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로미어 - 제10회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 우수상 수상작
박성신 지음 / 북다 / 202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텔로미어(telomere)는 염색체의 끝부분에 있는 염색소립으로 세포의 수명을 결정짓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제목에서 짐작되듯이 이 책은 사람의 수명과 관련이 있다. 국가가 나서서 늙어가는 사회를 멈추기 위해 신약 개발을 지시했고, 한 제약회사가 국가 지원 아래 신약을 만들었다. 이 약을 체내 투약하면 신체 나이, 피부, 심장이 서서히 젊어져 50년 이상 되돌릴 수 있다. 따라서, 국가는 텔로프록산을 만 75세의 노인들에게 의무적으로 투야하는 법인 '노화 종말법'을 공포했다. 그야말로 뱀파이어 시대가 되는 것일까. 아니면 이렇게라도 출산률이 떨어지는 것의 다른 방안일까. 물론 소설 속 이야기이지만 먼 훗날에 이런 세상이 안 올 것이라고 장담은 못한다.

그런 가운데, 13군데 골절상을 입은채 사망한 사람이 연이어 발생한다. 피해자들 사이에는 과거 한 사기사건에 연루되어 있다는 것이 밝혀진다. 노인을 상대로 한 "젊음의 물' 사건이다. 이로 인해 노인들이 대거 희생되었으며, 당시 피해자 가족중의 용의자로 좁혀지게 된다.

늙는 다는 것은 무엇일려나. 단순한 약만으로 젊음을 되돌릴수 있는 것일까. 또 그렇게 젊음을 되찾는다면 이 세상을 살아가는게 지루하지 않을려나. 가끔 가다가 다시 대학시절로 돌아가면 어떨까 생각한 적도 있긴 하지만, 그냥 그렇게 자연의 섭리대로 살아가는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다만, 가족들에게 힘들지 않게 마지막을 맞이한다면 더 좋을 것 같긴하다.

특히나, 여기 등장하는 또 한명의 기해라는 인물의 아버지가 15년만에 연락을 전해온다. 가족들을 뒤로 하고 집은 나선 아버지는 부고를 받은 기해는 별다른 감정을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사망직전 보내온 우편물이 예사롭지 않다. 이끌리는 대로 사고가 일어났던 곳이 의정부 근처였다. 가끔 소설속 장소들이 실제 지명을 쓰는 경우가 있는데, 집근처이다 보니, 상상을 하게 된다.

기해와 현묵의 동선을 쫓아가다 보면 이 살인사건 속에 숨겨진 비밀들과 마주하게 된다. 과연 노화 또한 치료할 수 있는 병일까. 아니면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려고 하는 인간들의 헛된 욕망일까. 이 소설은 단순히 재미에 그치지 않고 우리에게 묵직한 질문 하나를 던져주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추리의 민족: 범인은 여기요
박희종 지음 / 텍스티(TXTY) / 202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박희종 작가의 소설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소재에서 맛깔난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작가이다. 이번 < 추리의 민족 >도 제목을 듣자 마자 연상되는 '그 것'이 있다. 또한, 얼마전에 보았던 영화 '시민 덕희'가 생각났다. 어떤 사건에 대해서 경찰보다 먼저 인지한 '시민'이 나서서 활약을 보인다는 점에서 맥을 같이한다.

배달 라이더로 일하는 온종일. 다정과 오랜 연인이다. 어느날, 다정은 종일에게 함께 살자고 했다. 하지만 종일은 자신의 처지를 생각하면 도무지 그 청혼을 받아들일 수가 없어 침묵하고 말았다. 다음날 다정은 "우리 그만하자"라는 이별 통보의 메세지를 보낸다. 종일은 참 마음이 아팠다. 다정과 헤어지리라는 것은 상상도 못했다. 실연의 아픔에 빠져 있던 종일의 눈에 배달콜에 다정의 주소가 뜨는게 들어왔다. 이 콜을 받아야지, 다정을 만나야지라는 생각에 콜을 받았다. 하지만 다정의 집에서 음식을 가져가려 나온 손은 낯선 남자의 것이었다. 다른 남자가 생겼구나. 정말로 실의에 빠져버렸다. 하지만 다정을 소개해줬던 친구 정석은 가서 확인하자고 한다. 다정은 그럴 사람이 아니라고 한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다정이 회사에 휴가를 냈다. 갑자기 이사를 한다. 그리고 통화 자체는 되지 않는다. 뭔가 문제가 생겼다는 것을 감지한 종일과 정석, 그리고 절친 순경까지 합세해서 사라진 다정을 찾아나서게 된다. 배달 라이더인 동료들도 실시간 수상한 차를 추적하면서 이 오합지졸 삼총사를 돕고 나선다. 그런데, 단순한 납치사건이 아니다. 그 뒤에 더 큰 문제들이 드러나게 된다.

