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살다가는 정말 큰일 날 거야’
단순하고도 명백한 이 각성을 나는 몇 년째 하고 있다.
오랜 회사 생활 동안에 손가락 빼고는 모든 장기 기관들이 빠르게 퇴화하고 있다.
‘운동할 시간이 없어’라는 말 뒤에 숨어 끝끝내 피하고 싶었던 진실.
어떻게든, 어떤 것이든 좋으니 더 늦기 전에 운동을 해야만 한다는 것.
『침대 딛고 다이빙』은 저자가 ‘안 움직여’ 역사를 바꿔 나가면서 겪게 되는 일들의 기록이다.
‘오운완’이 무슨 말이지 처음 알았다.
‘오늘 운동 완료’의 줄임말로 자신의 SNS에 운동 인증숏을 올리는 것을 말한다.
저자는 여기서도 자신은 ‘오운완’이 아니라 ‘오운않’을 외쳤다.
‘오늘도 운동 않았음’의 인증.
<헬스장 혹사 사건> 이야기에 무척 공감했다.
몇 년 전에 집 근처에 헬스장이 오픈했다. 할인행사 전단지를 보고는 혹해서 3개월치 등록을 했다. 혼자 가기 부끄러워서 딸까지 꾀어서 함께.
3개월 동안 정확하게 9일 가서 운동했다. 지금 생각해도 그 돈이 너무나 아깝다.
그 후로는 헬스장은 거들떠도 안 본다. 역시 운동은 자신이 꾸준히 잘할 수 있는 운동을 찾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저자는 사이클을 시작으로 안 움직여 인생에 한 획을 그었다. 작심삼일에서 벗어나 작심 삼 개월에 이른 장면에서 마치 나의 일인 것처럼 뿌듯하고 대견했다.
잘 움직이는 ‘오운완’을 실천하는 사람들은 절대 알지 못하겠지만, 나도 만만치 않은 안 움이는 인간이기에 저 사건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알기에 더 응원하게 되는 것 같았다.
책을 읽으면 알겠지만 저자 송혜교는 그야말로 움직이지 않는 인간의 표상이었다. 그랬던 그가 침대를 딛고 물속으로 풍덩 뛰어든 후에 알게 되었다고 한다. 건강한 삶은 언제나 침대에서 딱 한 걸음 떨어져서 한 발짝 내딛기를 응원하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그러면서 운동의 고통 뒤에는 늘 몸을 쓰는 기쁨이 숨어 있다고 말했다.
운동을 싫어하고, 힘들어하는 사람은 마음에 죄책감을 가지고 살아간다.
내 인생에 죄를 짓고 있는 듯한 그 찜찜함은 나를 자꾸 쪼그라들게 만든다.
이 책을 읽으며 많이 웃고, 위로가 되었다. 저자의 성공을 보면서 희망도 가지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