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농부 - 패러다임을 바꾸어 성공한
니시타 에이키 지음, 노경아 옮김 / 북스힐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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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청년 농부에게는 없는 것이 참 많다. 대출금, 보조금, 농약, 비료, 폐기, 큰 땅, 비싼 농기계, 광고비. 무려 8無이다. 그런데도 억대 매출(연 매출 1,200만 엔)을 달성한 성공한 농부이다.

청년 농부라는 것도 흥미로운데, 이렇게 없는 것투성이로 어떻게 성공할 수 있었는지 무척 궁금하다.

니시타 에이키는 아무것도 없는 상태로 농사를 시작하여 작은 비닐하우스 4동을 토대로 ‘일본에서 제일 작은 전업농가’인 후우라이를 개업했다.

그는 처음 농부가 되겠다고 결심했을 때, ‘농업에 관한 ‘고정관념’에 얽매이지 않는다‘, ’확실한 ‘돈벌이’를 지향한다‘, ’농업은 목적이 아닌 ‘수단’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라‘라는 세 가지 원칙을 세웠다고 한다.

이 중에서도 ’확실한 ‘돈벌이’를 지향한다‘라는 원칙은 주목할 만하다. 농업에 종사하는 사람 중에는 자연이나 시장 등 외부 요인에 의존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저자는 그런 태도로는 원하는 만큼의 수익을 낼 수 없다고 했다. 스스로 주체가 되어 농사를 이끌어 나가야 한다고 말한다.

농사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없다. 더군다나 우리나라도 아닌 일본의 실정은 더욱더 알지 못한다.

그래서 그가 말하는 작은 농가가 어느 정도 규모이고, 그가 이룬 연 매출 1,200만 엔이 얼마나 대단한 숫자인지 감이 잡히질 않았다.

2011년 농수산성(일본의 식재료를 관리하는 관청)의 ’농업 경영 통계 조사‘에 따르면, 전업농가의 평균 연 소득은 200만 엔이고 농가를 처음 개업하는 데 드는 비용은 평균 약 1,000만 엔이라고 한다. 또 전업농가로 먹고살려면 논농사에는 20헥타르 이상, 밭농사에는 3헥타르 이상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그러나 저자가 처음 시작한 경지 면적은 0.3헥타르에 불과했고, 초기 투자 금액은 겨우 143만 엔이었다.

이렇게 비교하니 그가 얼마나 획기적인지 감이 잡힌다. 초기 비용도, 면적도 평균 농가의 10분의 1 정도 규모이다. 그런데도 연 매출은 1,200만 엔, 소득은 약 600만 엔을 유지자고 있다니 정말 대단한 것 같다.

호텔업을 동경했던 그는 대학을 졸업한 후 바텐더로 일하다가 호주에서 1년간 유학했고 귀국 후에는 비즈니스호텔 체인의 지배인으로 일했다.

그는 서비스업의 관점에서 보아 농업도 충분히 비즈니스 기회가 있다고 판단하여 귀농을 결심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우스갯소리로 ’늙고, 벌어먹고 살 일 없으면 촌에 가서 농사나 짓지 뭐!‘라는 말들을 한다. 그만큼 농사는 그저 내 입에 풀칠하는 정도의 소일거리로, 돈벌이와는 거리가 먼 직군이다.

그런데 젊은 청년이 농사에서 돈을 벌수 있는 기회를 알아보았다는 점부터가 대단한 것 같다.

책을 읽고 보니 정년이 없고 한번 익힌 지혜를 잃어버릴 염려가 없으며, 노동력만 있다면 ’먹을거리‘를 스스로 생산하는 ’농업‘은 참 매력적인 직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땅이 없어서, 자본금이 없어서 농사도 못 짓겠다는 소리도 못 하겠다. 내 인생 2부에는 ’농부‘라는 직업도 고려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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