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한 달을 뒤숭숭하고 심란하게 보냈다.
회사 경영자가 바뀌면서 구조조정 때문에 눈치 싸움하느라 회사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나는 괜찮겠지’라고 안심하기에 50이라는 나이가 너무 애매하다.
보험 든다는 심정으로 부랴부랴 사회복지사 쪽으로 면접을 봤다.
그쪽도 여의치 않기는 마찬가지다. 이 나이에 무(無) 경력이라 마땅한 직장이 없었다.
너무 감사하게도 집에서도 가깝고, 사회복지사 업무를 배우기에 규모도 적당한 곳에서 나를 마음에 들어 했다.
그런데 몇 가지가 마음에 걸렸다.
우선은 계약직이라는 점이다. 안정된(?) 직장을 버리고 선뜻 이직하기에는 사회복지사 일을 내가 잘 해낸다는 보장도 없다는 점에서 고용의 불안감을 떠안아야만 한다.
거기다가 페이도 최저임금 적용으로 주 40시간 고정이라고 했다. 말은 수습 기간 동안이라고 하는데, 정작 그 수습 기간이 얼마 동안인지는 확실하지 않았다.
더 늦기 전에 사회복지사 분야에서 자리를 잡아야 할 것 같은 조급함과, 나이가 더 들면 이런 자리마저도 없을 것 같은 불안감에 몇 칠을 고민했다.
그렇게 고민만 하고 있는 나를 보며 딸이 “실직을 하게 되면 그때 알아봐도 늦지 않을 것 같은데... 한두 살 더 먹는다고 해서 채용에 더 불리한 것도 아닐 것 같아.”라고 말해주었다.
딸의 말을 듣고 보니 괜한 걱정과 고민만 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50세가 넘었다는 생각에 내가 너무 세상에 겁을 먹고 있었던 것 같다. 그깟(?) 숫자 때문에 나 스스로 나를 늙은이 취급하고 있었던 것이다.
50이라는 숫자가 주는 중압감은 생각보다 컸다.
이직 해프닝 같은 불안감과 초조함은 물론이고, 예전에는 기분이 오락가락해도 컨디션 난조라고 생각했다면, 지금은 갱년기를 먼저 생각하게 된다.
이 책은 나처럼 오십을 넘기며 가지게 되는 불안과 걱정, 감정 변화에 대한 이야기들을 진솔하게 그려내고 있다.
중년의 삶을 어떻게 활기차게 이어나갈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해 보고, 마음만이라도 청춘으로 살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 볼 수 있었다.
같은 고민을 가진 누군가의 생각을 공유하니 불안감도 훨씬 줄어들고, 건설적인 생각도 많이 하게 되는 것 같아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