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의 인생 수업 - 괜찮은 사람이 되고 싶은 당신에게
성지연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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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저자가 『주간경향』에 2019년 8월부터 2022년 1월까지 연재한 글들 중에서 좋은 글들을 가려 뽑아 엮었다고 한다.

이 주에 한 번씩 오십 이후의 삶에 관한 글들을 쓰면서 저자가 발견한 것들은 첫째, 일의 의미, 둘째, 여가, 셋째, 죽음이었다고 한다.

나도 드디어 오십이 되었다. (2023년부터 만 나이 적용해서 아직은 사십 대~) 오십 이후의 삶에 대한 고민이 짙어지고 있는 요즘이다. 그래서인지 이 책이 허투루 읽히지는 않았다.

오십 인생의 반고비를 맞은 지금 외려 마음이 스산해졌다는 저자의 말에 덩달아 마음이 스산해진다. 나도 요즘 회환으로 잠 못 이루는 밤이 길어지고 있기에 ‘내가 꿈꾼 지혜와 평화 대신 마음속에는 회의와 불안이 일었다’라는 말에도 깊이 공감한다.

나에게도 단테의 베르길리우스와 같은 존재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저자의 베르길리우스는 책이었다고 하는데, 우둔한 나그네인 나는 책에서조차 베르길리우스를 발견하지 못하고 있다.

에리히 프롬의 『자유로부터의 도피』에서 도피는 ‘견딜 수 없는 고립감과 무력감으로부터의 도피’다. 

‘오늘날 인간이 고민하는 것은 빈곤보다 자신이 큰 기계의 톱니바퀴, 곧 자동인형이 되고 말았다는 사실, 자신의 삶이 공허하게 되어 의미를 상실하고 말았다는 사실‘이라는 프롬의 분석과 마주하면 지금 우리는 여전히 프롬과 같은 시대를 살고 있다는 해석이 흥미롭다.

저자는 젊어서 읽었다면 끌리지 않았을 평범한 구절에서 ’사랑과 일과 독립성과 진실성‘이라는 평범한 답을 얻었다고 말한다. 

『자유로부터의 도피』를 통해 삶의 평범함을 생각하며, 평범함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그의 말에 동의하는 것을 보면 나도 어쩔 수 없이 ’꼰대‘가 된 것 같다.

단테는 베르길리우스에게 끝없는 질문을 통해 천국의 입구에 도달한다. 저자는 분명한 목적을 갖고 책을 읽었기에 책에서 베르길리우스를 찾을 수 있었다. 

책을 읽기 전까지는 나도 베르길리우스를 만나고 싶다는 생각만 가득했었다. 하지만 책장을 덮으며 베르길리우스를 찾을 것이 아니라 오십 대에는 어떤 질문들을 해야 하는가의 고찰이 먼저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처럼 인생 후반기를 전후하고 있다면 이 책을 권해주고 싶다. 오십 이후의 남은 삶은 어디로, 어떻게 나아가면 좋을지 해답을 찾는 데 분명히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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