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미니멀 유목민입니다 - 여행 가방 하나에 담은 미니멀 라이프
박건우 지음 / 길벗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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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박건우는 여행 인솔자, 여행 작가, 유튜버이다. 그가 이렇게 여러 가지 직업을 가지게 된 과정과 결혼 이야기가 마치 드라마 같았다.

지금 당장 죽지 않는다면 더는 돈 때문에 비참해지고 싶지 않아서, 수입이 좋다는 소문만 믿고 일본어 가이드 자격증을 취득하게 된다. 자격증을 따고 자축의 의미로 간 태국 여행에서 같은 숙소에 머물던 일본 여인과 결혼을 하게 된다. 이 짧은 이야기만으로도 그의 삶이 범상치 않음을 알 수 있다.

2014년 가을,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로 긴 여정을 떠나면서 짐을 8kg으로 꾸린 것을 시작으로 저자는 미니멀리즘의 길로 들어섰다.

그 후 미니멀리즘이라는 카테고리에서 자신이 자리 잡을 틈을 발견하게 되면서 유튜버가 된다. 2018년 당시 한국의 미니멀리즘 유행은 저자가 생각한 ‘필요 최소주의’와 조금 다른 성격이었다. 친환경 세제들, 깨끗한 주방 타일과 흰 벽, 라벨만 붙인 상표 없는 유리병을 보여 주면서 미니멀리즘이라고 표현했으니 자신이 말하는 ‘필요 최소주의’는 차별성이 있다고 확신했을 것이다.

저자는 미니멀리즘은 마비된 개인의 성향을 푸는 해독 역할을 한다고 말한다. 태어날 때처럼 순수한 ‘나’로 돌아오는 여정이며, 이 여정에는 학력이나 재력, 명예도 영향력이 없다고 한다. 주식처럼 놓쳐버린 전성기 또한 없는 시작부터 눈부신 전성기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저자의 미니멀리즘의 찬양을 듣다 보니 나도 어느샌가 미니멀리즘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된다. 이렇게도 홀가분하고 자유로운 삶이라면 꼭 한 번은 살아보고 싶다는 갈망이 생겼다.

한참 미니멀리즘이 한국에 유행했을 때 나도 시류에 못 이겨 여기저기 관련 유튜브를 기웃거리기도 했었다. 하지만 미니멀리즘을 위해 물건을 사야만 할 것 같은 욕구를 느끼는 우스꽝스러운 경험을 하면서 이내 시들해졌던 기억이 있다.

내가 바라는 미니멀리즘도 저자의 ‘필요 최소주의’와 결이 같다고 느꼈다. 보여주기식 미니멀리즘에는 오히려 반감이 일었는데, 저자가 추구하고 실천하는 미니멀리즘은 그야말로 찐~이라는 느낌이 들고 멋있어 보인다.

미니멀리스트가 충동구매를 했다면 단지 구매 시기를 앞당겼을 뿐이지 즉흥성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는 말에서 진정한 미니멀리스트의 자부심을 느낄 수 있다.

미니멀 유목민 박 작가의 소비 피라미드도 아주 인상적이었다.

식량 - 교통비, 숙박비 - 통신비, 웹 저장 장치, 문화생활 - 수익 창출 도구 교체, 낡은 의류 교체 - 기초 생필품 구매(칫솔, 휴지, 화장품 등)

이 피라미드 구조에서 기초 생필품 소비가 피라미드 맨 아래에 위치한 것이 의외였다. 

미니멀리스트는 기준이 철벽같이 확고하고 기준대로만 지출하므로 자본주의가 놓은 소비 패턴의 덫에 걸려들지 않는다고 한다. 적당한 경제 활동을 해나가는 이상 어지간한 핑계로도 돈이 없을 수 없다고 말한다.

미니멀리스트를 꿈꾸지만 늘 기초 생필품 구매를 하다가 자본주의가 놓은 소비 패턴의 덫에 걸려 그 꿈이 좌절되고는 했다. 이런 작은 구조의 차이가 만들어낸 결과의 차이는 엄청나게 큰 것 같다.

나도 미니멀 유목민 박 작가가 알려주는 미니멀 라이프 실천법을 전수 받아 이번에는 꼭 미니멀리스트에 합류해야겠다.

미니멀리즘이 궁금하거나 미니멀리즘에 합류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꼭 읽어보길 권하고 싶은 책이다. 

미니멀리즘에 전혀 관심이 없는 사람도 읽어볼 만하다. 너무 재미있기 때문이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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