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지켜주는 최소한의 방어 심리학
커커 지음, 채경훈 옮김 / 카시오페아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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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어기제 이론은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하다. 마음의 문을 닫는 것, 현실에서 도망치면서 문제를 외면하는 것과 같이 소극적이고 비겁한 행동으로 비쳤었다.

하지만 이 책은 방어기제가 꼭 나쁜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그저 몸을 웅크리고 가만히 있는 것이 어려움 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일 때도 있고, 도저히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현재의 문제에서 슬그머니 빠져나와 잠시 거리를 두었을 때 오히려 상황이 예기치 못하게 나아지거나 다친 마음이 회복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의 내면이 더 단단하게 성숙해질 수 있도록 계기를 제공하기도 한다니 방어기제를 나쁘게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현명한 일이라 생각된다.

저자인 커커(可可)는 20년 넘게 병원과 교육 기관에서 심리적인 질병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일을 하고 있는 심리 상담 전문가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삶의 든든한 무기가 되어주는 방어 심리학에 대해 이야기한다. 

상처로 인한 분노, 불안, 두려움, 슬픔 등 모든 부정적인 감정에서 우리를 보호해 주는 마음의 면역 체계가 바로 프로이트가 제시한 ‘심리 방어기제’라고 한다.

프로이트에 따르면 사람의 인격은 본능적인 욕망인 원초아, 원초아와 초자아를 중재하는 역할을 하는 자아, 인격의 최고 단계로 양심을 말하는 초자아로 나뉜다.

이중 심리 방어기제는 자아의 기능 중 하나이다. 원초아에서 어떤 욕망과 충동이 생겨났을 때 자아가 이를 감지하면 우리는 상처받거나 불안을 느끼게 된다. 이때 자아는 상처나 불안을 저지하거나 제거하려고 하는 전략을 세우게 되는데, 이 전략이 바로 방어기제이다.

나는 방어기제 중에서 ‘평가 절하’라는 심리 방어기제를 자주 작동시키는 것 같다. 자기 평가 절하를 통해 다친 마음을 보호하는 것이다. 

어차피 다른 사람보다 뛰어나지 않을 바에야 대학원에 떨어진 것이 그리 불만을 가질 일은 아니었다고 결론을 내리는 사례의 여성처럼. 

다행히 자기 평가 절하는 삶에서 유용한 방어기제로 사용될 수 있다고 말한다. 실패를 더 잘 수용하고 변화에 적응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때로는 자신의 실패를 받아들이고 스스로 단념할 줄도 알아야 현실의 문제가 빠르게 해결될 수 있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서나 마찬가지로 과도하면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은 인지하고 있어야겠다.

이 책은 방어 심리 이론의 개념과 연구 결과부터 구체적인 내담 사례까지 담고 있다. 때문에 독자들이 방어 심리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자신의 상황에 맞게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은 너무 힘이 들어서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을 때를 만난다. 그런 순간조차도 우리 마음은 나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 무의식적으로 방어기제를 사용한다. 나도 모르게 스스로를 보호하고 있었다고 생각하니 내 자신이 대견하고도 안쓰러웠다. 이제부터 나의 의지도 나의 무의식을 도와 나를 지켜내야겠다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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