작가의 이야기는 낯설지 않은 우리 주변의 이웃들이 등장하면서 꽤 친밀한 느낌이다. 게다가 우리 사회의 서민을 위협하는 문제를 소재로 다루기 때문에 독자들의 공감을 이끌어 내기에 충분하다. 그러면서도 우울하지도 않다. 그래서 앉은 자리서 순삭해버릴 수 있는 가독성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구미호 식당 5 : 안녕 기차역 특서 청소년문학 41
박현숙 지음 / 특별한서재 / 202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가장 후회되는 선택이 있나요? 당신을 선택의 그날로 보내드립니다!"

유혹의 문구이다. 누군가와 이별을 한 사람들에게는 정말로 빠질수 밖에 없는 말이다. 만약 누군가 이 말을 내가 한다면, 나도 덥썩 이 제안을 수락할 것 같다. 시연이도 마찬가지였다. 미리가 떠나고 1년이 다 되어가지만 시연이는 미리를 그리워하며 문자를 보낸다. 이미 미리의 휴대폰이 아니라는 것을 알지만 멈출수가 없었다. 하지만 누군가 답했다. 미리가 그리운 모양이라며, 내게 딱 하루만 준다면 되돌리고 싶은 선택의 날로 돌아가게 해주겠다고 한다. 보이스피싱인가 의심도 해봤지만, 시연이는 결국 그 제안을 수락한다.

하지만, 그 제안을 했던 구미호 달호는 사기꾼이라고 한다. 달호가 마련해 준 열차를 타고 도착했던 역에서 나타난 죽음을 앞둔 구미호 증호가 그렇게 말한다. 죽은 사람과 관련된 선택은 돌려놓은 수 없다고. 그러나 자신의 말대로 하면 마지막에 선물을 주겠다고 한다. 선물의 정체는 마지막에 알게 될 것이라는..망설이던 시연은 증호의 말대로 하기로 한다. 그리고 과거로 돌아간다. 과연 시연은 가장 후회했던 그 선택을 되돌리고자 노력한다. 정말 증호의 말대로 죽은 이와의 선택을 되돌릴 수 없는 것일까. 그리고 증호의 선물이란 건 무엇일까.

우리는 살아오면서 많은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생각되는 것도 있지만 때론 그러지 말아야 했다며 후회되는 일들도 있을 터다. 작가는 섣부른 위로일지도 모르겠지만, 그날의 선택이 최선이었다면, 그것으로 후회하지 않아도 된다고 우리에게 말하고 있다. 어쩌면 우리는 모든 선택의 기로에서 항상 최선의 선택을 한다. 아무리 설렁설렁 선택을 했다 하더라도 조금의 최선이 있지 않았을까. 특히나 "구미호 식당"에서의 이별은 '죽음'으로 인한 것이다. 그래서 더 후회가 남고, 아쉬움이 남는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랑둥이 댕댕남매 모카우유 2 - 똥꼬발랄 우당탕탕 이사 대소동 사랑둥이 댕댕남매 모카우유 2
모카밀크 지음 / 서울문화사 / 2024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67만 구독자가 사랑하는 댕튜버 모카우유^^ 이 강아지들을 본적은 있는데, 꽤 유명한 아이들인가보다. 나도 동물을 꽤 좋아해서 동물들 모습에 눈이 오래 머무는 편인데, 이 아이들이 그리 낯설지 않았던 것도 그런 탓이리라.

모카는 "폼피츠" 종으로 2011년생이니 지금 13살이다. 외모는 꽤 귀엽고 어려보이는데 나이는 꽤 많다. 처음에는 폼피츠란 종이 포메라니안을 다르게 말하는 것인줄 알았는데, 한국에서만 존재하는 유일무이한 종으로 '포메라니안'과 '스피츠' 사이에서 태어난 믹스견을 만한다고 한다. 언뜻 보면 포메라니안으로 착각하기 쉬우나, 자세히 보니 분명 다른점이 존재한다.

