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을 배워본 경험이 전무후무한 나 같은 부모도 철학 교육을 시킬 수 있을까? 이 점에 대해 저자는 가정에서 자녀와 함께하는 성찰은 전공 지식이 아니라 상식이 더 많이 필요한 분야라 말한다. 바꿔 말하면 성찰은 이미 완성된 생각에 얽매이는 대신 새로운 시각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시간을 갖는 일이므로 걱정할 필요가 없음을 일깨워 주었다.
이 책은 부모에게 자녀와의 ‘철학적 교류’를 위한 참고 자료와 방법론을 다룬 PART 1과, 자녀와 함께 성찰 여행을 떠나기 위한 15가지 토론 주제를 제공하는 PART 2로 구성되어 있다.
책에는 질문에 대한 정답은 제시되지 않는다. 이 책의 목표는 아이들이 저마다 자신만의 답을 찾도록 돕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다만 자녀에게 동기부여의 발판을 삼을 만한 ‘성찰의 방법론’은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다.
철학 교육이 생각보다는 어렵지 않아서 누구라도 할 수 있다는 점이 좋다. 사교육이 필요 없는 교육이면서도 꼭 필요한 최고의 교육이 철학 교육이라 말할 수 있다.
철학 토론의 핵심은 다음의 세 가지 단계로 구성된다.
① 질문하기(문제 설정) ② 추상적 관념과 어휘 정의하기(개념화) ③ 자신의 관점을 논리적으로 정당화하고 이의를 제기하며 이의에 답하기(논증하기)
단, 자녀 대신 대답하지 않기! 이것만은 꼭 지켜야 한다.
이태원 참사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특히 자녀들이 무사히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철학 수업 중에 행복을 주제로 한 내용이 많이 기억에 남는다.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평론가인 알랭의 “행복해지는 것은 타인에 대한 의무이기도 하다.”라는 말이 무슨 말인지 어렴풋이 알 것도 같다. 사랑하는 사람이 행복하길 바란다면 그 사람을 위해 거창하게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된다. 그저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 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이런 이야기를 아이와 나누다 보니 지금도 충분히 행복하다고 느끼게 되었다.
철학 수업을 통해 이렇게 모호한 감정이나 느낌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져보니 참 좋았다.
많은 부모님들이 이 책을 계기로 철학 교육을 통해 아이와 함께 의미 있는 시간을 가지게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