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의 심리학 - 사소한 우연도 놓치지 않는 기회 감지력
바버라 블래츨리 지음, 권춘오 옮김 / 안타레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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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을 연구하는 학자들에게 행운은 어떤 결과가 개인의 능력과 노력에서 비롯한 것이 아닌 듯 보일 때 그 성공이나 실패를 설명하는 데 사용하는 인과의 범주라고 한다.

어떤 결과가 우리의 통제 범위 밖에서 발생했을 때 우리는 그것을 ‘운’이라고 말한다.

먼 과거에 우리가 무작위 사건과 마주했을 때, 달리 말해 그냥 일어난 일이 일어났을 때,

우리는 ‘운’이라고 부르는 것을 발명했다.

옛날부터 눈에 보이지 않고, 변덕스럽고, 예측할 수 없는 ‘행위자’를 ‘운’이라 부르기 시작했다는 것을 보니, 역시 사람은 무작위를 못 견뎌하고, 어떤 결과를 우연이라고 믿고 싶지 않아 했던 것 같다.

저자 바버라 블래츨리는 우연한 기회에 통계나 확률과 전혀 무관한 무작위 사건인 ‘운’이 어떻게 인류 역사를 꿰뚫고 오늘날까지 인간 삶의 결정적 변수로 인식돼왔는지 호기심이 생겼고, 이를 광범위하게 파헤쳐 마침내 과학적 연결고리를 찾아낸다. 이 책 《기회의 심리학》이 그 결과물이라고 한다.

‘운’은 지극히 미신적인 믿음이라고 치부했는데, ‘운’을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만 있다면 ‘운’이 좋아지는 법에 대해 공부하고 싶다.

역사적으로도 인간은 무작위 ‘운’과 ‘기회’의

복잡한 관계를 풀어서 모은 가능성을 열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시도해왔다.

심리학자인 저자가 왜 ‘운’과 ‘기회’에 대해 연구하게 되었는지에 관한 이야기가 재미있었다. (정말 우연히 발견한 소논문의 글쓴이가 저자의 친구였다는 사실부터가 기막힌 우연이다.)

신경과학을 배우고 가르치는 저자는 세상에서 가장 멋진 것이 우리 뇌라고 확신하기에, 운과 기회의 메커니즘 또한 뇌를 파헤치면 알아낼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과연 우리 뇌는 우리 삶에서 마주하는 무작위 사건을 어떻게 수용하고 처리할까? 하는 것이 핵심 질문이었고, 그 결과 이 책이 탄생하게 되었다고 한다.

신경과학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우리 뇌가 세상에 질서와 이유가 있기를 바란다는 말에도 전적으로 공감한다. 또한 우리 뇌가 그동안 우리가 알고 있던 것이 불안전하고 심지어 진짜가 아닐 수 있음을 완강히 거부한다는 말에도 동의한다.

이 책을 다 읽은 지금은 역설적이게도 세상의 질서는 우연의 영역인 ‘운’까지 포함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운’을 과학적으로 증명하는 작업은 전문가들에게 맡기고, 나는 행운을 믿으며 ‘운이 좋아도 될 만한’ 사람이 되도록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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