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실 미스터리 세계사 - 법의학과 심리학으로 파헤친 세계 왕실의 20가지 비밀과 거짓말
피터 하우겐 지음, 문희경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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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비젼을 잘 보지 않는 난 연예인을 거의 모른다. 연예 스캔들이 크게 터져 이슈가 되도, '걔가 누군데?'라고 물어봐야 한다. 주위 사람들에게 바보, 외계인 취급을 몇번 받아서 이젠 스캔들의 주인공이 누군지에 대해 묻지도 않는다. 알려 준다고 해도 또 물어야 한다. '걔가 어디서 나왔는데?ㅡㅡ;' 대답을 듣지만 역시 또 모른다. 솔직히 어차피 모르는 사람에 대한 스캔들은 별로 궁금하지도 않다.

국내 드라마나 쇼프로에 나오는 연예인은 잘 모르지만, 영화나 뮤지컬은 종종 봐서 배우들은 쫌 안다. 그리고 일본 애니메이션은 거의 매일 보기 때문에 일본 성우는 모두 꿰뚫고 있다.(그다지 바람직한 상태(?)는 아니라는 걸 잘 안다.;;) 내가 말하고 싶은 건 각자 관심 분야가 따로 있다는 것이다. 또 내게 연예인 스캔들보다 더 관심이 많은 건 세계 왕실의 스캔들이다. 즐겨찾기로 종종 들르는 블로그가 있는데, 시대별 국가별로 온갖 왕실의 사건과 사람들이 일목요연하게 잘 정리되어 있다. 그곳에 가면 옛날 옛적 어느나라의 왕비의 모습에서부터 현재 우리과 같은 세계에 살고 있는 왕자와 공주의 모습까지 볼 수 있다. 내가 특히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모나코의 왕자에서부터 요르단 왕비, 스페인 왕실까지 모두 볼 수 있다. 

파파라치들이 찍은 그들의 모습을 보는 것은 여느 연예인 사진보다 더 관심이 간다. 어쩜 그리 잘나셨는지... 잘생겼지, 예쁘지, 게다가 똑똑하지, 게다가 왕자, 왕비라니... 세상은 불공평하다.;; 부러움에 그들을 지켜보면서도 한편으로 아쉬운 점은 우리나라에 대한 것이다. 왜 현대까지 왕실이 이어지지 못했을까, 그리고 왜 우리나라의 옛 왕비와 공주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을까...

유럽은 오랜 역사 동안 미술을 비롯한 각종 예술품이 발달했고, 우리의 다소 폐쇄적인 사고방식과는 달랐기 때문에 옛 왕비와 공주의 모습을 명화 속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도 물론 옛부터 내려온 많은 그림들이 있지만, 그것에서 왕비나 공주의 모습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최근에 알려진 명성황후의 모습조차 어떤 기생의 모습이 잘못 전해진 것이라는 소리가 있다. 어떤 역사적 사건을 알았을 때, 그 사건의 중심의 인물을 실제 그림이나 사진읕 통해 확인하는 것도 꽤 즐거운 일이거늘.... 내가 유럽 역사에 특히 흥미를 느끼는 것은 바로 그들의 모습을 직접 명화를 통해 볼 수 있다는 것도 있다.

왕실의 미스테리 세계사...이 책은 내 구미에 딱 맞는 책이었다. 세계를 뒤흔들었던 왕실의 사건과 아직 미제로 남아 있는 스캔들의 비밀이 펼쳐진다. 물론 너무 유명한 사건이라 이미 잘 알고 있는 것도 많았고, 그 비밀이 확실하게 밝혀지는 것도 아니었지만, 내겐 그냥 그 사건 하나만으로도 꽤 흥미진진했다. 또 명화나 사진을 통해 스캔들의 주인공을 직접 볼 수 있는 것도 좋았다. 내용은 이집트 투탕카멘에서부터 최근 다이애나비 사건까지 다양하게 아우르고 있다. 

가장 관심이 있었던 왕실 사건은 화려한 정력가이자, 음탕한 요부로 소문난 러시아 예카테리나 대제와 연인을 위해 왕위를 내놓은 에드워드 8세의 이야기였다. 특히 두번이나 이혼한 경력이 있고, 미인도 아닌 심슨이란 나이 많고 평범한 여인에 대한 사랑으로 왕위를 내놓은 에드워드 8세의 이야기는 현대의 눈으로 지켜보아도 대단한 스캔들이 아닐 수 없다.

권력유지와 쟁취를 위해 숯한 사건이 있었고, 시대의 흐름에 안타깝게 희생당하거나 제거된 많은 왕족이 있었다. 개중엔 아직까지도 의견이 분분한 미제의 사건들이 많다. 우리나라 왕실만해도 왕의 독살설같은 의견이 분분하고, 최근 다이애나비 사건만해도 살해설이 나돌고 있다. (이 책에서는 우리나라 왕실은 다루고 있지 않다;;)

이 책을 통해 얻게 된 것은 하나의 사건을 바라보는 다양한 견해이다. 어떤 사건에 대해서도 속시원한 결말을 내려주지 않지만, 자칫 편견의 눈으로 바라볼 수 있는 것들에 대해 다양한 시각으로 설명해 준다. 예를 들면 조카 에드워드를 런던탑에서 잔인하게 살해하고 왕위를 찬탈했다고 알려진 리처드 3세가 정말 악인일까?  오스트리아 황태자는 정말 자살한 것일까? 조지 3세가 왜 미쳤을까? 라는 것 등등...

어쨌든 새삼 또 느낀 것은 역사가 여느 미스테리 추리 소설보다 재밌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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