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에 읽는 그리스 로마 신화 - 지금 이 순간을 살기 위한 신화 수업 마흔에 읽는 서양 고전
장재형 지음 / 유노북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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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에 느끼는 공허함은

모든 것이 헛되게 느껴지고 삶의 의지를 찾을 수 없는 권태 그 자체다.

마흔이 된 것도 어느덧 8년이나 지나가고 있다. 40대도 얼마 남지 않았다고 생각하니 더 공허해진다. 공허란 모든 즐거움이 사라지고 마음이 텅 빈 상태를 말한다는데, 지금의 내 마음을 ‘공허’라는 단어보다 더 적절히 표현할 길이 없다.

저자는 공허의 해결책을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찾았다고 한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는 삶과 죽음, 사랑과 이별, 방황과 고독, 행복과 슬픔에 관한 모든 이야기가 펼쳐지기 때문이다. 신과 영웅들의 이야기에서 우리는 마흔의 공허함을 채울 세 가지 질문의 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좋은 답은 좋은 질문에서 시작한다고 했다. 나는 이 책이 던지는 마흔의 공허함을 채울 수 있는 세 가지 질문이 너무 좋다고 생각했다.

바로 ‘나는 누구인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어떻게 죽을 것인가?’이다.

저자 장재형은 마흔이 넘어서야 본격적으로 서양 철학과 명화를 공부하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마흔의 공허함과 불안함을 극복할 수 있는 비밀이 거기에 담겨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란다. 

같은 공허함을 느끼지만 이렇게 무언가를 배우려고 결심하는 사람은 많이 않을 것이다. 책의 내용은 차치하고서라도 작가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저자는 인문학 중에서도 그리스 로마 신화를 꼭 읽어야 하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첫째, 그리스 로마 신화를 선행 학습하지 않고서는 서양의 문화를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

둘째, 그리스 로마 신화는 가장 훌륭한 자기 계발서다.

셋째, 그리스 로마 신화는 재미와 감동을 선사한다.

넷째, 그리스 로마 신화에는 인간의 삶이 녹아 있다.

여기서 다른 이유는 개인적이거나 이견이 있을 수 있다고(특히 재미와 감동은 지극히 개인적인 느낌일 수 있으니) 생각한다. 하지만 그리스 로마 신화를 선행 학습하지 않고서는 서양의 문화를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는 점에는 상당히 동의하는 바이다.

특히 예술, 그중에서도 명화는 그리스 로마 신화를 모르는 상태에서는 솔직히 아무 감흥이 생기질 않는다. 

조지프 캠벨은 《블리스, 내 인생의 신화를 찾아서》에서 “신화 속 원형과 상징을 올바로 이해한다면 어느 시대에나 우리 삶의 본보기로 삼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리스 로마 신화는 신을 믿어서가 아니라 신화 속 인물들을 통해 우리 무의식에 내재하는 욕망을 보기 위해서라도 읽어야 할 것 같다.

어릴 때 신기하고 웅장하기만 했던 신들의 이야기를 지금은 인간 세상에 일어나는 일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고 읽으니 친숙하게 느껴졌다.

책이 던진 세 가지 질문‘나는 누구인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어떻게 죽을 것인가?’ 대한 명쾌한 답을 찾지는 못했다. 하지만 신들의 이야기 속에서 나의 이 공허함과 수많은 번뇌들은 어디서 기인했는지,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어떤 죽음이 고귀한지에 대한 답은 어렴풋이 알 것 같기도 했다.

중년에 접어들어 권태와 공허감을 느낀다면 이 책을 읽어보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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