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에는 7살 터울 딸이 둘 있다. 다들 나이 차이가 많이 나니까 싸울 일이 없을 것 같다고 말한다. 하지만 실상은 여느 집 자매들 못지않게 티격된다. 물론 몸으로 싸우지는 않지만 하루에도 몇 번씩(함께 있는 시간 대부분) 말로 싸우고 화해하고를 반복한다.
싸움의 이유는 정말 사소하다. 하다못해 기분 나쁘게 쳐다봤다는 이유로도 삐친다.
그렇다고 자매가 서로를 아끼지 않는 것은 아닐 것이다. 누구 한 명이 없을 때 작은 것 하나도 서로의 몫을 챙겨 주는 것만 봐도 분명 서로를 위하는 마음이 없지는 않다.
그렇다면 서로 상처 주지 않고 마음을 표현할 수는 없을까?
저자 김석준은 듣기 좋은 말은 갈등의 본질을 이해하는 말, 상대의 자존감을 보호하는 말, 희로애락에 공감하는 말, 대화의 행간에 숨은 진실을 알아주는 말, 나는 당신의 말을 듣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말, 어떤 상황에서든 한 편임을 알게 해주는 말이라고 했다.
소중한 사람끼리 상처를 주고받는 건 언제나 말 한마디가 부족해서이기에 가족 간 대화에 훈련이 필요하다 말한다.
말 한마디에 평생이 아픈, 아파도 참고 미워도 참는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타인이라는 말이 크게 와닿았다. ‘가족이니까’라는 말로 타인임을 망각하고 서로 매너를 지키지 않고 상처 주는 일이 참 많았던 것 같다. 가족도 타인임을 상기하고 대했을 때 말과 행동을 좀 더 조심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매일 지지고 볶다 울고 웃고 또 그렇게 살아가는 어느 한 가족에 관한 아주 평범한 스토리텔링이다.
희중의 프러포즈로 시작하는 이야기는 결혼을 시작으로 서로 다른 삶을 살던 타인이 만나 새로운 가족이 되는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갈등을 잘 조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