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진실을 볼 수 있는 눈과 마음을 가리는 편견과 고정관념이 오랜 시간에 걸쳐 축적되어 사회적 통념으로 굳어졌을 때 희생당하는 것은 결국 우리들 자신이라 말한다.
이 소설은 외모 때문에 무시당하고 따돌림당하는 어느 여고생 한 명을 피해자로 그리는 대신 사회가 만들어 놓은 통념의 덫에 갇힌 많은 아이들을 피해자로 그리고 있다.
자신들이 주인공 봄이를 가지고 노는 조정사라고 생각하지만 오히려 그 아이들이 사회가 만들어 놓은 편견과 고정관념에 의해 조정당하고 있는 마리오네트에 지나지 않는다.
나는 아이들 이야기도 흥미로웠지만 화자인 선생님의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여러 가지 면에서 자신이 우월하다고 생각했지만 약혼자는 친구를 선택했다. 끝내 그것을 받아들이지 못한 그녀는 세월이 흘러도 스스로를 피해자 역할에만 충실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자신에게 다가온 새로운 사랑도 보지 못하게 눈을 가리고 만다. 나이도 많고 파혼한 이력도 있는 자신을 인기 많은 연하의 남자 선생이 좋아할 리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선생은 봄이의 글을 읽고서야 자신에게 연결되어 있던 줄의 존재를 자각하게 된다. 그리고 그것을 끊어내야만 자신이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가장 이해가 되었던 아이는 혜나였다. 공부 잘하고 얼굴까지 예뻐서 늘 칭찬과 주목과 기대를 한 몸에 받는 혜나는 자신의 주위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마리오네트라 여긴다. 그리고 자신이 그 줄을 쥔 조정사라고 생각한다.
자신이 조정할 수 없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혜나는 엄청난 분노와 적개심을 드러낸다. 그리고 그 존재를 인정하려 들지 않는다.
누구나 몇 가지의 편견과 고정관념은 가지고 있다. 때문에 그 누구도 자신은 절대 혜나와 다르다고 자신할 수 없을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어떤 면에서는 혜나일 수 있다.
주인공인 봄이도 처음에는 사회적 통념에 지배당하는 마리오네트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체코 프라하라는 공간적 이동과 사랑이라는 긍정적 정서 요인으로 인해 스스로 그 끈을 끊어내고 자유로워졌다.
많은 사람들, 특히 청소년들이 이 책을 통해 고정관념이나 통념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각자의 아름다움을 가지고 살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다.