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림이 있는 문장이었다.
니체는 모든 인간에게는 지나치게 많은 겉치레가 있다고 말하며, 여기에 존재하면서 저 멀리 보거나 저 먼 곳을 갈망하는 눈이 무슨 소용이 있겠냐고 한탄했다.
저 문장에서 인간을 나로 바꾸면, ‘사람들 사이에 살면서 나는 나를 잊어버린다’로 읽을 수도 있다.
타인에게 비칠 내 모습에 신경 쓰느라 나를 잊어버리고 살고 있는 듯하다. 그래서 정작 가장 중요한 진정 내가 바라는 삶과 행복은 무시된다.
그의 비극적 삶 때문에 나 또한 니체를 우울한 철학자로 기억하고 있었다.
하지만 니체야말로 삶을 사랑한 철학자였다. 그가 죽인 신은 신이 없음을 절망한 것이 아니라, 인간에게 죽은 신을 이른 말이었다.
다시 말해 인간은 신을 죽임으로써 각자의 삶을 주도적으로 살아가라는 가르침이 내포되어 있는 말이었다.
혼란스러운 세대일수록 니체를 찾을 수밖에 없는 이유를 어렴풋이나마 알 것도 같다.
법이나 제도로써 모든 인간들을 바르게 인도할 수는 없다.
그래서 자기 의지가 필요하다. 세상이 공명정대하게 돌아가기를 바랄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행복하게 만들기 위한 주도 적이고도 강한 의지가 필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수박 겉 핥기 식이지만 니체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수많은 문장들에 가려져서 보지 못했던 니체 철학의 속살을 본 것 같은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