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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의 민족: 범인은 여기요
박희종 지음 / 텍스티(TXTY) / 2024년 11월
평점 :
박희종 작가의 소설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소재에서 맛깔난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작가이다. 이번 < 추리의 민족 >도 제목을 듣자 마자 연상되는 '그 것'이 있다. 또한, 얼마전에 보았던 영화 '시민 덕희'가 생각났다. 어떤 사건에 대해서 경찰보다 먼저 인지한 '시민'이 나서서 활약을 보인다는 점에서 맥을 같이한다.
배달 라이더로 일하는 온종일. 다정과 오랜 연인이다. 어느날, 다정은 종일에게 함께 살자고 했다. 하지만 종일은 자신의 처지를 생각하면 도무지 그 청혼을 받아들일 수가 없어 침묵하고 말았다. 다음날 다정은 "우리 그만하자"라는 이별 통보의 메세지를 보낸다. 종일은 참 마음이 아팠다. 다정과 헤어지리라는 것은 상상도 못했다. 실연의 아픔에 빠져 있던 종일의 눈에 배달콜에 다정의 주소가 뜨는게 들어왔다. 이 콜을 받아야지, 다정을 만나야지라는 생각에 콜을 받았다. 하지만 다정의 집에서 음식을 가져가려 나온 손은 낯선 남자의 것이었다. 다른 남자가 생겼구나. 정말로 실의에 빠져버렸다. 하지만 다정을 소개해줬던 친구 정석은 가서 확인하자고 한다. 다정은 그럴 사람이 아니라고 한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다정이 회사에 휴가를 냈다. 갑자기 이사를 한다. 그리고 통화 자체는 되지 않는다. 뭔가 문제가 생겼다는 것을 감지한 종일과 정석, 그리고 절친 순경까지 합세해서 사라진 다정을 찾아나서게 된다. 배달 라이더인 동료들도 실시간 수상한 차를 추적하면서 이 오합지졸 삼총사를 돕고 나선다. 그런데, 단순한 납치사건이 아니다. 그 뒤에 더 큰 문제들이 드러나게 된다.
작가의 이야기는 낯설지 않은 우리 주변의 이웃들이 등장하면서 꽤 친밀한 느낌이다. 게다가 우리 사회의 서민을 위협하는 문제를 소재로 다루기 때문에 독자들의 공감을 이끌어 내기에 충분하다. 그러면서도 우울하지도 않다. 그래서 앉은 자리서 순삭해버릴 수 있는 가독성도 가지고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