩한 상처로 사망한 희생자가 연이어 생기게 된다. 경찰청장인 미카엘은 올레그의 과거을 빌미로 해리에게 이 사건을 맡도록 종용한다. 조사를 시작하는 해리, 그는 모든 정황이 예전에 교도소를 탈옥한 발렌틴에게 향하는 것을 느끼고 발렌틴의 뒤를 쫓기 시작한다.


이 책도 거의 700여페이지에 달한다. 하지만 해리의 팬이라면 이 두께에 놀라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이것도 얇다고 탓하지 않을까.. 해리의 이야기를 읽을 때는 그 어느 누구도 방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냥 앉은 자리에서 끝까지 몰입하고 싶다. 그것이 작가 요 네스뵈의 매력이고 또, 해리홀레의 매력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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