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올 미래, 부의 흐름
곽수종 지음 / 메이트북스 / 202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상속과 증여를 기대할 수 없는 개인이 30세부터 65세까지 35년간 가장으로서 외벌이를 한다고 가정해 보면, 28억 원 정도(평균 연봉 8천만 원 기준) 된다. 여기서 근로소득세, 국민연금, 의료보험 등이 약 50% 정도를 차지한다고 가정하면, 남는 건 14억 원 정도다. 자녀가 한 명이라고 해도 대학 졸업 때까지 약 3억 원 정도의 비용이 들고 주택 비용을 5억 원이라고 하면 6억 원이 남는다.

이 6억 원 가운데 식비, 여행, 취미활동, 부모님 지원 등에 거의 전부를 지출한다고 보면, 65세 은퇴 시에 노동자의 손에 남는 현금은 0원이고, 미혼인 자녀 한 명과 아파트한 채, 그리고 남아있는 20년의 노후생활이다. 물론 향후 국민연금을 받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노후생활이 그다지 밝지만은 않을 듯하다.

일반적이고 대략적인 추정이라 지역별·세대별로 차이가 있을 수 있겠지만, 누구라도 자신 있게 나의 노후생활은 더 밝다고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이렇게 일정한 상속이나 증여를 받지 못하는 사람들과 받는 사람들의 차이가 빈부의 차이를 경정하는 중요한 변수가 된다.

투자적 관점에서 돈의 흐름은 2가지 방향으로 바라볼 수 있다고 한다. 하나는 본질론으로서 ‘돈은 어디서 어디로 흐르는가’이고, 다른 하나는 ‘각 개인의 인생에서 돈이란 현재와 미래의 시간, 즉 평생소득과 평생 소비의 추세 변화 속에서 어떻게 분배할 것인가’이다.

진실한 돈의 순환은 재화와 용역의 수급에 따라 돈이 가치 척도의 수단으로 이동하는 ‘돈 본연의 모습’일뿐이다. 하지만 원래 가지고 있는 진실한 돈의 특성과 흐름은 누군가에게는 생산과 공급을 줄이거나 늘리거나, 혹은 수요가 몰리거나 수그러들거나 하는 변화와 정부의 정책이라는 2가지 요인에 의해 쉽게 방향이 틀어진다. ‘부자가 더 큰 부자가 되고’ ‘정부의 정책이 친기업 정책’으로 집중되면서, 일반적인 돈의 흐름은 정상궤도를 이탈해버린다.

이 책은 정상궤도를 이탈한 돈의 흐름에 관한 이야기이다. 

저자는 이 책의 목적이 ‘돈에도 철학이 있을까.’ ‘돈에도 눈이 있을까.’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단지 ‘머지않은 미래에 새로운 자본주의 체제는 어떻게 돈을 운용할 것인가’를 나름 정리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그 흐름을 타고 가다 보면, 은퇴 후 적어도 25년을 더 지탱해야 하는 개인이 각자도생할 수 있을 것이라 말한다. (물론 호랑이 등에서 떨어지지만 않는다면 말이다.)

저자 곽수종은 2005년 삼성경제연구소 글로벌 연구실에서 수석연구원으로 재직, 미주 경제 팀장을 지냈으며, 2005년 당시 이미 국제 금 시세가 온스당 2천 달러까지 상승하고 ‘금본위제도’가 부활할 것이라는 가능성을 제기 한 바 있다. 2006년 미국 워싱턴 D.C. 씽크탱그인 피터슨 국제경제 연구소(PIIE)에서 객원 연구원으로 근무하는 기간에 미국 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런 저자가 만일 각 개인이 스스로를 책임질 수밖에 없다는 엄혹한 현실을 가정한다면 어떻게 시장을 읽고, 어떻게 시장에 역행하지 않고 순행할 것인지에 대해 정리했다고 하니, 그가 예측한 돈의 흐름이(시장) 매우 궁금하다.

돈의 흐름이 가장 궁금한 내용이라서 아무래도 3장인 <다가올 미래, 돈은 이렇게 흘러갈 것이다>를 가장 주의 깊게 읽었다. 경제 예측도 막연히 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흐름을 읽고 분석한 결과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경제 관련 책이라 역시나 매우 어렵다. 그래도 공들여 차근차근 읽어볼 가치가 충분한 책이라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