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마음을 들켜버린 것 같아 뜨끔하면서도, 이해받는 것 같아 위안이 되었다. 딱 내가 저런 마음으로 살아왔다. 때론 살아 숨 쉬는 것 자체만으로도 성가심을 느꼈다는 말에 공감한다. 늘 세상이 다정해지기만을 바랐던 것 같다.
나도 나 자신을 측은히 여기고, 나를 아끼고 치켜세우는 일에 신경을 써야겠다.
이정영 작가처럼 책 속에서 가슴에 와닿는 문장을 수집하고, 내 눈에 비친 예쁜 꽃의 꽃말을 되뇌고, 아기들의 웃음소리를 주워 담고……. 그러다 보면 나도 내가 좋아질지도 모르겠다. 또 그러다 보면 그름까지도 ‘그럴 수도 있지’라며 포용할 수 있을지도.
작가는 자신과 세계관이 비슷한 사람, 세상을 살아가는 방식이 비슷한 사람과 서로 마주 보며 하루 종일 대화를 나누고 싶다고 말한다. 자신이 바라보는 세상을 들려주고 싶다고도 했다.
나는 책을 읽어 나갈수록 작가와 세계관이 비슷하고, 세상을 살아가는 방식까지는 아니라도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은 비슷하다 느꼈다. 그래서 이 대화(독서)가 참 즐거웠다. 내가 보지 못했던 세상을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알게 되는 것도 큰 즐거움이었다.
뭔가 변한 것은 없는데도 세상이 훨씬 따뜻하고 정겹게 느껴졌다.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며 살아가는 사람이 어딘가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위안이 되고 든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