우유는 "사모예드"종으로 2016년생으로 덩치는 모카보다는 크지만 활동성 많은 말괄량이 아가씨이다. 사모예드는 기품이 넘치는 북극 지역 흰색 스피츠란다. 여기서도 스피츠가 등장을 하네.. 그래서 어떤 종인가 검색을 해봤는데, 뾰족한 여우의 귀와 주둥이를 닮은 모습 때문에 뾰족한 것을 의미하는 독일어 ‘스피츠(Spitz)’로부터 품종명이 유래되었다고 한다. 제대로 한 검색인지 모르겠지만^^ 그러고 보면 모카와 우유는 좀 닮은 것 같다. 남매여서 더 닮아 보이는 것일까.

내가 이 친구들에 대한 정보가 없어서, 아마도 집사들이 캐나다에서 공부를 하면서 이 아이들을 캐나다에서 키우다가 한국으로 이사온 것 같다. 그래서 이 책의 부제도 "똥꼬발랄 우당탕탕 이사 대소동"이다. 이야기 초반에는 한국으로 이사오는 과정과 새로운 환경에 대한 이야기지만, 뒷부분의 겨울 이야기는 캐나다에서 이야기다. 우유는 어디서나 어울리지만 특히나 캐나다 설원에서의 모습이 단연 돋보인다. 이 아이들은 항상 웃고있다. 특히나 우유는 늘상 혀를 배꼼이 내밀고 웃는 모습이다. 정말로 행복해 보인다. 세상 모든 동물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 안의 무뢰한과 함께 사는 법 2
패트릭 갸그니 지음, 우진하 옮김 / 쌤앤파커스 / 2024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이코패스와 소시오패스의 경계가 모호한... 모호한지는 잘 모르겠지만, 나는 사이코패스란 말을 먼저 듣긴 했었다. 패트릭의 이야기를 보면 소시오패스에 대한 용어조차 제대로 실려 있는 곳이 없었다고 하는데.. 그래서 패트릭은 그녀가 직접 소시오패스인 사람들에게 공감하기 위해 대학원 공부를 결심하게 된다. 그런데, 소설 속 패트릭 뿐 아니라 실제 저자 패트릭도 꽤 스스로의 의지가 강한 사람들인 것만 같다. 어쩌면 소시오패스를 고대로 범죄로 연결시키는 내가 문제 인것 같지만 말이다.

타인과 감정을 공유할 수 없었던 패트릭이 그래도 좀 나은 소시오패스라고 안도할 수 있었던 것은 캠프에서 만난 데이비드에게 좋아하는 감정을 느낄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오랫동안 함께 했지만 데이비는 그녀가 소시오패스라는 사실을 감추기를 바랬다. 그게 안전하게 그녀를 지켜주는 방법이라고 여겼었다. 그리고 친구로 지냈던 맥스는 소시오패스라는 것을 자연스레 인정하라는 쪽이었다. 하지만 너무 가까운 관계가 유지될때 마치 자석의 같은 극이 밀어내듯 관계가 위태로워진다.

데이비드는 너무 왼쪽에 있고 맥스는 너무 오른쪽에 있어서... 그 중간을 찾아야 하는데요(p.206)

나름의 방법대로 서로를 바라봐주었지만 그래도 결국은 중요한 것은 '스스로에게 중요한 사람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어쩌면 우리들은 모두 투명인간처럼 살아가는 것 같다. 누구에게도 진심을 보여주지 않으려고 하는 것 같다. 섣불리 진심을 드러내면 그것을 이용해버리는 이들에 의해 상처받기도 하고, 의도치 않게 다른 이들에게 상처를 주는 것이 아닐까. 저자는 다른 이들이 소시오패스에 대해 거리감을 두는 것이 아니라 이해받고 수용되고 싶어 한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자전적 소설을 쓴 것 같은데, 비단 특별한 사람들에게만 국한되는 것 같지는 않다. 어쩌면 소시오패스라는 것은 선천적인 것보다 공감이라는 것을 잘 배우지 못했던 후천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더 많은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