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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레코더블 시즌 1 : 괴뢰사
한혁 지음 / 더케이북스 / 2025년 10월
평점 :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괴뢰사. 어딘지 모르게 낯선 단어이다. 과로사도 아니고...^^;; 괴뢰사는 꼭두각시놀음에서, 꼭두각시를 놀리는 사람이라고 한다. 게다가 이 소설은 한번 잡으면 놓기 힘들 정도로 흡입력이 대단하다. 또하나 마음에 드는 점은 대놓고 "시즌 1"을 시사하고 있다. 시리즈 이야기를 선호하는 나로서는 시작부터 즐겁다.
흔적없는 살인, 결코 기록될 수 없는 이야기를 다룬다. 한재우 형사. 언레코더블 수사본부에 근무한다. 물론, 기록될 수 없는 사건이기 때문에 그의 소속도 극비사항이다. 그저 형사기동대의 형사로 일하면서 원래의 소속을 숨길 뿐이다. 형사기동대의 막내로 지한울이 전입해 오는데, 한울이 재우의 새로운 파트너다. 환영회 및 회식이 끝난 어느날, 한울은 어두운 골목길에서 무언가 찌르는 느낌을 받아 시선을 아래로 내린다. 자신의 주변에는 아무도 없는데, 자신의 배에 꽂힌 칼을 발견한다. 뒤늦게 달려온 재우 덕분에 한울은 이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이 사건을 계기로 한울은 언레코더블 수사대에서 재우와 함께 수사할 수 있게 되었다. 연이어 일어나는 경찰 살해사건과 한울의 살인미수 사건의 관련성을 가지고 수사가 시작된다.
아이가 성장하는 데에는 물론 어른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 모든 책임을 어른에게 돌릴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아무리 깊은 어둠 속에 있더라도 제 발로 빛을 찾아 나오는 아이가 있는 반면, 아무리 밝은 빛 아래 있더라도 어둠보다 짙은 그림자 속으로 들어가 버리는 아이도 있는 법이니까요.(p.309)
이 이야기는 꽤 흥미롭다. 또한 우리 사회에 대한 묵직한 질문도 던지고 있다. 범죄가 발생하고, 남겨진 피해자의 가족들에게 우리는 어떤 관심을 가지고 있는가. 만약 그 가족이 범죄로 인해 부모님을 잃고 홀로 남은 아이였다면 우리는 어떤 역할을 해야하는 건가. 아이 스스로가 빛을 찾아 나올수도 있고, 혹은 더 그림자 속으로 들어가 버리는 경우도 있지만, 주변의 관심이 아이를 빛으로 나오는 지름길을 가르쳐 줄수도 있지 않겠는가. 한 어른의 편지를 바닥에 놓고 돌아섰던 18살 소년이 떠오른다. 더이상 소년의 가슴에 못을 박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