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 엉덩이는 빨개 / 빨가면 사과 사과는 맛있어 / 맛있으면 바나나 바나나는 길어 / 길면 기차 기차는 빨라 /
빠르면 비행기 비행기는 높아 / 높으면 백두산 / 더 높은 건 달 더 높은 건 별 / 달보다 별 보다 더 높은 건 /
부모님의 사랑
어렸을 때 많이 부르며 놀았던 동요다.
원숭이의 빨간 엉덩이로 시작으로 꼬리에 꼬리를 물고 부모님의 사랑까지 도착하는 이 노래는 재미도 있고 생각의 확장성을 길러 준다는 점에서 좋았던 것 같다. 그래서 아이들에게도 가르쳐 주어 함께 부르고, 개사까지 하면서 함께 즐겼었다.
『팩토피아 8 : 극한 상식』을 보자마자 이 동요가 생각났다.
팩토피아에서는 모든 사실이 다음 사실과 점선으로 연결되어 있다.
이 책은 흥미를 위해 마련된 장치가 하나 더 있다. 바로 샛길이다. 점선을 따라가다 보면 가끔 샛길이 갈라진다. 그 길로 빠지면 전혀 다른 사실로 이어지기 때문에 새로운 재미를 발견하게 된다.
늘 수심을 어떻게 측정하는지 궁금했었는데, 갑판에서 폭발물을 던지고 메아리가 배로 돌아오는 데 걸리는 시간을 측정해서 수심을 잰다고 한다.
<눈 폭풍>에서 첫 샛길이 등장했다. 화성에서도 눈 폭풍이 몰아친다고 하니, 행성으로 날아갔다. 샛길로 빠졌다가 다시 돌아오는 것도 또 다른 재미가 있었다.
<깊은 곳>이라는 주제로 시작해서 펼쳐지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400가지 사실은 책장을 넘기는 것 자체가 모험을 즐기는 느낌이었다.
책을 좋아하지 않는 아이들도 호기심이 일 정도로 재미있는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특히나 알아두면 유식해지는 상식들이라 더 좋은 것 같다.
글도 재미있고, 그림과 사진도 지루하지 않게 펼쳐져서 좋았다.
글을 쓴 로즈 데이비드슨은 어린이책을 여러 권 쓴 작가이다. 단 음식을 좋아하는 그는 이 책을 쓰기 위해 다양한 주제를 조사하면서 농구 꼴대보다 커다란 아이스크림콘이 있다는 사실에 몹시 들떴다고 한다. 이런 그의 어린아이 같은 마음 때문인지 글에서 동심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은 일러스트레이터 앤디 스미스가 그림을 맡았고, 예술감독이자 디자이너인 로렌스 모튼이 디자인했다고 한다.
글, 그림, 편집의 삼 박자가 너무 멋지게 어우러진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