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일 수 없다면 나아갈 수 없다 - 프리드리히 니체 아포리즘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김욱 편역 / 포레스트북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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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니체의 사상이 세대와 시대, 그리고 인종과 국경을 넘나들며 때로는 오해되고, 때로는 재평가 받으며 생명력을 지속시킬 수 있었던 힘이 그의 특별한 문장력에서 비롯되었다 말한다.

얼마 전에 <위시>라는 디즈니 영화를 봤다. 그 영화 주인공의 할아버지 소원은 사람들 앞에서 노래하는 것이다. 그런데 악당은 그 위험한 꿈이라고 그 꿈을 가둬 버린다.

니체를 생각하면 그 영화 할아버지의 꿈이 떠오른다. 니체는 그저 자신의 생각을 글로 표현한 것이지만 그 글들은 위험했다. 좋고 나쁘고를 차치하고 사람들을 선동하기 때문이다.

니체의 독특한 정신 편린은 일종의 퍼즐 같아서 어떻게 조합하고 어떤 생각을 대입하느냐에 따라 나치즘의 기원이 될 수도 있고, 집단주의에서 개인을 해방시킨 실존주의의 첫 번째 페이지가 될 수도 있었다는 설명을 들으니 그의 사상이 얼마나 위험(?) 했는지 느껴진다.

영화 <위시>에서 주민들이 악당을 물리치고, 꿈을 되찾을 수 있었던 힘은 노래였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악당이 단지 노래 부르는 것이 다인 소박한 노인의 꿈을 왜 두려워했는지 알 것 같다.

이 책은 니체가 남긴 책들과 사후 발견된 편지, 일기, 메모, 미완성 유고 등에서 발췌해 읽기 쉽게 옮긴 잠언집이다. 예술, 종교, 정치, 문학, 사회 전반을 아우르는 방대한 편력과 난해한 문장구조 때문에 니체의 책은 한 권을 다 읽기도 어렵다. 그래서 니체를 좋아하고 궁금한 이에게 이런 친철한 안내서는 무척이나 반갑다.

여전히 니체에 빠져드는 사람이 많아다는 것은 어쩌면 그만큼이나 불행한 사람이 많다는 방증일지도 모른다. 니체가 그러했던 것처럼 불행한 삶의 연속을 이겨내고자 방황하는 몸부림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인생을 사랑하고 받아들이겠다는 선포일지도 모른다.

힘들 하루를 살아내고 지쳐 잠자리에 들었을 때 니체를 만나면 왠지 위안이 되었다. 그래 오늘 하루도 잘 살아낸 나에게 응원할 용기가 생긴달까.

그날의 기분, 생각에 따라 달리 읽히는 니체는 너무 다채로움 그 자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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