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말에 실시한 조사에서 전문가들이 답한 ‘4개 분기 뒤 미국 경제 침체 가능성’은 평균 43.5%로 나왔다. 1968년부터 이 조사를 해 온 이후로 1년 뒤를 이렇게까지 비관적으로 내다봤던 사례는 전무했다고 한다.
경제 전문가들이 미국 경제가 곧 리세션에 빠질 것이라고 거의 확신했다는 결과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경제는 심리’라고 하는데, 경기가 침체에 빠질 것이 확실시된다면 사람들은 돈을 쓰지 않으려고 할 것이다. 기업들은 투자와 고용을 줄이고, 소비자들은 지출을 삼간다.
경제 전문가들의 의견이 맞고 틀리고 와는 별개로 이런 심리들이 작용된다면 우려했던 경기 침체가 실제로 발생하게 된다.
그렇다면 경제는 정말 곧 리세션에 빠질까?, 리세션에 빠지지 않을 가능성은 없을까?, 미국 경제가 리세션에 빠진다면 이 작은 나라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한 개인에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그리고 내가 경제적으로 안전할 수 있는 방법은 뭐가 있을까? ……. 생각이 많아진다.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크고 영향력 있는 경제대국일 뿐 아니라, 이번 인플레이션의 진원지이기도 하기 때문에 책 내용 대부분 미국을 중심에 놓고 기술하고 있다.
이 책은 미래가 형성되는 메커니즘을 다루고 있다. 메커니즘을 이해함으로써 경기 사이클을 대처하는 방법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어떠한 작용 원리 하에서 경제의 미래 경로가 결정되는지를 이해한다면 그 오르내림을 선점할 수 있다고 말한다.
‘리세션’, 즉 ‘경기 침체’가 필요할 때도 있다는 내용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경기 침체는 무조건 나쁘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경기 침체’의 길은, ‘경기회복’의 길로 가기 위한 통과의례라고 하니, 경기 침체가 꼭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경제가 무리 없이 생산할 수 있는 최대치를 뜻하는 ‘잠재 GDP'와 ’실제 GDP'의 균형을 맞추려면 경기 침체는 불가피하다고 한다.
경제 관련 책은 용어들부터가 전문적이고 어렵다. 용어를 이해하는 것만도 버거운데 총체적 흐름을 파악하기란 나 같이 뼛속까지 문과생인 사람에게는 불가능에 가깝다.
그럼에도 내가 경제 관련 책을 읽으려 하는 이유는 몰라서 더 두렵고 불안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 책은 시각자료를 활용해 경제를 직관적으로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어서 내용을 이해하는 데 무리가 없었다.
아는 것이 힘이라는 말은 진리였다. 경제의 메커니즘을 조금 이해하고 나니 불안감이 훨씬 줄어들었다.
뉴스와 신문을 보면서 경제적 위기감 때문에 불안함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일단 제대로 경제 관련 책 한 권 정도는 공부해 볼 것을 추천한다. 경제적 지식이 어느 정도 수준 이상이라면 수준에 맞는 책을 읽으면 되겠지만, 나처럼 경. 알. 못. 수준이라면 이 책을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