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삶을 위한 가치 수업
이석재 외 지음, 서울대학교 행복연구센터 가치 교과서 연구팀 기획 / 북하우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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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는 우리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우리는 윤리에 대한 얘기 나누기를 꺼려 한다. 이 책은 대화가 우리에게 도움이 된다는 전제하에 이러한 상황 즉, 윤리에 대한 얘기 나누기를 꺼리는 것을 바꾸는 데 목적이 있다.

윤리가 어렵고 힘든 이유는 삼각형 내각의 합이 180도임을 부정할 수 없는 것과 같은 탄탄한 전제들, 부인하려야 부인할 수 없는 전제들이 주어져 있지 않다는 데 있다. 가장 기본적인 전제들을 두고도 상이한 의견들이 있고, 의견 불일치의 여지가 높다.

보편타당한 전제의 역할을 할 공리는 찾아지지 않고 서로 상반된 입장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양보할 생각이 없습니다.

하지만 이런 불편함을 감수하더라도 대화는 필요하다. 대화를 나누다 보면 상대편 입장을 공감까지는 아니더라도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어떤 이유들이 있는지 보다 선명하게 드러나게 된다. 그리고 여전히 내 생각을 포기할 수는 없지만 저쪽 역시 나름 합리적일 수 있다는 인정이 가능해진다. 반면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받아들일 수 없는 주장도 등장한다. 이런 상황에선 많은 이들이 문제의식을 공유할 때 우리는 안전하게 이 입장을 받아들일 수 없는 것으로 배제한다. 이로써 극단적이고 불합리한 주장이 폐해를 낳는 일을 방지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대화의 순기능이다.

같이 고민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위안이고 인정의 근거가 됩니다.

인정은 동반자 의식의 출발점입니다.”

책은 인간으로 태어났기에 가치와 윤리라는 고민을 등에 지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역설적이게도 이 짐이 우리를 가장 인간답게 만든다고 말한다. 같은 짐을 지고 있다는 의식은 서로를 위로하고, 격려하고, 고무시켜 준다.

책은 우리에게 다른 대안은 없다고 단언하며 윤리와 가치에 대한 대화를 해야 한다고 일갈한다. 

이 책은 이석재, 김재헌, 오아론, 조민수 이렇게 네 명의 저자들이 지었다. 각각의 장은 중요한 개념, 입장, 그리고 현실 적용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집필되었다고 한다. 

여섯 개의 주제가 등장하는데, 주제 선정 자체에도 많은 공을 들였다고 한다.

1장은 가치의 본질을 다루고 있다. 2장은 자유 의지와 결정론의 문제를 다룬다. 3장은 남을 고려하고 배려해야 하는 이유가 있는지를 살펴본다. 4장에서는 공리주의를 살펴보고, 5장에서는 의무론에 대한 이야기이다. 6장은 덕 윤리를 살펴본다. 

돈이 과연 내재적 가치를 지니는가에 대한 질문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어떤 철학자들은 “돈은 오직 다른 것을 위해서 가치 있을 뿐이다.”라는 말로 돈은 어디까지나 도구적 가치에 머문다고 단정했다. 돈이 어떤 목적을 위한 도구인지 생각해 보고 그 목적이 오직 돈을 통해서만 달성될 수 있는지를 고민해 보라 말한다. 그리고 경우에 따라서는 돈을 포기할 수 있을 것이라 제안한다.

오늘날 돈이 내재적 가치를 지닌다고 여기는 듯한 사람이 많은 것 같아서 안타깝다. 특히나 많은 청소년들의 장래 희망이 돈 잘 버는 건물주라고 하는 것을 보면 최종적인 목적이 돈이 된 것 같아 씁쓸하다.

이 책을 통해 청소년들이 더 좋은 삶을 위한 가치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 또한 윤리와 가치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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